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정보기술(IT) 대국으로 부상중인 중국이 슈퍼컴퓨터 분야에 있어서도 ‘슈퍼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최대 현지 PC업체인 레전드그룹은 중국에서 최고로 빠른 속도를 가진 슈퍼컴퓨터 ‘딥컴프1800’(Deepcomp 1800)을 개발, 공개했다. ‘딥컴프1800’의 연산능력은 1000기가플롭스(1테라플롭스)로 이는 매초에 1조회의 부동소수점을 처리할 수 있으며 ‘세계 톱500 슈퍼컴퓨터’ 중 24번째에 해당한다. 이로써 중국은 슈퍼컴퓨터 성능면에 있어서는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선진국을 제치고 이들 국가보다 빠른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나라가 됐다.
이보다 앞서 중국은 세계 192번째의 슈퍼컴퓨터인 HP의 ‘슈퍼돔 750㎒/하이퍼플렉스’를 베이징에 설치, 운영해 오고 있다. 리우 추안지 레전드 회장은 “슈퍼컴퓨터의 연산 능력에 비추어 볼때 ‘딥컴프1800’보다 빠른 슈퍼컴퓨터를 가진 국가는 미국과 일본뿐”이라며 “크기만도 캐비닛 20개를 채울 수 있는 24미터(46피트)에 달한다”고 밝혔다.
실제 매년 두차례 ‘세계톱 500 슈퍼컴퓨터’를 집계, 발표하는 미국 ‘탑500.org’ 사이트( http://www.top500.org/list)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1∼23위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일본 두나라가 차지하고 있다. 현재 24위에 올라와 있는 슈퍼컴퓨터는 NEC가 개발한 ‘SX-6/128M16’로 연산속도가 982기가플롭스에 달해 레전드 발표대로라면 ‘딥컴프1800’보다 약간 성능이 뒤진다.
미국·일본에 이어 유럽국가 중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영국의 경우 후지쯔의 슈퍼컴퓨터 ‘VPP5000/100’으로 28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슈퍼컴퓨터의 연산능력은 886기가플롭스에 달하고 있다. ‘딥컴프1800’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리우 추안지 회장은 “앞으로 국제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며 기술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레전드는 IBM·델 등 외국계 업체 뒤를 단순히 따라만 가는 기업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슈퍼컴퓨터는 1970년대 다중 파이프라인(pipelining) 기능과 벡터처리 기능을 갖춘 상업용 슈퍼컴퓨터가 등장하면서 발전해 일기예보·회로설계·암호문 처리·유전자 분석과 같은 많은 양의 데이터 연산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데 현재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NEC가 개발한 ‘얼스 시뮬레이터’(Earth-Simulator)로 3만5860기가플롭스 성능에 가격은 3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