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5일은 중복. 탱탱하게 기름진 염천(炎天)의 햇살과 열기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이럴 때 생활에는 느낌표와 쉼표가 필요하고, 우리 몸은 영양 많고 소화 흡수가 잘되는 음식이 필요하다.
담백한 맛과 부드러운 육질이 일품인 닭고기는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고단백식품으로 허약한 몸에 원기를 보충해준다.
예로부터 우리의 여름철 최고 보신음식인 삼계탕은 누구나 즐기는 보양식이다.
원기를 보충하는 인삼, 땀 흘림을 막아주는 황기, 장기의 기능을 보호하는 대추, 비위와 장을 따뜻하게 하는 마늘과 찹쌀, 인삼의 사포닌 성분인 쌉쌀한 맛은 닭고기의 누린내를 없애주어 식욕을 돋군다.
인삼의 약리작용과 식품이 어울려 영양의 균형과 상승작용으로 훌륭한 스테미너식이 된다. 더위도 일종의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인삼과 백숙을 연결시킨 슬기는 대단하다.
그러나 인삼과 황기는 성질이 따뜻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겐 좋지 않다.
닭고기를 먹으면 풍이 생긴다는 속설은 잘못된 상식이다.
물론 닭고기의 껍질이나 내장육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으므로 성인병이 염려되는 사람은 이 부위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여자들이 닭날개를 먹으면 ‘바람난다’하여 먹지 못하게 했다. 날개에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피부미용에 효과 있는 콜라겐 성분이 많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 했던 유교사회에서 여자가 아름다워지는 것은 경계해야할 화근이었으니 사회규범에 따라 음식기호도 달라지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술안주로 먹는 닭모래집(똥집)은 질이 좋은 단백질로 지방분은 다른 육류의 1/4밖에 되지 않는다. 한방에서는 모래집 말린 것을 ‘계내금( 鷄內金)’ 이라 하여 소화불량증의 약으로 상용된다.
닭의 크기는 음식에 따라서 백숙이나 통닭찜에는 영계가 좋고, 구이나 볶음, 찜을 할 때는 중간 것, 닭곰탕을 할 때는 묵은 닭도 괜찮다. 닭고기는 다른 고기에 비해 고기결이 부드럽기 때문에 얼려서 보관하면 맛이 떨어지니 냉동식품은 피한다.
생기 잃은 몸은 이열치열(以熱治熱)로 다스리고 가까운 계곡에서 탁족(濯足)이라도 해보자. 정겨운 이와 ‘철철철’ 흐르는 물소리 속에 지친 발은 맡겨두고, 자지러지는 녹음 속에 안기면 살아있음의 아름다움으로 더위와 풀리지 않는 시름은 물처럼 흘러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