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사람들에게 옥상은 ‘덤’이다. 답답할 때 거친 숨을 고르는 창구 정도였던 옥상이 이젠 공원으로, 쉼터로 거듭나고 있다. 꽃이 만발하고 새들이 찾아오는 살아 있는 휴식공간…. 덤으로 얻은 그곳엔 일상의 소중함과 꿈꾸던 전원이 담겨 있다.
story 1. 꿈
탐나는 카페
블로거 가을내음의 ‘옥탑정원’
유명 블로거로 사랑받고 있는 ‘가을내음’.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5월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했다. 가을내음이 평생 살 둥지로 점찍은 곳은 바로 아파트 15층 꼭대기. 예쁜 정원을 갖고 싶어 꼭대기 층을 점찍었다는 그녀의 소망대로 옥상은, 아늑한 전원 카페 공간으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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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운동 신축 아파트. 한쪽으론 잘 정비된 신도시 시가, 다른 한쪽으론 생긴대로 뻗은 시골 논두렁이 보이는 그곳에 가을내음(blog.naver.com/wood0910)의 보금자리가 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아늑한 2층 다락방 공간을 지나니 비밀의 정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섀비 화이트톤으로 꾸민 소박한 옥상 정원은 카페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어릴 적부터 ‘야외정원’을 갖는 게 꿈이었다는 그녀. 전원주택 대신 차선책으로 아파트 꼭대기 층을 골랐다. 데크와 파벽돌로 리모델링된 옥상 정원은 삭막한 아파트촌에서 소박한 멋을 뽐낸다. 내추럴한 테이블과 파라솔, 그리고 각종 꽃들로 꾸며진 이곳에는 햇살도 풍경도 사람도 하나가 된다.
매일 아침 옥탑의 야외정원에 오른다는 가을내음. 햇살 가득한 정원에 들어서 꽃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누런 잎을 떼어주면서 수다를 떤다. 흐린 날, 맑은 날 상관없이 앞이 탁 트인 야외정원은 그녀에게 자연의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옥탑 정원에는 생명이 숨쉰다. 아무리 정성껏 돌봐도 금세 시들거리던 꽃들도 이곳에선 저절로 꽃을 피우고 계절의 향기를 솔솔 뿜어낸다. 한련화, 풍로초, 팬지, 제라늄… 저마다의 빛깔로 마천루 속에서 제자리를 찾아간다.
옥탑 정원이 생기고부터 15층 꼭대기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친구들이 찾아준 옥탑 정원은 커피향이 가득하거나 삼겹살 굽는 냄새로 진동한다. 소녀 시절의 꿈을 이루게 해준 이곳엔 따뜻한 만남과 일상의 행복이 아름답게 교차한다.
옥상 꾸밈 인테리어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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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가구로 자투리 공간을 연출한다
의자, 콘솔 등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미니 가구를 옥상으로 가져와도 좋다. 화분이나 내추럴한 소품을 옹기종기 모아두면 색다른 공간으로 거듭난다.
2 데크와 파벽돌로 내추럴함을 살린다
밋밋한 옥상을 카페 공간처럼 연출하고 싶어 데크와 파벽돌을 시공했다. 발에 닿는 나무 질감이 정겹고 내추럴한 벽돌 벽은 아늑한 느낌을 더해준다. 데크, 파벽돌, 덧창과 문을 리모델링한 공사비용은 1500만원선이다.
3 미니 등으로 운치 있는 공간을 완성한다
오붓하게 옥상 카페를 즐기고 싶어 미니등을 설치했다. 캄캄한 밤에도 커피 한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어 그만이다.
story 2. 생태 교육장
아이들을 닮은 푸른 뜰
희망찬 유치원의 ‘하늘정원’
서울 돈암동 희망찬 유치원 4층에 자리한 하늘정원은 아이들과 많이 닮았다. 2003년에 만들어졌으니 올해로 여섯 살인 데다 푸른 싱그러움이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같다. 꽃이 생명인지도 모르고 꺾어버리는 도시 아이들에겐 생태교육장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자연과 친구 되는 법’을 배운다.
