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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일차(10.10) 소식> - 미래를 밝힌 여러분이 우리 시대의 희망입니다.- 들리는 소식은 모두 암울할 따름입니다. 나라 안팎에서 살림살이가 어려워진다 합니다. 여기에 ‘땡전뉴스’로 통하던 시대가 다시 부활할 수도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세월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대상을 바라보기보다, 생명과 평화, 미래세대를 지키려 하던 여러분 우리 시대의 희망입니다.
<순례단의 하루> 이른 아침. 아직 동이 뜨기도 전에 순례단의 진행팀 몇 사람이 자리를 일어납니다. 순례단의 식사를 담당하는 조항우님과 김희흔님이 가장 먼저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20여명에 달하는 순례단의 식사를 총괄하는 이분들이 없으면 순례단은 가던 길을 멈추어야 합니다. 이분들이 세분 성직자와 순례단의 건강을 모두 챙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곧이어 또 몇 사람이 자리를 일어납니다. 매일같이 미사를 드리는 식구들입니다. 문규현 신부님을 비롯하여 이규창님과 이창건님 등이 미사 물품을 준비하여 성당으로 향합니다. 문규현 신부님과 순례단 진행팀원 중 일부는 매일 미사를 드리는데, 오늘은 숙박장소가 성당인 관계로 실내에서 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문규현 신부님 등은 실내 장소가 여의치 않은 경우는 추운 날씨에도 외부에서 새벽미사를 매일같이 드리고 있습니다.
아침 6시 아침 식사를 마친 순례단은 출발준비를 합니다. 사실 오늘 아침은 순례단이 바쁘기만 하였습니다. 비가 온다는 소식도 있어 물품 준비도 새롭게 하고, 어제까지 있었던 봉동성당을 떠나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순례단은 오늘 완주산업단지 인근의 주유소 공터에서 하루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출발장소에서 문규현 신부님과 수경스님, 전종훈 신부님이 출발 전에 비가 올 것 같은 날씨를 두고 서로 이야기를 합니다. 전종훈 신부님이 정부기관의 날씨 예보보다, “수경스님한테 물어보는 것이 정확하다. 인간 기상대다. 어제 저녁 밤새 잠도 못자고 끙끙 앓는 소리를 하고, ‘아이고.. 아이고’ 소리를 내는 것을 보니 확실히 비가 올 것 같다.”고 하자, 수경스님 “비가 오긴 올 것 같다는 신호가 몸으로 온다. 오늘 비 맞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웃습니다. 그러면서 수경스님은 문규현 신부님과 함께 ‘여산까지 갈수 있다.’며 열심히 가자고 서로를 격려합니다. 그 말에 아침 출발준비를 하던 사람들 모두 웃지만 마음은 아프기만 합니다. 오늘 출발장소에서 여산까지는 몇 일 걸리는 거리입니다. 최근 수경스님은 무릎 관절 부분의 이상과 피로가 누적되어 요즘 많이 힘들어합니다. 오늘 역시 무릎에 이어 손목이 좋지 안항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그런 분들이 아침 출발시간만 되면 함께 출발하는 분들을 격려하려 합니다.
잠시 후 출발 기도를 드리려고 준비하던 시간. 멀리서 남교용 님이 뛰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울산에서 오셨는데, 엉뚱한 출발장소에 있다가 도보로 오다보니 시간이 촉박하여 마음이 급하셨나 봅니다. 오늘도 역시 순례단 지나는 모습을 호기심 어리게 구경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몇몇 공장 인근 지역을 지날 때는 휴식을 취하던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순례단을 바라보고 서로 이야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순례단은 전북과학산업단지 내 작은 공원에서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친 이후에 비가 오더군요. 공원 소나무 아래 매트리스를 이용하여 휴식을 취하던 순례단 진행팀. 급히 일어나 차량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오늘 오후는 비를 맞으며 하루 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들리는 소식에 인근의 전주 등에는 매우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하나, 순례단은 다행히 이슬비 정도의 비를 만났습니다. 그래도 아침부터 부산을 떨면서 준비를 잘 한다고 하였지만 비가 오는 상황의 낮아진 기온은 감당하기 힘들어집니다. 가을 불볕더위를 원망한 것이 얼마 전인데, 이제 본격적으로 추위를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밤 기온이 떨어진면서 순례자들이 머무는 버스 내부 온도도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오후에는 참가자들이 오전보다 많았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전원이 오체투지로 순례를 진행하기도 하였는데, 오후에는 비에 젓은 도로에서 많은 분들이 함께 오체투지로 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진보신당의 공동대표인 이덕우 변호사께서는 최근 촛불 관련 재판 등으로 바쁜 일정에도 함께 참석하시어, 비옷도 입지 않고 오체투지로 순례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덕우 변호사님 뿐만 아니라 전주에 출장 왔다가 잠시 들렀다는 분은 마지막 구간만 참여하고 돌아갔습니다. 순례단을 외롭지 않게 해주시는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모두 추위 때문인지 힘들어 하는 순례 참여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월요일부터 오체투지로 순례에 참여하셨던 정준식님도 오늘은 매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 진행팀원들이 걱정을 하였습니다.
