울산을 찾는 외지인들은 "울산에 들어서면 뭔가 생동감을 느낀다"고 한다. 또 "다른 곳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에 비하면 울산은 사정이 잘 돌아가는 편"이라고 한다.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이 교대로 상대적 상쇄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국제 조선업 경기가 바닥을 치면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띠어 지역 내 수출 균형을 맞췄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자동차 수출이 멈칫거리면 선박 수주와 석유화학제품 수출이 호황을 맞아 이를 상쇄하는 식이다. 그런 덕에 그 동안 울산지역 경제 사정이 다른 지자체보다 나았던 게 사실이다.
울산시는 지난해 산업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에쓰-오일 샤힌 사업, 현대차 전기차공장 신설, 이차전지 특구 지정에 따른 관련업체 투자 등으로 약 1년 반 동안 16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다른 광역 지지체가 좀체 넘겨볼 수 없는 수준이다. 여기다 도심융합특구 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중구 혁신도시 쪽 그린벨트가 일부 해제된다. 울산시가 제일 먼저 주창해 성과를 거둔 분산 에너지 특화단지도 올해 6월에 선도지역이 선정된다. 그동안 쌓은 자료와 통계를 감안할 때 울산시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지난 2022년 7월 울산시 민선 8기가 들어선 뒤 산업ㆍ투지 유치는 큰 성과를 냈다. 지난 1960년대 초 울산이 공업지구로 지정된 뒤 곳곳에 공단이 조성되고 생산공장이 들어섰던 당시를 연상케 할 정도다. 게다가 올해 줄줄이 시동되는 울산시 주요 추진사업도 대부분 산업 쪽이다. 문화 분야는 태화강 오페라 하우스 건립 추진 정도가 눈에 들어온다.
산업단지를 조성해 공장신설과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울산시의 위상이나 시민들의 의식 수준은 이미 먹고 사는 문제를 초월해 인간다운 삶을 구가하는 정도에 와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개인 소득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여유와 휴식을 향유할 수 있는 또 다른 뭔가를 갈구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올해 울산시는 산업ㆍ투자유치에 집중하는 만큼 문화에 시정의 비중을 둬야 한다. 산업수도 울산은 한때 `굴뚝 도시`란 오명과 함께 문화 불모지로 치부됐었다. 그 결과 그곳에 가면 일자리를 쉽게 얻을 수 있고 먹고살 순 있지만 그리 오래 살 곳은 못 된다는 인식이 전국에 각인됐다. 다시 그런 인식이 반복돼선 안 될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