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만들어진 물건들을 보면 잠자리 문양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만큼 일본에서 사랑받는 문양이라는 얘긴데, 여기에는 상당히 일본적인 배경이 있다: 잠자리는 앞으로 나갈 줄만 알지 뒤로 물러설 줄은 모른다. 그래서 잠자리는 일본에서 용감한 무사의 상징이다. 용감한 무사는 적을 향해 나아가기만 하지 물러섬을 몰라야 하기 때문이다.
잠자리에 관련된 전설로 유명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 혼다 타다카츠本多忠勝이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미카와三河 국의 영주 마쓰다이라(松平, 훗날 도쿠가와德川로 성씨를 바꾼다.) 집안을 섬겼으며, 그의 할아버지, 아버지, 숙부 모두가 마쓰다이라 집안을 위해 싸우다 죽은 무사들이었다. 그 역시 13세부터 마쓰다이라 집안을 위해 출진했고, 생에 57회의 크고 작은 전투를 치르며 주군 이에야스家康의 전국 통일에 큰 공을 세웠다.
당시 일본 사무라이들의 주력 무기가 창이었던 만큼 그 역시 창을 썼다. 명장 "무라마사村正" 의 일파인 "마사시게正重" 가 벼린 것으로 알려진 그의 창은 "톤보기리" 라고 불렸는데, "잠자리 베기" 라는 의미다. 이러한 별명이 붙은 내력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타다카츠가 전투중에 잠시 창을 세워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들었는데, 창날에 닿자마자 두 토막이 났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타다카츠가 잠자리 떼에 창을 휘두르면 어김없이 잠자리가 동강나서 떨어졌다.(그만큼 빨리 휘둘렀다.)
라는 것이다.
전국무쌍2에 등장한 타다카츠. 타다카츠의 갑옷은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에, 게임에서나 영화에서나 거의 비슷하게 묘사된다.
사실 이 이야기야 그저 전설에 불과하니 타다카츠가 진짜 잠자리를 썰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잠자리" 가 진짜 잠자리가 아닌 잠자리처럼 달려드는 적 무사들이었다면 이러한 전설이 생겨난 것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평생을 최전방에서 싸워 온 타다카츠는 평생 가도록 몸에 상처 하나 없기로 유명했다. 그만큼 신묘한 무예(창술)를 갖췄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 정도 실력이었으면 어떤 적병이라도 잠자리 썰듯이 썰어버렸을 것이다. "잠자리처럼 달려드는 적병들" 이 어느 새 "잠자리" 로 바뀌어서 전설로 남았을 수도 있다.
현대에도 잠자리 문양을 간간이 볼 수 있다. 검도에 사용하는 머리수건나 죽도의 코등이, 혹은 호구에 사용되는 천을 잘 들여다보면 잠자리 문양이 자주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검도 용구들은 일본 병장기 최후의 생존자라고 할 수 있고, 과거의 병장기에서 퇴화되다 남은 흔적들이 남아 있어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출처 :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블로그 중 발췌]
첫댓글 용감한 잠자리???
ㅋㅋㅋ 근데 파리 같은 곤충도 후진은 못할것 같습니다만~~~
아때 잠자리 연필 이런거 보면 그기 일제 였구나 효


쿄쿄쿄
음 잘봅니다.....^^ 고맙습니다.
지금쯤은 단풍이 멋드러지게 들었지요? 출, 퇴근 안전운행하세요~~~
좋은글 잘 봤습니다....
잘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