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전 들국화 1집을 한국음반사상 최고의 명반으로 꼽았던 'Sub'지의 박준흠 편집장이 주도하는 웹진 가슴에서 뽑은 2003년 국내음악 결산 입니다. 정말 생소한 아티스트들이 여기서는 주류이지요? 역으로 바로 여기에 한국음악의 생명력이 있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닐 것 입니다. 종합하면 '코코어'가 2003년 최고의 아티스트라고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모든 부분에서 휩쓸었군요. 개인적으로는 이적의 두번째 솔로음반과 이병우의 '흡수'가 완전히 무시된 게 납득하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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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어워드 2003
- 국내 집계 (분야별)
편집부
2003/12/29
한국에는 그래미어워드와 같은 공신력과 전문성을 담보하는 음악시상식이 없는 관계로, 가슴에서는 '대안적 시상식'의 의미로 이번 어워드부터 꾸려나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총4개 분야로 수상 분야를 나누었고, 11개의 세부 항목을 두었습니다.
이번 어워드에는 총10명의 가슴 필자분들이 참여해 주셨고, 집계에는 9명의 리스트가 반영되었습니다. 표집계로 순위를 정했고, '올해의 앨범' 분야만은 각 필자가 1위로 지목한 앨범에 대해서 가중치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올해의 뮤지션과 신인'으로 나뉘어서 표를 받은 뮤지션들은 한 군데로 모았습니다. ([가슴 어워드 2003]에 대한 변은 박준흠리스트를 참고하세요.)
3. 제작 분야
(1) 올해의 프로듀서
(2) 올해의 엔지니어
(3) 올해의 세션(앨범 단위로 선정 : 참가자들 전체)
(4) 올해의 아트웍(앨범 재킷+부클릿)
4. 특별 분야
(1) 공로상
(2) 2004년의 기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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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물 분야
(1) 올해의 송라이터
== 7표 ==
1. 황명수 (코코어)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다'는 상투적인 말로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올해의 송라이터로는 비록 황명수가 선정되었지만 이우성과 황명수, 이 둘을 따로 떼어놓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이들은 한 앨범 안에서 서로에게 자극과 도움을 함께 주고받는 좋은 의미의 라이벌이자 동반자 관계이고, "이들이 함께 있을 때 아무 것도 두려운 것이 없었다." 이들을 송골매의 배철수와 구창모의 관계에 빗대자면 이들이 싫어하려나?;;; (김학선)
코코어의 송라이터로 이우성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명을 선택해야만 한다면? 단연 난 황명수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야광 원숭이"나 "부머랭"은 내가 코코어의 [Super Stars]를 듣는 이유이며, 또한 내 기억 속에 그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있음을 상기시켜주었기 때문이다. 때론 나도 사막의 방울뱀이 되어 들판을 날아가 차가운 네 눈에 독을 뱉고 싶어진다. (김현준)
고엽제부터 [Boyish], [Super Stars]에 이르기까지 황명수의 작업을 들어 보라. 로파이적 감수성을 한 축으로, 힙합 및 가스펠 등 다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접목하는 황명수의 곡들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음반에 다양성을 제공하며 한 단계 이끌어 올린다. (da20ill)
1994년에 처음 만들어져서 햇수로 벌써 10년이 되어 가는 밴드가 이렇듯 여전히 원초적인 에너지를 내뿜으며 동시에 새로운 사운드에 대한 실험을 계속 해나가고 있다면, 그리고 그 에너지와 실험 모두가 만족스럽다면, 거기에 처음으로 곡 작업에 참여한 멤버의 작품마저 녹록치가 않다면, 아울러 이런 노래들이 계속해서 샘솟듯 넘쳐나고 있다면, 보태서 시작할 때의 멤버 그대로를 지키고 있다면, 게다가 이 모두가 현재진행형이라면, 이 밴드에게 더 이상 뭘 더 바라겠는가? (김학선)
올해의 뮤지션으로 뽑았지만, 올해의 뮤지션으로 거론되기보다는 올 씬의 뮤지션으로 거론되어도 좋은 인물들이다. 그들의 음악을 대하는 나름의 철학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그것을 대하는 자세는 씬을 통틀어 많은 이들의 고개를 숙이게 한다. 올해의 뮤지션을 선정함에 있어 개인적으로 고민했던 다른 후보들과 함께 계속 건재해야하고 또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된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기다리며. (김현준)
