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6- 10. 12
[가을 자연속학교]
맑은샘학교 가을 자연속학교는 세 곳에서 열렸다. 1-4학년이 지리산과 섬진강 자락에서 살고, 5학년은 춘천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성장여행(자람여행) 자연속학교, 6학년은 제주도에서 졸업여행 자연속학교다. 5학년은 걷기 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올해는 특별하게 자전거 여행을 떠나고, 6학년은 지리산 종주를 하곤 하는데 올해만 사정이 있어 한라산을 오르고 올레길을 걸었다. 아름다운 가을 하늘 아래 하동, 제주도, 춘천에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잘 누고 무탈하게 돌아왔다.
자연속학교는 맑은샘학교 어린이들이 자연 속에서 일과 놀이로 자라는 특별한 여행기숙학교다. 학교 설립 때부터 줄곧 이어가는 교육과정으로 어린이들 자람이 일어나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봄에는 화순에서 1-5학년이 함께 지내고, 여름에는 낮은샘과 높은샘으로 나눠 살다 올해는 1-5학년이 같이 고성에서 살았다. 겨울은 1-6학년이 모두 진도에서 사는 전교생이 함께 살기를 실천할 예정이다.
가을은 세 모둠으로 나눠 사니 학년 여행과 통합여행이 같이 섞여 있다. 5학년은 자람(성장)여행으로 걷기 여행으로 마음을 크게 키우는 자연속학교인데 올해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행으로 방향을 잡았고, 학부모님들이 함께 참여해 뜻깊은 추억을 쌓았다. 6학년 또한 졸업여행 자연속학교로 가는 지리산 종주를 한라산 오르기와 올레길 걷기로 바꾸어 살고, 졸업여행 추억 쌓기라는 특별한 놀이와 쉼의 시간을 더해서 제주도를 즐기다 왔다. 특별하게는 올해 5, 6학년 학년 자연속학교는 담임교사의 처지를 반영해 알맞은 방향을 잡고 학부모들의 참여로 완성한 특징이 두드러졌다. 자전거 여행 특성상 보조교사의 뒷받침이 필수라 학부모님들의 참여가 있어 가능한 자연속학교였다. 6학년은 준비과정부터 학부모님들이 준비모임을 꾸리고 제주도에서 살 채비를 했고, 낚시를 비롯한 제주도 곳곳에서 학부모님들의 안정된 채비로 풍요로웠다. 또한 교사들이 교육활동을 기획할 때부터 학부모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할 때 어떤 과정으로 채비하고 교육활동의 줄기를 잡아가야 하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으로 기억한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주는 기운과 아이들을 품어주는 농부님들이 있는 하동 자연속학교는 잠집으로 하동학생야영수련원에서 지내 더 안정되고 여유롭고 실컷 놀고 생활하기 충분했다. 역시 학부모님들의 자원교사 참여로 교사들은 아이들 속에 푹 빠져 살았다. 오랜만에 다시 살게 된 하동학생야영수련원은 축구 골대가 없어지고, 놀이터도 사라졌다. 그래서 밧줄놀이로 채비해간 밧줄로 밧줄놀이터를 어린이들과 함께 만들어 일주일 내내 아이들 놀이 쉼터로 잘 쓰인 추억이 특별하다. 고소산성에 올라 악양 무네미 벌판을 내려다보며 명상을 하고 시를 썼고, 섬진강에서 족대질로 물고기를 잡고 재첩을 잡았고, 바위에서 뿌리를 내려 600년 된 축지리 문암송에서 숨바꼭질을 하며 명상을 했다. 날마다 넓은 운동장에서 메뚜기를 잡고, 로켓화덕에 불을 피워 섬진강에서 족대질로 잡은 징거미와 물고기를 튀겨먹고, 하동의 밤과 감을 넣은 음식만들기로 맛있는 학교를 이어갔다. 또 밤탐험으로 악양벌판에 가서 별을 보고 밤을 느끼고 돌아와 맛있는 밤참을 먹었고, 깔깔콘서트로 신나는 밤을 만들었다. 섬진강 물고기 그림을 그리고, 되돌아보는 글을 쓰고, 시를 쓰고, 날마다 일기(하루생활글)를 쓰는 학교 공부 흐름이 그대로 자연 속에서 펼쳐졌다. 날마다 축구를 하고, 추자를 깨 먹고, 놀이를 창조하며 자연 속에서 일과 놀이로 훌쩍 자라는 시간으로 충분했다.
