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제천역 앞, 올갱이해장국 집..
아침공양한 지 한참 된데다 산에도 올라갔다 왔고,
출출한 배에 올갱이해장국 한 그릇 순식간에 뚝딱 했습니다.
MBC방송과 요리 채널 '푸드'방송에 맛있는 집으로 소개되었다는
걸개막 보고 들어오긴 했지만, 허풍이 아니네요.
서울 청진동에서 먹어본 맑은, 푸른 올갱이 국물과는 달리,
처음부터 매콤한 고춧가루 넣고 끓인 얼큰한 국물맛이 딱 해장국입니다.
아욱, 부추 듬뿍 들어간 뚝배기에 푸른 올갱이 푹 물러 있고..
내가 좋아하는 장아찌(마늘, 고추, 무장아찌)와 김치, 젓갈 따위
맛깔스런 밑반찬도 옹기그릇에 깔끔하게 담아내놓고..
가게이름은 동강올갱이해장국..
여긴 제천.. 동강과는 좀 떨어져 있지만,
아줌마한테 물어봤더니 거기서 누가 바로 갖다준답니다.
걸개막에 쓰인 건 올뱅이 해장국 전문..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 조금씩 다른가 봅니다.
(올갱이, 올뱅이, 다슬기...)
부추, 솔, 졸, 정구지... 지방마다 다르게 부르듯이..
올갱이 파전도 한 점 먹고 싶지만, 꾹 참았습니다.
돈도 돈이고, 양이 너무 많을 테니까요..
건너편 한 쌍의 남녀.. 맛나게 먹고 있는 거 보니..
부럽습니다, 이럴 때..
침만 흘리는 거지요,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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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온달산성 들렀다 적성비는 안 가고
차 지나는 길에 구단양에서 나혼자 내려
제천까지 버스 타고 왔는데요,
전주까지 가는 기차가 바로 없군요.
조치원까지 가서 갈아타야 한다는데,
거의 한 시간 반 기다려야 되더라구요.
그러니 버스 타고 대전 가서 거기서 딴 걸로 갈아타자 하고
버스터미널까지 차 타고 가서 표 끊고 물어봤더니, 3시간 반이나 걸린다네요.
충주, 청주 들러 쉬어가는데다, 워낙에 여기 길이 안 좋답니다.
(시원히 뚫리지 않았단 말이겠지요.. 같은 충청돈데도 그런가 봅니다.)
기다렸다 타도 기차가 젤 낫겠다 싶어(택시 기사분도 그러시더군요.)
표 물리고 다시 택시 타고 기차역으로..
이래저래 택시비로(기본요금 정도지만) 길에다 돈 뿌렸네요.
사실 돈 들이고 배우는 거지만... 제천은 기차 타고 지나가만 봤지,
이렇게 내려 걷거나 차 타보는 것도 처음입니다.
(내 생각과는 달리 교통 요충지는 아닌가 봅니다.)
덕분에 여기서 맛있는 올갱이국도 먹고,
시간도 넉넉해 이렇게 한가롭게 일기도 쓰고 있습니다.
13: 50 제천 출발, 15: 53 조치원 도착(통일호)
16: 25 조치원 출발, 18: 25 전주 도착(무궁화호)
차표 두 장..
들를 데 있어 전주까지 끊긴 했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늦어지기도 하고, 해서 내처 정읍까지 갈지, 그래도
전주 잠깐 들렀다 갈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때 봐서 내키는 대로 하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