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게 잤다.
어제 좀 걸어다녔더니 몸이 오히려 날아갈 듯 가볍다.
이번에도 좀 짧은 날짜라서 아쉽지만
귀국하는 날
사실 제대로 구경하긴 어렵지만
한나절이 어디냐?
짐 챙겨들고 전철역으로
오늘도 2호선이다.
민박집 쥔장이 중산공원역에서 내리면
상해의 지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겄다.
출발역은 아닌 데도
자리가 있다.
잠시 두리번 거리고
내릴 역도 미리 찬찬히 살펴두곤
요금이 4원이었지
한국보단 많이 저렴하다.
서민들을 위한 공공요금이 대체로…
아침을 묵으면서
내 좋아하는 콩국을
아침에 늘 검은 콩과 노란 콩을 섞어서
즐긴단다.
바같 양반은?
바람 피워서 헤어졌드래요.
나이가 내 아내와 비슷한 데
아들 하나 키워서 영국에서 공부하고
영국에서 대학원까지 나온 규수를 맞아
상해에서 직장생활하고 있다고
유일한 낙이고 자랑거리고
살아가는 버팀목이 아닐런가?
그 이상은 묻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
이미
한국말 하는 중국인들의 실상을 많이 봐 왔구
들을 만큼 들었는 지라
그래도 말을 계속 잇는다.
남동생은 여기에 10살가량 되는 아들과 마누라도 있는 데
한국으로 돈 벌러 들어가선 안 나와요.
연락도 없구
아마 십여년 가까이 될거야요.
여동생도 한국에 들어가선
소식이 끊긴 지 오래되었어요…
뭐 기술도 없는 데
한국에서 하는 일 뻔하잖아요.
사내는 노가다나
여자는 ???
고향이 심양이란다.
그럼 불법체류하는가 봅니다.
아네요
남동생은 얼마전에도 나왔다 다시 들어갔어요.
중국에서 태어나
우리말 많이 어눌하게 하면서
(중국에서 한국어통역을 위해 조선족을 대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거 언어의 작은 뉘앙스차이로 오히려 일이 꼬이는 경우 종종 본다.)
조선족이라고 주민증에 적혀있는 사람들
한국땅으로
갈 수만 있으면
어떻게든 한국으로
대부분의 조선족 가정이
한국으로 한국으로
그리곤 분해되고 말았다.
이거 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다.
통화군 조선족만주족 마을에서도
할머니만 홀로
그리곤 그 동네 조선족들 모두 떠나버리고
조선초등학교도 폐건물이 되어서
흉물스러웠다.
그 할머닌 그래도 자랑스레
아들하구 딸래미
모두
한국에서 잘 살고 있더래요…
만주벌판 더 올라가면
조선족 마을 초입에는
그들의 이주역사가 새겨저 있다.
어찌 어찌해서
대부분
만주사변 중국 혼란시에
묵고 살려고 만주벌판을 오르고
또 올라서
농사지을 곳이면 정착을 하고
자연스레 중국인이 되어버렸다.
이젠 그 후손 후후손들이
다시 좀 더 잘 살기위해서
조상들의 고국땅을 되 찾아 오는 것이다.
다음역이 중산공원역이란다.
내려야지…
짐 보관소가 없다?
별 무겁지 않지만
그냥 끌고 다니면서 좀 구경하다 가면되지
에이
배낭겸용으로 여행가방 바꿔야겠구나
이런 자투리시간을
여행가방땜시 제한을 받다니…
가방 끌고서 멀리 갈 수도 없고
역밖으로 나와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냥 그러네
기대완 거리가 멀었다.
그래도 헹여 하면서
곧장 길따라
중국말처럼
一直走~~~
다시 중산역으로
이젠 그 뒷길로
쉬엄 쉬엄
뭐 볼만한 거 있나
둘러보면서
한참을 걸었다.
목도 마르고
작은 가게에 들러
캔 하나 사고 물어보았다.