자연속학교를 갈 때마다 자연속학교가 줄곧 이어지는 힘은 교사들에게 있음을 날마다 확인했다. 또한 학부모들의 자원교사 참여 또한 이제는 자연속학교를 열 수 있는 든든한 축으로 자리잡아간다. 맑은샘교육공동체가 맑은샘학교 교육과정을 함께 만들어가고 꽃피워가고 있음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미래교육현장의 아름다운 실천이다.
부모님과 집을 떠나 다 함께 사는 것은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고 어렵고 불편한 생활을 스스로 또 다 함께 재미나게 만들어가는 함께 살기 실천이다. 그런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기간을 더 힘들어하는 아이는 늘 있다. 사실 모두가 부모님을 그리워한다. 잘 놀고 지내지만 밤이면 더 부모님이 그리워지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당연하다. 재미난 놀이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교사가 함께 자고 놀고 씻으며 부모 노릇을 대신하며 격려하고 응원하며 돌봄과 교육을 모두 실천하지만, 사랑하는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자연스럽다. 그러니 부모님 사랑까지 채워야 하는 교사들의 사랑은 세심하고 섬세하게 아이들 마음에 다가가도록 애를 쓴다. 학부모님들은 가기 전에 응원과 격려를 한 보따리 담아 보내고, 마친 뒤에는 함께 살기를 실천하고 돌아온 아이들의 자람을 더 북돋고 사랑하는 말과 몸짓을 보낸다. 이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지기에 자연속학교는 사랑으로 자라는 아름다운 교육과정이고 우리들의 삶이다.
2023. 10. 6. 쇠날.
지리산과 섬진강에서 가을 산살림 강살림 자연속학교가 시작되었다. 해마다 오는 곳이라 고향같은 동네다. 지리산 자락에서 단감을 따고 밤을 줍고,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고 은어와 피라미 낚시에 도전하고, 고소산성에 올라 악양벌판을 바라보며 시를 쓸 것이다. 할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지만 무엇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잘 씻고, 잘 누며 함께 살기를 실천할 거다. 놀고 놀고 또 놀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 빠져 자연의 감성으로 산을 닮은 어린이들과 자기앞가림을 하며 한 식구처럼 사는 자연 속 여행 기숙학교, 현장체험학습은 맑은샘학교의 매력이 넘치는 교육과정이다.
첫 날과 마지막 날은 교장이 이끄미다. 첫 기운과 현장 채비, 마지막 갈무리가 중요하니 나눌 이야기도 많고 안전을 위해 곳곳을 살피고, 어린이마다 살필 게 많다. 악양에 닿아 짐 풀고, 여섯 밤을 함께 살기 위한 학년통합 모둠을 어린이들과 같이 짜고, 안전규칙과 함께 살기 규칙을 정했다. 내가 맛있다고 먹는 방법을 알려준 호두와 추자를 어느새 주워 돌로 깨서 먹느라 아이들 손이 바쁘다.
다 함께 축구도 한 판, 첫 날이니 선생편 대 어린이편으로 했다. 그리고 밧줄놀이터를 만들었다. 밧줄그네와 거미집을 만들어서 어린이들이 신이 났는데 나는 땀으로 목욕을 했다.
자연 속에서 일놀이와 글쓰기로 어린이 삶을 가꾸며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자라는 행복한 미래교육 현장, 삶을 위한 교육으로 인지교과와 표현교과가 통합되는 맛있고 신나는 삶을 위한 학교, 마을 속 교육과정으로 마을교육공동체를 가꾸는 마을 속 작은 학교다.
