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상 대표팀의 여자 멀리뛰기 선수인 타라 데이비스우드홀(25)은 8일(현지시간)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이어진 파리올림픽 육상 여자 멀리뛰기 결선에서 7.1m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확정지은 순간, 동갑내기 남편 헌터에게 달려가 그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 뒤 부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다시피 한 세리머니를 했다. 아내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어깨에 성조기를 두르면, 남편이 번쩍 들어 안는 것이다.
타라는 3년 전 2020 도쿄올림픽 6위에 그쳐 메달을 따지 못한 한을 풀며 말라이카 미함보(독일)의 대회 2연패 꿈을 저지했다.
2022년 10월 16일 타라와 결혼식을 올린 헌터는 오는 28일 막을 올리는 파리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육상 남자 400m T62 경주에 출전한다. 지난 대회 동메달을 땄는데 메달 색깔을 은메달이나 금메달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는 비골 무형성증(fibular hemimelia)으로 태어나 생후 11개월째에 두 다리 아래를 절단하는 바람에 의족을 하고 지낸다.
다음날 abc 뉴스의 투데이 쇼의 크레이그 멜빈이 금메달 확정 순간에 관중석의 남편과 그녀 가족들은 어떤 심경이었을지 짐작이 가느냐고 물었다. 타라는 "모든 것을 의미했다. 남편과 난 날마다 함께 훈련했다. 우리는 매일 먹고 숨쉬며 잤으며 그에게 달려들면 기분이 좋다"면서 "믿을 수가 없는데 남편은 내가 올림픽 챔피언이며 우리가 열심히 해 이 순간에 이르렀다는 것을 상기시켜줬다. 모두 값어치 있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던 타라와 유타주에 살고 있던 헌터가 처음 만난 것은 2017년 아이다호주에서 열린 한 대회 트랙에서였다. 이듬해 둘은 유튜브 동영상을 공유했는데 트랙에서 서로에게 반한 과정을 상세히 털어놓았다. 헌터는 '난 저 애랑 결혼할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데이트를 시작했다.
장거리 교제는 대학 진학 후에도 이어졌다. 헌터는 아칸소 대학에, 타라는 조지아 대학에 진학했다가 2학년 때 텍사스 대학으로 전학했다.
도쿄올림픽과 연이은 패럴림픽은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돈독히 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에서 헌터는 남자 200m T44 은메달과 남자 400m T44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경험이 있어 타라가 대회를 준비하고 대응하는 데 커다란 힘이 됐다. 그 해 9월 헌터는 감동적인 프러포즈를 했고 타라가 수락해 약혼했다.
이듬해 10월 16일 둘은 텍사스주 맥킨니의 디바인 그레이스 포도농원에서 화촉을 밝혔다. 결혼한 지 1년 10개월 만에 파리올림픽과 파리패럴림픽이 열려 둘은 '사랑의 도시'에서 메달 사냥을 다시 잇고 있다. "난 그냥 그가 날 보러 올 수 있고 내가 그를 보러 갈 수 있으며, 한 달 반 간격으로 같은 장소에서 잘 벼린 상태, 올림픽 모드로 지낸다는 것에 흥분된다. 이것이 우리가 일해 온 것이며 우리가 기다려 온 것이다. 그리고 확실히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타라는 최근 E! 뉴스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