미끄럼틀과 장난감이 있었던 유치원 옥상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변신했다. 아이들에게 ‘자연’이란 흥미진진한 주제를 알려주고 싶었던 원장선생님의 아이디어였다. 흙을 쌓아 꽃과 화초를 심고 곳곳에는 앙증맞은 동물 인형을 놓았다. 이름처럼 하늘과 가까운 비밀의 정원이 탄생됐다.
옥상에 하늘정원이 생기면서 유치원 아이들은 조금씩 변해갔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꽃과 채소, 그리고 벌레들을 보면서 자연을 보는 눈이 조금씩 자랐다. 특히 계절에 따라 식물의 변화를 온몸으로 체험하면서 자연과 친구가 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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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들어서일까. 꽃들이 자취를 감추면 아이들은 질문을 쏟아냈다. “도대체 꽃은 어디로 간 거죠?”라고. 마음을 졸이던 아이들은 “추워서 잠자러 갔어. 따뜻한 봄날이 되면 다시 깨어날 거야”라는 선생님의 답변을 듣고서야 안심을 했다.
하늘정원은 살아 있는 교실로도 십분 활용된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그림을 그리고, 그것도 아니면 책 속에 나오는 식물을 살펴보는 장소로 애용된다. 아이들이 유독 좋아하는 시간은 자신들의 식물을 관찰할 때. 지난 4월 아이들은 자신을 닮은 아담한 화초를 하나씩 하늘정원에 심었다. “목이 마르지 않게 물을 줘야 해” “햇볕이 뜨거우면 화초들은 물을 더 좋아해”라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말이다. 한낮, 하늘정원에서의 생태학습은 아이들에게 비타민처럼 꼭 필요한 시간이 됐다. 잿빛 빌딩 사이에 푸르른 옥상이 꼭 존재해야 하는 것처럼.
옥상 꾸밈 인테리어 팁
1 동물 모형으로 아기자기하게 연출한다
푸른 잔디밭에는 오리, 강아지 등 동물 모형을 조르르 놓아두어 귀여운 멋을 더했다. 풀 속에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물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2 초록빛 관엽식물을 텃밭에 심는다
미니 텃밭에는 아이 저마다의 짝꿍이 되어줄 식물을 심고 스스로 가꿀 수 있게 해줬다. 넓은 잔디 정원 모퉁이에 자리한 텃밭이 정겹다.
story 3. 텃밭
신선한 채소가 자라는
어반가든의 ‘키친가든’
20평 남짓한 옥상 자투리 공간에 채소들이 앙증맞게 심어져 있다. 빌딩 숲 사이에서 햇빛 한 줌, 바람 한 점 받고 자란, 요 고마운 생명들은 암팡지게 자라 건강한 맛을 전해준다. 어반가든의 미니 텃밭이 바로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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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정동길을 걷다 보면 놓치기 쉬운 좁다란 골목.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빌딩 숲 사이에 수줍게 자리잡은 2층집이 보인다. 자연을 그대로 담은 듯한 멋과 여유가 느껴지는 이곳은 아담한 화원을 연상시킨다.
웰빙 트렌드에 걸맞게 건강한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 어반가든. 곳곳에 배치된 나무와 꽃들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바로 옥상이다. 2층 레스토랑 양쪽에 탐나는 정원이 펼쳐진다. 한쪽에는 각종 허브가 만발한 치유 공간이, 다른 한쪽엔 상추, 치커리 등을 심어놓은 미니 텃밭이 보기 좋게 자리하고 있다.
힐링가든에는 라벤더, 애플제라늄, 램스이어 등이 만발해 보랏빛 향기를 뽐낸다. 빌딩 숲 사이에 들어선 레스토랑답게 직장인들의 쉼터로 푸근함을 안겨준다.