2023. 10. 7. 흙날
지리산과 섬진강 가을 산살림 강살림 자연속학교 이틀째, 아침나절 성두마을 왕규식 농부님 감밭에서 단감따서 먹고, 마을 골짜기에서 밤을 주웠어요. 왕규식 농부님 덕분에 어린이들이 맛있는 단감과 대봉홍시를 먹었어요. 그런데 어제 악양 들어오며 감나무에 감이 안보인다 싶더니 올해 감 농사는 감이 다 떨어져버려 거둘게 거의 없다네요.
마을 골짜기에 물이 많긴 한데 덕분에 밤이 물 속에 있는 탓인지 벌레가 없어서 어린이들 입이 호강했습니다. 밤을 주운 골짜기 탐험대 어린이들이 뿌듯해 하네요.
낮에는 점심 먹고 어린이들과 밧줄놀이터를 또 만들어갑니다. 춘향이 그네도 달았어요. 땀 흘린만큼 어린이들이 신나게 타니 기분이 좋아요.
지리산과 섬진강 가을 산살림 강살림 자연속학교 이틀째, 낮 공부는 섬진강에서 했어요. 재첩을 잡고, 족대질로 징거미, 물고기를 다슬기를 잡아냈습니다. 섬진강이 준 선물 덕분에 어린이들 입이 또 호강하겠네요.
달뿌리풀을 보니 빗자루 만들던 추억이 생각나 달뿌리풀을 뽑아 빗자루를 만들기 위해 손을 놀렸어요. 오랜만에 하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나 손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실도 없으니 있는 양말목으로 대신 만들어 전시용으로 놓으면 되겠어요.
2023. 10. 8. 해날
지리산과 섬진강 가을 산살림 강살림 자연속학교 사흘째, 아침나절 공부는 하동에서 잡고 따고 주운 재료로 모둠마다 음식만들기를 해서 점심으로 먹었어요. 하동에서 나는 재첩, 감, 밤을 넣은 모둠마다 음식만들기는 재첩파지짐, 재첩파스타, 밤 삼계탕, 감 샐러드, 밤 고구마맛탕입니다. 요리도 신나고 입이 날마다 즐겁습니다
낮 공부는 살아있는 그림그리기입니다. 어제 섬진강에서 잡은 징거미와 물고기를 그리며 도감에서 찾은 섬진강 물고기를 알아갑니다.
낮 공부 마치고 어제 섬진강에서 잡은 징거미와 물고기를 로켓화덕에 불을 피워 튀겨먹었어요. 그림그리기 마치고 얼른 손질을 했는데, 우리가 잡은 건 공부하고 먹기 위해 하는 걸 어린이들은 다 알아요. 불을 피우기 위해 산소와 바람이 필요하다는 걸 연기로 눈을 훔치며 배워갑니다. 징거미와 물고기튀김은 작더라도 콩 한조각이라도 나눠먹는 것처럼 모두가 먹었어요. 그 작은 조각이 얼마나 맛있는지 아는 사람은 알아요.
어린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축구 한 판은 선생편 대 어린이편입니다. 그저께 첫 판은 선생편이 4:3으로 이겼는데, 오늘은 어린이편이 6:4로 이겼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큰 동작으로 공을 차는 선생편의 승패기술은 늘 대단합니다. 어린이와 몸싸움을 하되 어린이가 안전하게 차도록 돕고, 공을 찰 때 어린이들이 맞지 않도록 힘 조절을 예술로 해야 하며, 아슬아슬 골을 넣는 어린이편 골잡이를 잘 도우며 티나지 않는 기술은 어린이가 공을 차고 수비할 때마다 이름을 부르며 건네는 추임새와 함께 할 때 빛을 발합니다. 삼세판이니 다음 판 결과가 기대됩니다.
밤탐험으로 긴 하루 공부를 마쳤어요. 악양벌판에서 밤 어둠에 눈이 적응할 때쯤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름사이로 빛나는 직녀성과 견우성을 찾았어요. 가을철 대표 별자리 페가수스자리와 안드로메다자리는 구름 때문에 못봤지만 즐겁습니다. 밤탐험 뒤 밤참 라면으로 어린이들은 행복합니다.
