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자꾸
자랑하고 싶습니다
시조집 원고를 보며
아들이 말합니다
두 번째
묶어냅니다
가슴이 쿵쿵
뜁니다.
2013년 초가을
서석조
- '시인의 말' 전문
***
고목이 달을 품다/ 서석조
내 안을 스멀대며 알을 슬던 흰 개미 떼
구인사 선방에 들자 화들짝 달아나더니
산문을 나서자마자 언제냔 듯 몰려온다
문경새재 굽이굽이 산목련 입을 빌어
모반의 칼을 벼리던 언어들이 회귀하고
개미 떼 나를 덮쳐서 환골탈태 시키는 밤
월악산 월악리 둥지 나온 새가 사는 집
그 한바탕 향연에서 시구(詩句) 한 줌 움켜쥔다
깊은 밤 대추 고목이 달을 품고 전율할 적
***
바람의 기미를 캐다/ 서석조
고양이 울음소리 바람의 기미를 캔다
아마존 우림을 거쳐 사하라 사막을 넘어
내 잠을 갉아 먹으며 키가 크는 열대야
군홧발이 끌고 가는 어둠의 행군 뒤로
휩쓸려 내달으며 되올 길 다 지워놓고
밤 매미 울음을 탄다, 고양이 독한 발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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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서석조
깊이를 모르거든 전설로나 남겨두라
물과 뭍 어름에는 부표 하나 띄워놓고
근근이 오금을 펴다 물너울에 걸리는 하루
돌아올 기약 저쯤 숨비소리 풀어내고
시리고 저린 걸음 구들목을 파고들 때
이어도 이어도사나 불침번을 서는 결기
아무려면 얼붙으랴 도저한 파랑지문
멀고 먼 북천이 보석별로 뜨는 밤에
무연한 아귀 한 마리 경계망 갉는 소리
***
카페 게시글
새로운 교감
서석조 시집/ [바람의 기미를 캐다]/ 2013년/ 도서출판동방기획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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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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