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숲길 마라톤 대회에 참가를 했다.
해년마다 5월 말에 개최되는 숲길 마라톤 대회는 올해가 벌써 10회째다.
대회장소는 경춘선 굴봉산역 근처 춘천 서면 남산초등학교 서천분교다.
몇해전 분교가 된 서천초등학교는 예전 시골 초등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더욱더 정감이 느껴졌다. 이런 교정에서 마라톤 대회를
개최한다니 가슴이 설렌다. 어린시절 추억도 생각나고, 또 마치 운동회에서
달리기를 하는 기분~~뭐 그런 포근한 느낌 같은 것도 가슴에 전해진다.
숲길 마라톤 대회는 산속 임도를 달리기에 청정한 공기속에 숲속의 솔바람을
온몸에 느끼면서 자연과 벗삼아 달리며 힐링을 할수 있다는 잇점이 있지만,
비포장 도로의 거친 노면에 흙과 자갈들이 불규칙하게 널여 있어 주의하며
달려야 하고, 또 경사도가 일반 도로와는 확연이 다르기에 급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길에서 힘의 안배를 적절히 배분하여 달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기록보다는 힐링한다는 기분으로 즐겁게 달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했다.
아침 8시 25분 대성리역에서 전철을 타고 대회장으로 이동했다.
전철에서 무사이님을 비롯한 회원님들을 만나서 웃음꽃을 피우며
굴봉산 역으로 향했다.
대략 10시 5분쯤 대회 출발을 했다.
오늘따라 날씨가 무척 덥다. 아직 출발전인데도 20도가 넘어간다.
한낮에는 29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오늘 무리하면 고생깨나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발하여 1km도 못 달렸는데, 땀이 흐른다. 그리고 호흡도 불규칙하다.
그래서 속도를 늦추어 4분 50초 정도의 페이스로 달려갔다.
출발부터 계속해서 오르막이라서 그런지 4분 50초 페이스도 만만치 않다.
5km 지점에서 시계를 보니 24분 02초다. 적절한 페이스라 여겨졌다.
포장도로 6km를 달리고 산속 임도로 들어간다. 초입부터 자갈길이다.
적당히 착지하기 좋은 노면을 골라 천천히 달려갔다. 1km를 더 달렸을까.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펼쳐진다. 대략 800미터 정도가 되는 것 같은데
끝부분 300미터는 달리기 자체가 버거울 정도의 오르막이다.
내 앞에서 달리던 러너중 많은 수의 러너가 걷고 있다. 그러나 나는 걷지 않고
느린속도로 끝까지 달려올라갔다. 어쩌면 걸어가는게 더 효율적일지도
모르겠다. 달려가나 걸어가나 속도도 비슷하고 오히려 걸어가는게 더 에너지를
비축 할수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다른 러너들 걸을때 그래도 나는
달린다는 그런 자존감이 나를 걷지 않고 달리게 한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파른 오르막을 다 오르니 길이 두갈래로 갈린다. 직진하면 한치고개로 가는
명태산이고 오른쪽 임도로 가면 새덕산인데, 마라톤 코스는 새덕산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달려가니 본격적인 임도 코스가 나타난다.
숲길치고는 잘 단장되 있었고, 길 가운데 풀도 나 있어 나름 운치가 있었다.
이어진 임도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나타났는데, 내리막보다는
오르막길이 더 길게 이어졌고 그로인해 속도도 나지 않았다.
10km 지점에서 시계를 보니 52분 10초, 5km 구간 랩타임은 28분 10초다.
살짝 긴장이 된다. 오늘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달리기로 했지만 그래도
전체 평균 페이스가 km당 5분이내 정도는 달려야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10km가 남아있기에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 달려보기로 한다.
이후의 코스도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졌다. 오르막은 13km까지 계속되었다.
혹서기마라톤이 따로 없다. 25도가 넘는 기온에 그것도 오르막 산길을 달리니
호흡이 계속해서 가파지고,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른다. 도대체 오르막길이
언제까지 이어지는거야 하는 생각을 하며 달려가는데, 드디어 내리막길이
앞에 펼쳐진다.
시원스런 질주, 마지막 6km를 남은 구간부터는 질주를 하기에 딱 좋은 내리막
길이다. 도로가 거칠고 자갈도 많았지만 그동안의 고통을 보상이라도 받겠다는
심정으로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15km 1시간 19분 27초, 5km 구간 랩타님 27분 16초.
이제 1시간 40분(km/5분 페이스)은 물 건너 간것 같다. 남은 5km를 20분 32초
이내에 달려야 하는데, 현재의 내 실력으론 불가능한 기록이다. 그래서 21분 30초
정도를 목표로 하면 적어도 41분 안에는 들어갈 것 같아서 최선을 다해서 달려보기로
한다.
지금부터는 1km마다 시간 체크를 하며 전력질주를 해보기로 한다.
대략 4분 10초~~15초 정도가 찍힌다. 드디어 1km가 남았다.
이제 다시 포장도로로 접어 들었다. 내리막을 달리다가 평지에 이르니
몸이 브레이크를 잡는다. 자세를 가다듬고 다시 질주를 해본다.
생각만큼 스피드가 나지 않는다. 드디어 굴봉산역을 지나고 멀리
200미터 앞에 대회 아치가 보인다.
스퍼트, 거의 100미터를 달린다는 생각으로 전력질주를 했다.
그리고 골인. 1시간 40분 40초. 그래도 마지막에 최선을 다해 달려서
41분 안에 들어오니 기분이 좋았다.
숲길 마라톤 대회는 짧은 거리지만 몸에 느끼는 부하가 강열한 색다른
체험이었다. 그리고 내가 오르막길에서 얼마나 실력이 부족한지 여실이
느끼는 대회이기도 했다. 나름 즐거웠지만 배운바도 많다고 할 수 있겠다.
기록---20km--1시간 40분 40초.
매 5km--24분 02초, 28분 07초, 27분 16초, 21분 1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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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스스로를 정확하게 읽을 줄 아시고 그에 맞게 조절하시는 능력이 정말 탁월하십니다.예상기록을 향한 질주~
수고하셨습니다.힘!!!
5분페이스로 달렸어여 됐는데,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무사이님 힘
막판 스퍼트의 질주 멋지십니다. 힘!!!
고마워 새벽 힘
아주 색다른 경험을 멋지게 장식하셨군요. 힘든 코스에서 최선을 다해 달리신 천리마형님 수고많이하셨습니다. 힘!~
미스터투~~초반 부진 극복하고 잘 달린 것 축하한다. 미스터투 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ㅎ
해결사도 수고 많았네. ㅎ
처음에는 힐링한다는 기분으로 임하지만 끝에 가서는 그게 잘 않되나 봅니다. 힘..
그러게요. 그게 대회와 훈련의 차이인것 같습니다. 산성님 힘
막판힘 부럽습니다.
천리마님 힘!!!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소나무형님 힘
목표를정하고 그 목표릏향해 뛰는 형님 모습이 아릅답습니다~~~처리마님 힘
영일만의 일취월장~~이대로 쭉 가을 춘천까지 가자~~영일만 힘
수고 많으셨읍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힘
경춘선도 수고 많았네.
천천히 실력을 향상시켜서 가을에 좋을 결실 바라네. 경춘선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