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여유를 한껏 부려본다
어제의 빡센 일정에 비해 오늘은 시내관광에다 저녁에는 가정교회 방문이 있는 날이다.
첫 행선지는 ‘서안성벽’이다.
서울에 4대문이 있듯이 서안에도 약14km에 달하는 성벽이 현존하고 있는데 보존 상태도 아주 양호하다. 야간에는 성벽과 누각에 조명장치를 설치하여 휘황찬란하게 밤을 밝히기도 한다.
일부러 버스 앞자리에 앉아 호텔에서 성벽 대문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눈 여겨 보았는데 가까운 거리에 남문(?)이 있었다. 오늘밤에 야경을 찍어볼 참으로.......
북경에 있는 만리장성 보다 성벽의 폭은 더 넓다.
우리나라 4차선도로 폭에 버금가는 것 같다.
성벽 밖으로는 적의 침입을 방지하고자 성벽을 끼고 해자가 운하처럼 나 있다.
가이드 말로는 다른 도시는 개발붐에 다 허물어 버렸는데 西安에만 존치되어있다고 하였다.
성벽 바닥도 구운 벽돌(잿빛)로 포장이 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면 엉덩이가 좀 아플 것 같았다.
성벽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자전거를 대여하는 방법과 놀이공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장난감자동차 같은 차량을 타는 방법이 있는데 요금이 만만찮았다.
개인적으로는 자전거를 빌려 한 바퀴 돌고 싶었지만 단체여행이라 또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린다. 난 역시 자유여행 체질이야.ㅋㅋㅋ......
남화성 사장님의 제안으로 하트모양을 만들어서 찍사인 내가 빠진 단체사진을 마지막으로 다음 행선지인 ‘碑林’으로 향한다.
비석을 교과서 대용으로 사용한 모양이다.
여러 서체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였으며 그 양이 어마어마하였다.
하지만 그 뜻을 제대로 알 수 없을뿐더러 설명조차 없어 눈 구경만 하고 나는 옆에 있는 박물관으로 갔었는데 진품인지 모조품인지 모르나 많은 조각상들과 유물들이 있어 나는 그곳이 훨씬 좋았다.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제법 따뜻(?)하다.
그늘진 곳은 시원하고..... 그늘진 한켠에선 송창희 권사님께서 박윤선 권사님에게 레슨(?)을 하고 계셨다. 박권사는 보기보다 운동신경이 좀 둔한 것 같다.ㅎㅎ
우리일행들에게 많은 웃음을 주었다. 글로 설명이 안돼서 유감이다. ㅋ
동영상으로 담아놨으니 또 하나의 추억거리로 자리 메김 하리라 생각된다.
다음 코스는 식당행이다.
얼마 안가서 현지식당에 당도 하였는데 길 건너편에서는 신혼부부가 웨딩사진을 찍고 있었다. 행복해 보인다.^^
메뉴는 야채가 주재료였는데 아주 담백하고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았다.
더운 날씨탓에 후식으로 주는 수박을 추가로 주문하여 먹고 길을 나선다.
이번에는 ‘대안탑’이다.
내가 서안에 관심을 가지된 계기가 한 20년 전에 김포 가는 뱅기를 탔는데 기내에 비치된 책자에 서안특집으로 병마용과 대안탑 사진이 실려 있었는데 그 그림에는 시골 변두리 같은 언덕위에 대안탑이 자리잡고 있었고 약간 오르막인 언덕길 좌우로는 커다란 석상들이 도열하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완전히 도심 한가운데라 어리둥절하였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개발 때문이라고.....허긴 강산이 두 번씩이나 변하는 세월이 흘렀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어딜 가나 입장권을 사야한다. 저 탑에 올라가는 것조차도.....
돈까지 줘가며 15층 아파트 높이의 탑까지 오를 필요성을 못 느껴 포기!ㅎㅎ
대안탑은 9층으로서 요란하지는 않으나 멀리서 자세히 뜯어보니 좌우대칭과 높이의 바란스가 편안 해 보이는 건축물이었다.
별 구경거리를 찾진 못했는데 한 곳에 들어가니 3면이 옥(?)으로 된 벽화로 장식해 놓았는데 대단하였다.
오늘은 처삼촌 벌초하듯이 대충 훑어보고 만다.
시원한게 절로 땡기는 날씨다.
밖으로 나와 주차장으로 가려는데 길목에 눈에 익은 KFC가 보인다.