오늘 순례단은 완주산업단지 인근 SK 주유소에서 출발하여, 전북과학산업단지 입구를 지나 호남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입구에 이르러 일정을 종료하였습니다. <기수가 본 순례단> 동안의 명계환님은 순례단 기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매주 주말마다 쉬는 날 가족을 만나러 서울로 갑니다. 천성이 순한지라 아무리 힘겹고 어려워도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명계환(불교환경연대 진행팀)님은 “기도를 통해 제 자신을 반조하고 나아가 사람들에게 뭔가 이익됨을 드려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순례단 진행팀으로 참여하셨다.”고 합니다. 세분 성직자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살펴보고 있는 명계환님은 “기수를 맡고 있기에 바로 앞에서 끙끙 소리를 내며 수행에 임하시는 모습을 뵙니다. 이 순간 가슴이 철렁합니다. 하지만, 인정이 농후하여 조바심을 내거나 측은한 시선을 보내는 것은 도업(道業)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따라 가슴을 쓸어안고 냉정하게 마음을 지키기도 한다.”고 하셨습니다.
순례단의 진행팀으로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은 힘들지 않습니다. 또 진행팀원 모두 배울 점이 많고 뜻이 있는 분들이기에 좋은 도반들을 만난 것 같아 좋습니다. 하지만 정말 힘이 들어 눈물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제 자신을 반조(返照)하는 일입니다. 남의 허물을 보지 않고 제 자신의 허물을 찾아 반성하며 악습(惡習)을 고쳐 가는 일, 또, 타인에게 부처님 말씀을 수 없이 남발했지만, 그 중에 한 가지 실천도 행하기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가장 힘든 점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어떻게 보고 있냐는 질문에 “사회적인 문제,, 많이 있겠지요. 하지만 옛 성현들 말씀에 자신을 제도하기 전에 남을 제도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조금은 소극적인 자세일지 모르겠지만 먼저 제 자신을 제도하는데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시고, 도대체 사람답게 사는 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향으로 살면 어떨까하는 생각은 있기에 좋아하는 게송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불용구진 유수식견(不用求眞 唯須息見) <信心銘 중> 진리를 구하지 말고 오로지 그릇된 견해만 쉬라 우리는 진리를 찾으려하거나 구하려고 합니다. 혹은 좋은 일을 하려고 애씁니다. 그것보다 먼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쁜 생각, 그릇된 견해만 버리기만 하면 세상만사가 진리로 둔갑해 있다는 뜻이다.”고 해석해 주었습니다. 명계환님은 마지막으로 “순례 회향 일까지 순례가 원활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하셨습니다. <관심에 감사할 따릅니다.> 오후 출발을 준비하던 시간. 임복래(한국전통식품의 대표떡장수)님이 순례단이 점심식사 때문에 머물던 작은 공원으로 찾아오셨습니다. 임복래님은 지역에서 한국전통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운영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점심 시간에 순례단을 찾기 위해 무려 20통에 가까운 전화를 하였는데, 아무리 연락해도 찾을 수 없어 갑갑해 하셨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순례단이 진행하던 경로 상에서 사라졌으니 말입니다. 순례단은 보통 점심식사를 진행 경로를 잠시 벗어나 인근 지역의 공터 혹은 공원을 찾아 점심 식사 및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도로에서는 마땅한 점심장소를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갑갑한 마음에 아침 출발장소에서부터 오후 도착장소까지 여러 차례 왕복하시고 순례단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던 임복래님은 순례단 소식에 마음 아파했다며, 격려하고자 ‘후원금과 음료, 떡과 과일’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임 선생님은 순례단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 아파했다며, 어렵게 오늘 시간을 내어 참석하였다 합니다. 순례단과 함께 해 주시는 마음에 죄송스럽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기도 순례는 고행의 길이 아닙니다. 마땅히 가야 할 길입니다. 그렇기에 나 자신을 낮추고, 오만과 독선이라는 이름의 마음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 가장 낮은 자세에서 어머니 땅에 귀의하고, 이 땅의 아픔들을 함께 보듬어 안고 연대하며 가는 희망의 여정입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희망을 만드는 여러분께 드리는 기도입니다. 그렇기에 순례단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낮은 곳에 위치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우리 시대의 아픔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어제 멀리 울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순례길에 동참하고 싶은데 가능하냐는 전화였습니다. 그러더니 오늘 이른 아침부터 수고스러운 전화가 옵니다. 진행팀이 출발장소를 세부적으로 알리지 못해 엉뚱한 지점에 계셨습니다. 울산에서 오신 남교용님은 “세상이 물질만능주의로 미쳐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돈벌이 수단이라면 뭐든지 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바라기도 하고 오체투지를 통해 스스로도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자 왔다.”고 하십니다.