신선한 재료로 정갈한 음식을 선사하는 레스토랑. 옥상의 키친가든은 메뉴에 사용되는 채소를 직접 심고 가꾸고 수확해 요리하는 텃밭이다. 좁은 면적을 정갈하게 분할한 나무 텃밭에는 상추, 치커리, 쑥갓이 한 칸씩 제 구역을 맡아 탱글탱글 여물어가고 있다. 손바닥 정원에 심은 채소가 땅의 양분을 쭉쭉 빨아들여 자라는 모습을 손님들은 생경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곳엔 직접 심고 가꿔 먹는 전원생활의 여유와 풋풋함이 존재한다. 내 입에 들어가 영양과 신선함을 전해주는 고마운 채소, 씨앗이 떡잎이 되고 열매가 되어 수확하기까지… 식탁에 올라오는 농작물의 성장과정까지 보여주는 옥상은, 생명의 텃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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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꾸밈 인테리어 팁
1 컬러 테마로 계절을 연출한다
푸른빛 일색인 잔디정원은 밋밋하기 마련. 계절 꽃들을 심으면 꽃이 피고 지는 모습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여름엔 화이트&보라를 테마로 라벤더, 클레마티스 등을 심고 가을엔 옐로 테마로 국화를 심는 등 컬러 연출을 해보자.
2 조약돌과 텃밭을 믹스 매치한다
옥상 콘크리트 위에 흙을 쌓아 윤작하는 토지처럼 연출했다. 군데군데 하얀 조약돌을 깔아 여백의 미를 살렸다.
3 자연 소품을 적극 활용한다
탁 트인 자연 놀이터, 옥상 정원. 테이블, 징검다리 등 정원을 돋보이게 할 소품은 내추럴한 디자인으로 코디한다.
story 4. 쉼터
바람에 숲이 하늘거리는
현대백화점의 ‘루비가든’
천호동 백화점 꼭대기에 보물처럼 자리잡은 옥상 정원. 사람에 치이고 답답한 공기에 숨 막힐 때 휴식을 주는 고마운 공간이다. 복작거리는 쇼핑가에서 한 발 떨어져 마주하는 탁 트인 이곳은 도심 놀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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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쇼핑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백화점. 지친 발걸음을 쉬게 할 쉼터가 없어 삭막하던 공간이 요즘 푸른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고객을 위한 작은 배려는 바로 자투리 공간의 발견. 버려진 공간으로 인식됐던 옥상에 잔디를 깔고 벤치를 들여놓으면서 백화점에도 예쁜 표정이 생겼다. 하늘정원으로 백화점 옥상조경 설계를 시작한 현대백화점. 전 지점 옥상에 잔디를 깔고 조형물을 놓아 시민들의 놀이터를 만들었다.
도심에 위치한 옥상 정원에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기분 좋게 바람을 느끼고, 햇볕을 쬘 수 있는 여유가 허락된다. 잔디정원에서 바람처럼 질주하는 아이, 그 풍경을 평화롭게 바라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갖는 엄마… 빽빽한 빌딩 숲이 먼 산처럼 내려다보이는 이색적인 공간 속에서 시간도 멈춘 듯하다.
옥상 정원은 서늘하다. 6월에도 팔에 오돌토돌 소름이 돋는다. 아스팔트 도시의 열섬현상까지 가라앉혀주는 옥상 정원에서는 무더위도 단숨에 식는다. 바람결에 대나무가 찰랑이는 소리가 눈부시다. 오며가며 들르는 옥상 정원,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은 나만의 쉼터다.
옥상 꾸밈 인테리어 팁
1 놀이기구도 스타일을 살린다
아이들이 마음껏 올라탈 수 있는 놀이기구도 예술로 승화시켰다. 메뚜기가 연상되는 조형물이 순식간에 살아 있는 생물체로 변신할 듯 정교하다.
2 미니 정원에 숲을 연출한다
탁 트인 옥상 정원에는 키 높은 나무 군락을 조성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했다. 모서리를 빙 둘러 심은 나무는 전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3 데크를 깔아 카페공간을 살렸다
도심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유리창을 설치해 안전성을 높였다. 창으로 도심 전망을 내려다보면 스카이라운지가 따로 없다.
/ 여성조선
기획 이미종 기자 | 사진 이맹호, 김상근, 문지연, 박종혁
진행 박지현(프리랜서)
첫댓글 옥상을 자연공간으로 활용하니 넘 보기좋아요~~~
진짜 옥상가지고싶네...이쁘당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