누가먼저라 할 것 없이 자동(?)으로 쳐들어가기로 한다.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씩 받아들고 나니 행복 할 따름이었다.ㅋ
우리나라는 먹고난 후 셀프로 치우는데 여기는 그냥 놔두고 나오면 된다.ㅎ
다시 버스를 타고 ‘역사박물관’으로 향한다.
북경 갔을 때도 느꼈지만 장개석이 대만으로 많은 문화재를 싣고 가버려서인지 모르지만 중국의 박물관은 역사와 규모에 비해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박물관이 취향에 맞다.
어떤 것은 그 손재주에 탄복하기도하고 그 아이디어에 감탄하기도 한다.
구경하랴 사진에 담으랴 혼자 분주하다보니 집합시간이다. 된장!
오늘 저녁은 한국식당으로 가서 이른 저녁을 먹고 가정교회를 방문한다.
중국까지 와서 감자탕이니 버섯전골이니 이런 것 까지 먹긴 싫지만 같은 동포 매상 올려주는 차원이라고 자위를 해 본다.
틈새를 이용해 가이드를 대동하고 주변 기념품가게를 수소문하여 부채를 몇 개씩 샀다.
시장구경도 하고 싶으나 어딘지도 모르고 시간도 없다.
식사를 마친 후 가정교회를 방문하는데 차량으로 1시간 반 가량을 가야한다는데 퇴근시간이라 도로가 장난이 아니다. 가는 도중에 빗방울도 잠시 뿌리고 바람도 세차게 부는지 가로수가 휘청휘청한다.
오래전에 베트남으로 선교여행을 갔던 때가 생각이 난다.
약간의 긴장감을 수반한......
현지 선교사님이 주의사항을 얘기하신다.
어느 아파트단지 앞에서 우리는 내려 10명씩 그룹으로 하여 움직였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약20여명 가량의 현지인들이 모여 있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처음 보는 얼굴들이지만 왠지 친숙감이 있다.
베트남과는 분위기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 훨씬 자유롭다고 할까?
찬송도 크게 부르고 꺼릴게 없는 것 같은 분위기여서 한편으론 마음이 놓였다.
정목사님께서 설교를 하시고 현지선교사님이 통역을 하셨는데 간간이 성경요절을 줄줄외우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또한 발음이 틀린 2개 국어로 찬송가가 동시에 불려지는 것도 재밋다.^^
우리팀의 합창에 답례로 현지인들도 합창을 하고 공인철 사장님과 갑자스런 강옥희 권사의 간증시간을 거치면서 예배순서를 마무리하고 정성껏 준비한 과일도 나누고 우리가 준비해간 기념품도 전달해드리고 단체사진을 찍고 서로 포옹을 하며 짜이찌엔(再見)~!을 외치며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선교사님이 그러셨다.
저들은 마치 흰 도화지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우리는 매너리즘에 빠져 너무나 평안한 신앙생활를 하고 있지 아니한가?
때 묻지 않은 저들의 선한 눈동자가 더욱 나를 반성케 하였다.
앞으로 중국이 기독교계에 많은 역할을 하리라는 확신이 섰다.
시간이 허락하였다면 나의 간증도 리얼하게(?) 할 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서안을 향해 달린다.
그런데 중국의 신호등에서 우리가 배울게 하나 있었다.
신호가 바뀌면 그 신호마다 점등시간이 초단위로 표시가 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파란불로 바뀌면 40.39.38.37......이런식으로 디스프레이가 된다. 그러면 다음 신호가 예측 가능하므로 급정거라든지 교통사고를 많이 줄일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 창밖으로는 둥근 보름달이 휘영청 밝다.
어느 듯 서안 시내로 접어 들었는지 성곽의 조명장치가 눈에 들어온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11시에 소등을 한다고 한다.
사실 오늘이 마지막 밤이다. 내일은 공항으로 바로가야 하기 때문에 야경 찍을 시간도 없다.
호텔에 도착하니 10시40분!
부리나케 카메라를 챙겨 아침에 눈여겨 봐두었던 남문으로 향하니 헐~ 불이 꺼져 캄캄하다.
김빠져 털래털래 호텔로 오고 있는데 늦은 밤에 살수차가 가로수에 대고 물을 뿌리고 있었다.
그래서 서안의 가로수가 잘 정비되어 있는가보다.
칼을 뺏으면 썩은 호박이라도 잘라야한다고 ‘회족거리’야시장 구경을 가자고 카톡으로 젤 먼저 통역인 박명철 사장부터 꼬드겨 겨우 신청자를 모집하여 아쉰 마음 달래보려 했는데 호텔 프런트 직원말에 의하면 지금가면 파장시간이란다.
뭐 되는게 없다! 애고 마 디비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