2023. 10. 9. 달날,
지리산과 섬진강 가을 산살림 강살림 자연속학교 나흘째, 아침나절 공부는 빨래하기입니다. 자기앞가림은 일찍부터 길러가야 해요. 빨래하고 틈 날 때마다 직조를 하며 손을 놀리는 어린이들은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낮 공부는 고소산성에 올라 악양벌판과 섬진강을 굽어보며 명상을 하고 시를 썼습니다. 고소성에서 보는 경치는 언제 봐도 좋아요.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긴 해도 40분쯤 땀 흘리면 절경을 만날 수 있어 하동에 오면 어린이들과 꼭 오르는 곳입니다. 날이 좋아 굽이굽이 지리산 능선이 다 보여 눈이 호강합니다. 시원한 얼음과자와 밥풀과자 맛이 그만입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살며시 눈을 뜨면 바둑판같은 악양벌판과 길게 뻗은 섬진강에 절로 "좋다" 소리가 나와요.
날마다 부르는 <산의 어린이>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저녁을 먹고 한참 쉬며 일기를 쓰고, 하루를 닫는 마침회에서는 조사해온 지역 공부를 발표했어요. 자연 속 여행 기숙학교의 저녁 일상입니다.
2023. 10. 10. 불날,
지리산과 섬진강 가을 산살림 강살림 자연속학교 닷새째, 아침나절, 한글날 공부로 책도 만들고, 자연물로 이름도 표현했다. 낮에는 날이 정말 좋아 한 번 더 섬진강에서 재첩 잡고, 족대질하고 모래놀이를 했다. 시간이 휙 가고 있다.
밤 콘서트는 깔깔콘서트다. 떠들썩한 웃음 속에 추억이 쌓여간다.
2023. 10. 11. 물날.
지리산과 섬진강 가을 산살림 강살림 자연속학교 엿새째, 600년 된 천연기념물 문암송에서 숨바꼭질하며 문암송 아래 바위에서 악양벌판 바라보았다 정말 "좋다~"
낮 공부는 그동안 지낸 기억을 떠올려 글쓰기다. 어찌 살았는지 되돌아보는 연습은 일찍부터 버릇이 되도록 실천한다.반갑게도 지리산에 사시는 하진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셨다. 아이들에게 새참을 듬뿍 안기셨다. 지난해에도 샤인머스켓을 가득 주셨다. 신이 난 어린이들 진짜 많이 먹는다. 어린이들이 잘 먹으니 참 좋다.
마지막 날이니 또 축구 한 판이다. 이번에도 7:5로 어린이편이 웃었다. 땀 범벅이다.
일주일 동안 아이들이 재미나게 탄 밧줄놀이터를 해체했다. 설치와 해체 모두 손 힘과 땀이 들어간다. 해 넘어갈 때쯤이라 지리산과 하늘을 보며 손을 놀리니 한 시간이 휙 간다. 밧줄을 걸 수 있는 나무에게 고맙다.
다들 잠든 하동의 밤 하늘, 가을철 별자리가 보인다. 내일이면 돌아가는구나.
2023. 10. 12. 나무날
맑은샘학교는 자연 속에서 일과 놀이로 자라는 특별한 여행기숙학교 기간이다. 가장 먼저 1-4학년이 6박 7일 지리산과 섬진강 자락 산살림 강살림 자연속학교를 마쳤고, 맑은샘학교 5학년은 자전거를 나흘 동안 타고 춘천을 다녀오는 성장여행(자람여행 자연속학교)을 다녀왔다. 1ㅡ5학년 가을 여행을 무탈하게 마쳤고, 6학년은 오늘 한라산 백록담을 다녀왔고 사흘 더 제주도에서 특별한 졸업여행 자연속학교 추억을 쌓는다.
가을 자연속학교(현장체험학습) 중에 어린이들과 Nepal Idec 친구들에게 인사를 보냈다.
6박 7일 가을 여행 일정을 마치고, 내일 한국참가단과 함께 Nepal로 간다. 자연속하굑 마치고 바로 가는 해외연수라 몸이 피곤하지만 특별한 연수여행으로 잘 쉬면서 충분히 배우고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