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067]서응(徐凝·당 중엽)7절-여산 폭포(廬山瀑布)
(사진:百度)
庐山瀑布
唐 · 徐凝
虚空落泉千仞直,
雷奔入江不暂息。
今古长如白练飞,
一条界破青山色。
여산폭포
廬山瀑布
저자 서응
中唐(중당)의 시인
虛空落泉千仞直
雷奔入江不暫息
今古長如白練飛
一條界破靑山色.
(허공낙천천인직
뇌분입강부잠식
금고장여백련비
일조계파청산색)
[출처] 庐山瀑布-唐)徐凝
予昔讀梅聖兪詩。私心竊薄之。未識古人所以號詩翁者。及今閱之。外若芣弱。中含骨鯁。眞詩中之精雋也。知梅詩然後可謂知詩者也。但古人以謝公詩, 『池塘生春草』 爲警策。予未識佳處。徐凝瀑布詩, 『一條界破靑山色』 則予擬其佳句。然東坡以爲惡詩。由此觀之。予輩之爲詩, 其不及古人遠矣。又陶潛詩恬淡和靜, 如淸廟之瑟, 朱絃疏越, 一唱三嘆。予欲效其體, 終不得其髣髴, 尤可笑已。
梅聖兪 : 송나라 매요신(梅堯臣)을 말함. 聖兪는 字. 호는 宛陵. 소순흠(蘇舜欽), 구양수등과 함께 당시 유행하던 서곤체 (西崑體)를 일소하고 새로운 송시(宋詩)의 시대를 열었다. 두보이후 최고의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집으로 宛 陵集 60권이 있다.
謝靈運 : 중국 남북조 시대의 시인. 강남의 명문에서 태어나 여러 벼슬을 지냈으나 정무를 돌보지 않아 사형당함. 그는 종래의 서정을 주로 하는 중국 문화사상에 산수시의 길을 열어 놓았음. 산수시인(山水詩人)이라 일컬어짐. 저서(著書)는
≪산거적(山居賊)≫, ≪산수시(山水詩)≫ 등.
徐凝 : 중국 당(唐) 나라의 시인. 백거이(白居易)ㆍ한유(韓愈)와 교유하였으며, 그의 시(詩) 〈여산폭포(廬山瀑布)〉가 백거
이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져 악평을 받는 곤욕을 치름.
疏越(소활) : 크게 뚫린 거문고 밑구멍.
나는 옛날 매성유(梅聖兪)의 시를 읽고 마음속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옛날 사람들이 그를 시옹(詩翁)이라고 호칭하게 된 까닭을 알지 못하였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겉으로는 약한 듯하나 속으로는 단단한 힘이 있어
참으로 시 중의 우수한 것이었다.
매성유의 시를 알아본 뒤라야 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옛사람들이 사령운(謝靈運)의 시에,
池塘春草生。 못 언덕에 봄풀이 돋아난다.
라고 한 것을 놀랍다고 하나, 나는 좋은 점을 모르겠다.
서응의 폭포시(瀑布詩)에,
一條界破靑山色。 한 가닥이 푸른 산 빛을 갈라 놓았다.
라고 한 것은, 나는 매우 좋은 시구라고 생각되는데, 소동파(蘇東坡)는 악시(惡詩)라고 하였다.
이것으로 보면, 나 같은 자의 시를 알아보는 것은 옛날 사람에 훨씬 미치지 못하다.
도잠(陶潛)의 시는 편안하고 담백하며 조화롭고 고요하여 마치 청묘(淸廟)의 거문고가 줄이 붉고 구멍이 커서 한 사람이 창(唱)하면 세 사람이 읊어 화답하는 것과 같다. 나는 그 체를 본받으려 하나 끝내 비슷하게도 할 수 없으니 더욱 우습기만 하다.
☞ 廬山瀑布 시는 서응의 시와 이백의 시가 있는데 모두 소개한다.
徐凝의 廬山瀑布
虛空落泉千仞直、 허공에서 샘물이 천길이나 바로 쏟아지는데,
雷奔入江不暫息。 우레소리 내며 쉬지 않고 강으로 달려간다.
今古長如白練飛、 고금의 오랜 세월 흰 명주를 날려 온 듯,
一條界破靑山色。 한 줄기 물이 청산을 갈랐도다.
李白의 廬山瀑布
日照香爐生紫煙、 향로에 해가 비치니 보라색 연기 피고,
遙看瀑布掛長川。 멀리 보이는 폭포 긴 강을 걸어놓은 듯.
飛流直下三千尺、 아래로 바로 쏟아지는 물줄기는 삼천 척이니,
疑是銀河落九天。 은하가 하늘에서 떨어졌는가?
이하 동아일보=혹평을 부른 시
[이준식의 한시 한 수]〈203〉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입력 2023-03-10 03:00
허공에서 떨어지는 천 길 곧은 물줄기,
우레 소리 내며 쉼 없이 강으로 흘러드네.
예나 지금이나 흰 비단 자락 휘날리듯,
한 줄기 폭포수가 푸른 산빛을 가르네.
虛空落泉千仞直,
雷奔入江不暫息.
今古長如白練飛,
一條界破靑山色.
―‘여산 폭포(廬山瀑布)’ 서응(徐凝·당 중엽)
예부터 여산은 신선술을 수련하려는 이들이 모여들어
마치 도교의 성지처럼 인식되기도 했고, 은일의 삶을 꿈꾸던 선비들이
즐겨 찾던 명산. 중국 창장(長江)강의 중하류 장시(江西)성에 위치한다.
이곳을 유람한 시인 묵객들의 시문 중에 대표작이라면 단연
이백의 ‘여산 폭포를 바라보며(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를 꼽을 수 있다.
‘향로봉에 햇살 비치자 자줏빛 연기 피어나고/
저 멀리 보이는 폭포는 마치 앞내를 걸어놓은 듯.
날 듯 떨어지는 삼천 자(尺) 물줄기,
은하수가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가’라 했다.
여산의 주봉 향로봉(香爐峰)이 햇살 속에 자줏빛 놀을
피워올리는 가운데 날리듯 떨어지는 폭포수의 장대한 광경을 찬탄한 것이다.
그로부터 100년이 채 흐르지 않은 시기,
이곳을 찾은 서응 역시 폭포수에 대한 감탄을 쏟아냈다.
천 길이나 되는 높이, 우레처럼 웅장한 소리,
푸른 산빛을 둘로 가르는 비단 자락 같은 물줄기.
범상찮은 폭포의 기세에 시인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을 것이다.
상상력이야 이백에 못 미칠지언정 폭포의 위력을 그린 필치는 거침이 없다.
한데 후일 이 시를 본 소동파의 눈길은 싸늘했다.
‘옥황상제가 이 땅에 내린 은하수, 자고로 시선(詩仙) 이백의 노래가 독보적이지.
날 듯 떨어지는 포말이 아무리 많아도 서응의 엉터리 시를 씻어내진 못했구나.
’(‘서응의 폭포시를 조롱하다’) 대범했던 대문호의 입에서
까칠한 독설이 나왔다는 게 왠지 서먹하다.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