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살다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이건 진짜 맛있는데 왜 한국엔 없지?'
그런 느낌을 가장 자주 가졌던 중국 음식인 마라탕과 마라샹궈
처음 중국에 왔을때만 해도 한국에서는 굉장히 생소한 음식이었는데,
요즘 가끔 한국에 들어가면 그래도 예전보다는 마라탕 음식점이 많이 생겼더라.
더불어 TV에도 마라탕의 달인이라느니 하고 나오기도 하고.
잡설은 뒤로 하고,
오늘 소개할 레시피는 바로
두반장(豆瓣酱)과 산초유(花椒油), 건고추와 팔각을 사용해 만드는 마라탕 레시피다.
두반장과 중국식 건고추에선 매운맛과 짠맛을,
산초유와 팔각에선 흔히 마라고 하는 마라탕 특유의 독특한 맛을 사용한다.
마라탕 麻辣烫 이라고 하면, 마麻한 맛과(입이 아린 맛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라辣, 매운맛의 적절한 조화가 이뤄진 음식인데.
처음엔 어색하고 못먹겠던 마한 맛도 먹다보니 중독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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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고이 잠자고 있던 재료들과
건고추 & 팔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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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미료중의 메인격이라 할 수 있는 두반장.
타오바오에서 산 豆瓣酱인데,
사실 배달 받기전까진 이렇게 클지 몰랐다.
심지어 분리포장도 아니라 이걸 언제 다 먹나 싶다.
맵고 짭잘한 감칠맛을 더해주기엔 최적의 양념장인 두반장.
볶음밥에 넣어도 꽤나 괜찮다. MSG그득한 맛이랄까.
암튼 중요한 재료는 두반장과 산초유.
나머지 안에 들어가는 주식과 부식은 자유!
오늘 소개할 레시피에서 사용한 재료들은 모두 냉장고에 고이 잠자고 있던 친구들이다.
정말 아무 제한 없이 좋아하는 야채나 재료를 넣으면 완성되는 음식이다.
개인적으론 두부류(유부,두부,냉동두부 등등)를 넣는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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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오늘을 위해 구매한 무와 옥수수
몇 번 강조하지만 넣고싶은거 다 넣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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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분리포장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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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향채(마늘 파 양파 생강 등등)와 식용유를 볶아주다가,
간장 한 두방울을 떨어뜨려 향미를 돋군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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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하게 팔각과 두반장 투하.
물을 넣고 마라탕을 끓일거면 간을 더 짭잘할 만큼 넣어야하고,
물을 넣지 않고 이대로 볶아 마라샹궈를 만들거면 간을 적당히 해야한다.
두반장...잘 안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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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야채를 써는 방법도 자유다.
이번엔 냉장고에 오이도 자고있길래 넣었는데
오이는 수분이 너무 많아 오이맛이 전체적으로 퍼져 비추
자칫하단 레이스 오이맛같은 기괴한 음식이 탄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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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미를 돋궈주기 위해 백주도 조금 부어주고
백주는 안넣어도 전혀 무방하다.
그냥 요즘 집에 술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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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두번째 주인공 향신료인 산초유(花椒油)
양꼬치 먹을때 흔히 뿌려먹는 산초가루의 재료인 산초열매에서 추출한 오일이다.
맛은 매콤매콤 마 하며 (마한 맛을 대체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음식에 적당히 넣으면 끌리는 풍미를 더해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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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유도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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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고에서 얼어있던 삼겹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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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식 찹쌀 순대인 미쉐까오(米雪糕)도 준비해준다.
대만식 순대는 원래 이렇게 먹기보단 그냥 구워먹는게 짜세인데
역시나 오늘은 냉장고를 정리하는 개념으로 있는거 다 때려넣는 중.
얼마나 오래 얼어있었는지 칼이 부러질 뻔..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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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채가 다 익어 모양이 풀어질 즈음에, 주재료를 투척해준다.
친구의 조언을 듣자면 두반장을 넣고 오래 볶아줄수록 마라탕 국물에서 깊은맛이 난다고 한다.
한국 장이나 중국 장이나 오래 가열될수록 깊은맛이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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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어놓고 준비해놓은 모든 재료를 투하한뒤
다시 볶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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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넣고 한번 더 끓여서 마라탕을 만들거라, 적당히 볶아주면 된다.
참고로 여기서 재료들이 다 익을때까지 볶아서 그대로 상에 내면
중국식 마라샹궈가 된다.
마라샹궈 역시 마라탕과 비슷하게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맵고 짠건 역시 만국공통
2인분 치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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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부어주고 재료들이 다 익을때까지 끓여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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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먹을때와 비슷하게 제법 색깔이 난다.
각각 마라탕집마다 맛도 다르고 비법도 다르겠지만,
두반장을 베이스로 한 마라탕 만들기도 꽤나 괜찮은 듯
어디까지나 한국인 입맛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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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이고 있는데 와이마이 시킨 나이차 도착 :)
마라탕 나이차
중국에 와서 가장 애정하고 있는 음식들
먹으면 그냥 대책없이 행복해지는 나에게
꽤나 괜찮은 연말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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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가 있어 좀 오래 끓였더니
다른 재료들이 뭉개졌다.
뭐 어때 배달 시켜도 30~40분은 걸려서 비쥬얼은 다 이런걸
마라탕은 원래 이렇게 먹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