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현의 의회 5분발언_대형마트,SSM 문제에 대하여

[노정현]

김수영 의장님을 비롯한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관계 공무원 여러분! 방청객 여러분! 반갑습니다. 노정현 의원입니다.

저는 오늘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소상공인 보호대책을 적극 마련하자는 호소를 드리고자 합니다.

지식경제부와 통계청의 자료를 기반으로 올해 9월에 분석한 전국 대형마트, SSM 분포지도에 따르면 우리 연제구는 전국 230여 자치구 중 점포 1개당 인구 포화상태가 상위 30위 안에 포함될 정도로 많은 대형마트와 SSM이 입점해 있습니다.

그런데 조만간 연제구가 전국 상위 10위권안에 랭크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익히 아시다시피 연산1동 연동시장 근처에 홈플러스 연산점과 유사SSM형태의 중대규모 판매시설이 입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연산점은 작년 12월 우리구의 건축허가를 받아 사업시행시기를 조율중이며, 올해 11월에 건축허가신청이 이루어진 연면적 4,024m2 규모의 판매시설의 경우 개인명의로 신청이 이루어졌으나 시설규모와 지역판매사업의 현황과 여건 등을 고려할 때 가맹점형태의 유사 또는 변종SSM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지역에선 잘 알려진 모 대기업의 수퍼슈퍼마켓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대형마트의 추가입점 소식에 인근 연동, 연일시장 상인들과 인근의 중소상공인들의 근심이 날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잘 아시겠지만 대형마트 1개에 4개의 전통시장과 667개의 중소상점이 폐점한다는 것은 이미 공인된 사실입니다. 중소기업청 조사에 의하면 SSM 입점 인근의 중소상인 10곳 중 4곳이 ‘반년도 버티기 힘들다’고 답했으며, 하루 평균 매출이 30% 이상 줄어든다고 합니다.

대형유통자본이 불러오는 지역상권의 붕괴는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은 물론 지역경제의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대형마트로 일자리 1개가 생길 때마다, 오히려 사라지는 일자리는 1.5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신규고용 효과는 거의 없고, 오히려 연제구의 실업률 증가와 고용의 질 하락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주로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유통업체들이 올린 매출은 서울로 송금되어 지역에 재투자되지 않는 반면에 또 하나의 지역소비자인 중소상인들의 몰락은 일자리 감소와 소득 축소로 이어져 지역경제의 순환을 왜곡하게 됩니다. 이는 결국 유통대자본의 독과점을 심화시켜 오히려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자치구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그동안 모범적으로 진행해온 전통시장의 발전과 현대화를 위한 투자와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는 손실을 입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폐해에도 불구하고 우리 구청과 의회도 상위법의 현실적 벽에 부딪혀 지역 소상공인들의 대변자다운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올해 11월 국회에서 유통법(유통산업발전법)과 상생법(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상위법의 일부 개정으로 드디어 대형마트 규제와 지역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우리 연제구도 이와 같은 흐름에 발맞추어 대형마트․SSM에 대한 규제와 지역 중소상인들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합니다.

그래서 동료의원님들과 구청장님을 비롯한 관계공무원들께 제안드립니다.

우선 개정된 상위법에 의거 전통상업보존구역을 지정하기 위한 지역 조례를 제정, 우리 관내에 등록된 9개 전통시장 모두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하여 지역상권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조례에는 새롭게 입점하려는 대형마트와 SSM은 지역상권 영향평가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하여 영업일수와 시간, 판매품목과 수량 제한 등 상생 방안을 마련토록 하는 내용과 기존 소규모 상가들과의 상생 발전이 어려울 경우 입점을 규제하는 강화된 등록기준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미 입점해있는 대형마트, SSM에 대하여서도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상시적으로 조사하여 실질적인 중소상공인 보호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대형마트, SSM의 수익금을 지역은행에 일정기간 예치하게 하고, 지역상생기금을 마련하여 지역발전 및 복지 향상에 사용토록 하는 등 대형마트, SSM의 수익을 지역에 환원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고려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조례제정뿐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현실적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시장상인들 스스로의 변화노력을 기반으로 한 시설현대화, 유통구조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예산투입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조례의 경우 현재 유사SSM 건축허가신청으로 이미 지역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바 의원입법을 통해 이번 회기에 반드시 통과되어 규제의 실효를 거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조치들이 하루빨리 현실화될 수 있도록 동료의원님들과 구청장님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호소드리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방청을 오신) 지역주민분들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최근 제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주민분들께서 홈플러스 연산점 입점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올려주셨습니다. 의정활동에 깊은 관심을 표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주민여러분! 저는 대형마트 입점을 찬성할 수도, 입점을 앞당기는 데 앞장설 수 없습니다.

생활상의 편의와 선택권 확대를 말씀하셨습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지자체와 의회는 연제구 주민들 전체의 공공복리 증진의 관점에서 일해나가야 합니다. 편의증진만을 근거로 이미 그 폐해가 알려질만큼 알려진 대형마트, SSM독과점에 의한 주민들의 궁극적인 피해와 부담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또한 전통시장 상인들은 우리 지역 골목골목에서 성실히 일하며 꼬박꼬박 세금내고, 자신의 소득을 지역에서 소비,환원해온 지역경제의 튼튼한 버팀목입니다. 이 분들의 삶터가 지켜져야 지역경제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 의원들은 편의증진의 측면이 아니라 연동, 연일시장 상인들의 생존권의 측면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시장도 바뀔 때가 됐다고들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시설도 좀 더 현대화되고, 주차장도 있으면 좋겠고, 취급품목도 다양했으면 싶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께서 지적하시는 그 변화를 가장 바라는 분들이 바로 지역 상인분들입니다. 고객들의 변화에 발맞춰 스스로 변화해야한다는 상인분들의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문제는 대형마트, SSM의 막강한 자금력과 유통망, 공격적 마케팅앞에 우리 소상공인들이 변화를 꿈꾸기도 전에 몰락하고 마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입니다. 전통시장의 변화를 이야기하기 이전에, 아니 전통시장의 진정한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라도 대형마트와 SSM은 규제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 여러분들께서 이 문제를 지역 소상공인분들의 처지와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끝까지 경청해주신 동료의원님, 관계공무원, 방청객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