남교용님은 “물질이란 것은 목적에 의해 필요한 만큼 쓰이면 되는 것입니다. 먹고 살 정도만 있으면 되는 것이겠지요. 저는 한 달에 약 100만원 정도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욕심의 문제점을 이야기 합니다. 남교용님은 압박붕대를 이용하여 무릎을 보호하며 하루 종일 오체투지 순례를 하셨는데, “오체투지를 해보니 처음엔 왜 저렇게 빨리 쉬나 답답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늦게 쉰다는 느낌이 들 정도 힘이 드네요. 그래도 사람, 생명, 평화라는 것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질서이므로 성직자들께서 어려움을 무릎서고 애쓰시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청소년 지도자를 하면서 저녁 늦게까지 경쟁을 하는 아이들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서로 이기려고만 하는 것 같아요. 이게 다 물질과 경제에 치우진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경쟁보다는 서로 배려하고 화합하는 것이 진정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세상.”이라며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순례단 진행팀원인 송희철님은 오늘 오체투지 수행에 직접 참여하셨습니다. 그동안 차량 통제를 중심으로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오체투지 소감을 말씀하시기를 “느낌이 틀립니다. 그동안 진행팀원으로 활동했던 것부터 오늘 오체투지를 직접 하기 전까지 여러 가지 마음이 교차됩니다. 지금까지를 나를 우선시 했으나, 남을 배려하고 생각해야겠다는 다짐도 그렇구요. 앞으로 더욱 남의 의견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체투지는 여러 가지로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오체투지 순례방식은 조용하지만 와 닿는 의미가 다른 것 같다.”고 하시며 앞으로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직접 참여하겠다고 합니다.
오늘 점심 무렵 순례단이 인근 산업단지에 조성되어 있는 공원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무렵에 격려 방문하신 김명운(유가협추모연대 집행위원장)님은 “직접 보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언론상에서는 사람들 관심도 많이 받고 인원도 많이 참여 하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공원 한 구석 쪽에서 돗자리 깔고 식사를 하시는 모습이 왠지 초라해 보였다.”며 걱정하셨습니다. 김명운 님은 “우리사회가 너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이분들께서 사람, 생명, 평화를 위해 민주적 방식으로 저항하시는 것 같다.”고 하시고 “정말 문제는 우리나라 정책이 사람을 사람으로 인정치 않고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고 지적하시며 바른 세상이 되는데 희망이 되어 주시기를 부탁하셨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송희철, 정재권, 윤병일(서울) / 안승길 신부(원주 부론성당) / 강정근 신부(안성 미리내 성지) / 정준식(이천) / 최정옥, 정숙자 외 10명(평화동성당) / 조태경 외 1명(고산산촌유학센터) / 황인숙 외 4명(안성 미리내 성당) / 무구심, 정법화(화계사) / 양희숙, 임복래(전주) / 이덕우(진보신당 공동대표) / 오홍근 외 4명 등이 참여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 ● 10월 11일(토) : 치명자산 성지 입구 -성지 /11시 미사(오전~점심까지만 순례 진행) ● 10월 12일(일) : 휴식 ● 10월 13일(월) : 호남고속도로 요금소 인근(시작) - 쑥고개 정상(799번도로. 종료) ● 10월 14일(화) : 쑥고개 정상(799번도로. 시작) - 여산면 초입 교창3거리(종료) ● 10월 15일(수) : 여산면 초입 교창3거리(시작) - 여산면 마전R SK주유소(종료) ● 10월 16일(목) : 여산면 마전R SK주유소(시작) - 연무읍 농협 인근 SK주유소(종료) ● 10월 17일(금) : 연무읍 농협 인근 SK주유소(시작) - 은진면 연서리 방축교(종료) ● 10월 18일(토) : 은진면 연서리 방축교(시작) - 논산시 부당산4R 부영APT인근(종료) ● 10월 19일(일) : 휴식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김동민, 대구 인혁당 송상진처 김진생님과 하재완처 이영교님, 대구에서 오신 김호열 바오로님, 마중물 전만수, 물봉회 육진수 외 3분, 미리내 성당 황인숙, 봉동성당 김정은, 김윤식(삼례), 양희숙, 위현정 글라라, 유가협 추모연대 박중기 박정기 배은심 전영희 김명운, 이병로 아브라함, 익산관음회 신도님들, 장은도, 임복래(전주), 이덕우 변호사(진보신당 공동대표), 천주교 수원교구 생명환경연합, 천호공소 김영수, 화계사 무구심, 환계사 정법화, KCTC 장승환 선생님 등께서 후원해 주셨습니다. * 순례 수정 일정과 수칙은 http://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2008. 10. 10 기도 -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진행팀 문의 : 010-9116-8089 / 017-269-2629 / 010-3070-5312 |
첫댓글 이틀동안 오체투지하면서 좋은 분들 너무 많이 만났습니다. 특히 진보신당 이덕우대표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토요일은 김용철변호사도 만났으며 문정현신부님도 만났습니다~~참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유명한 사람을 만나서가 아니라 저를 돌아보고 세상을 다시 한번 고민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무릅과 어깨가 많이 저리지만~~ㅋㅋㅋㅋ 아직도 아파요...ㅎㅎ
고생많이 하셨고 오체투지를 하며 느꼈던 생생함과 마음들을 전파 해 주셨으면 합니다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정-말 고생하신 것 같네요. 에구에구 몸조리 잘하셔요.
정말 좋은 경험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