중산공원이 먼지를
헌 위엔~~~
많이 멀단다.
내 생각대로
그냥 2호선 끝자락까지 갈걸
아님 하나전에 기차역으로 갈걸
민박집 쥔장의 생각과 내 바램과는 거리가 있었다.
허나 어쩌랴
오후 6시 비양기를 타야하는 데
욕심 접어야지
적어도 3시간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당황하는 일이 없다.
여기서 되돌아 가자
잠시 화단담장에 걸터 앉아
구름과자도 즐기면서
상해에서의 종점을 찍는다.
다시 전철에 올랐다.
이젠 공항까지
그런데 뭔가 좀 이상타
틀림없이 종점이 푸동공항이라고 달려있는 데
매 방송마다
종점에서 환승하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이거 어느 전철은 중간에서
어느 것은 푸동공항까지 가는 모양인 데
내 좀 번거로운 열차에 오른 모양이다.
아~~~
귀 흘려버렸던 쥔장의 말씸이 떠오른다.
그냥 계속 앉아있으면 공항으로 안가구
그 열차가 되돌아와요!
중산역에서 공항까지
7원
이거 공항셔틀버스보다 무지하게 저렴하구나
그 비싼 자기부상열차
혹 일 생기면 탈 것이고
역시 나그네는 전철이 젤이라니까!
열차를 갈아타고
이제나 저네나
지상으로 올라가길 기다렸지만
끝내 공항 두역을 남겨두고서야
지상으로 올랐다.
여긴 지난번에 걸어서 섭렵한 곳이라
새로울 것도 없구…
널널하게
공항안으로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잠시 되돌아 볼 겸
기다리는 시간에 인터넷을 들여다 볼까?
여기도 세월이 세상을 바꿔놓았다.
작년에 들렸을 때는 공항무료무선인터넷이 있었는 데
이젠 없다.
ㅉ…
역시 홍콩과는 다르군…
편히 쉬었다 타면 되지
아까부터 짬만 나면 머리속을 헤집는다.
지구촌을 헤매는 나그네나
내 나라 넘의 나라
살 길 찾아 나서는 교민들이나
뭐 다를 게 있으련만
배 타보면
한국인 중국인
한국말하는 제3국인
한국말 중국말하는 중국인 조선족
한국말 중국말하지만 원래가 중국인인 한족 화교
그런데
내 느낌이나
다른 한국인들 중국인들의 안중에는
일단 화교를 가장 멀리 둔다.
그 다음이 조선족
아예 한국말하지만 제3국인도 간혹 있지만
이들은 아예 더 가장 멀리…
왜 그리 인식되었을까
실제로 겪어보니
표현키 어렵지만 사는 사고방식이 보통사람들과는 다르다.
달라도 한참 달랐다.
중국에서 조선동포의 도움속에 사업하는 님
그랬다.
조선족도 다 살기위해서 그리로 간 사람들
뭔 다를 게 있고
차별할 이유가 없다고
그런데
실제로 겪어본 나
그런 첨 애틋했던 감정은 모두 환상이 되어버렸다.
누가 그랬지?
우선 내가 살아야
국가도 있고
민족도 있는 거라고…
아무리 그래도
좀 납득되지 않는다.
철새도 때가 되면 지 둥지로 찾아간다.
나그네도 터벅거리다 지 둥지로 돌아간다.
다 지 뿌리가 있는 곳으로…
나 하나만 살기위해서
오로지
그 하나만을 위해서
그러다보니
뭔가 하나가
그네들의 신념속에 빠저나가버린 게 아닌지???
이젠 흐미하지만 답이 나왔다.
배에서 스쳤던
중국인 한족들이
왜
화교들을
그리도
싫어하는지?
(우리나 중국이나 외국에 나가 사는 동포를 다 僑民이라고 함.
다만, 우리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중국인을 중국인이라 하여
화교라고 달리 표현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