이들이 발표한 3집 앨범 [Super Stars]는 진정한 의미의 '도전과 실험' 정신이 배어 있다. 돈 되는 스타일만 쫓아서 앨범을 '기획'하는 한국의 많은 주류 가수들이 혹시라도(?) 다시 진짜 가수로 거듭나고 싶다면 눈여겨볼 뮤지션이다. (박준흠)
1집, 고엽제 EP, 2집, 3집에 이르기까지, 절대 재탕을 하지 않으며, 조금씩 이루어진 변화와 그 긍정적 결과물들은 코코어에 대한 신뢰를 갖기에 부족함이 없다. (da20ill)
== 3표 ==
- 데프콘
== 2표 ==
- 더더
- 씨비매스
- 플라스틱 피플
== 1표 ==
- 껌엑스
- 휘성
(3) 올해의 신인 뮤지션
== 6표 ==
1. 푸른새벽
"포크를 기반으로 내성적인 일렉트릭 기타와 조심스러운 노이즈, 그리고 공명감을 간직한 보이스를 동반하고" "가사 뿐 아니라 단선적이고 파편과도 같은 곡의 구조가 일상의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예쁘게" 담았으며, 그를 통해 "새로운 소리로 작은 울림을 전하고자 했다는 이들의 노력은 잠시 쉬어가라는 듯한 몽롱함과 청량감을 담은 스타일로 적절하게 형상화"되었다. 그래서 "씬에 대한 애착과 조용한 뮤지션들에 대한 호의를 간직하는 이들에게 의식적인 시너지를 동반할 소지까지 있"었고 "한국 인디팝 씬에 잔잔한 물결을 그릴 만" 했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시작부터 자기만의 확실한 '어조'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것을 분산시키지 않길 바란다. (나도원)
[Bluedawn]에 담긴 <April>, <Paper Doll>, <스무살>, <집착>, <자위>와 같은 곡들은 한번에 잘 캐치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긴 여운을 선사하는 노래들이다. 주류 음악씬에서는 왠간해서는 들을 수 없는 참으로 희귀한 노래들이고, 가히 올해 발표된 인디팝의 정수라고 할만하다. (박준흠)
더더 3집 활동 중에 한희정이 가지게 된 회의감은 단순히 <푸른새벽>이라는 닉네임을 만드는 것으로 그치지는 않았다. 그녀 안에는 내뱉고 싶은 말과 노래들이 서서히 쌓이기 시작했고, 그릇에 찬 물이 수위를 넘기면 자연스레 흘러나오듯 노래로 밖에 풀어낼 수 없는 풋풋하나 진실한 자기표현이 담긴 앨범을 만들고야 말았다. 모든 예술의 시작점과 근원은 자발적인 자기 표현이며, 그에 충실한 이 앨범이기에 작업은 서툴고 불안하며, 정서 상으로는 날이 서 있을 만큼 앳되나, 치명적으로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서희정)
== 3표 ==
- 아소토 유니온
- 참피온스
- 킵루츠
== 2표 ==
- 얼바노
- 재주소년
- 타프카부다
== 1표 ==
- 니플하임
- 라이너스의 담요
- 바이러스
- 아날로직
- 양아츠
- 에픽 하이
- 카운터리셋
- 캐스커
2. 음반 분야
(1) 올해의 앨범 (가중치 산정 : 총30장)
== 11표 ==
1. 코코어(Cocore) [Super Stars](2003/쌈지)
이우성 : "다 똑같은 생각이겠지만 우선 비평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싶다.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우리나라에서 내가 본 대부분의 평론이나 리뷰들은 멜로디 얘기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확실히 멜로디 위주의 밴드도 아니고, 또 멜로디 이야기를 왜 그리 많이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죽이는 멜로디'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다른 부분을 얘기하면서 얘들은 정말 '죽이는 밴드'다, 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이들은 이제 자신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충분하다. 마구마구 들려주자. (김학선)
올해만큼 좋은 앨범의 기근 현상을 보인 적도 드물었던 것 같다. 그래서 코코어가 뽑혔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러한 와중에 발매된 아주 예상대로 잘 나온 음반이었기에 그 값어치가 남다르다. 환락의 토네이도 속에 들어가 달콤한 고요를 즐기며 대한민국 음악이 여전히 들을 만한 것임을 느끼게 해주는 음반이 되겠다. (김현준)
지명도와 인지도 면에서 코코어는 분명 인디 씬의 몇 안 되는 슈퍼스타이며, 수명 짧은 씬에서 경력의 마지막 사다리 근처까지 다다른 위치에 온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세 번째 앨범에 담아낸 노래들은 아직 길 위에 서있는 음악이었다. 이전 기반에 대한 애착과 거침없는 새로움에의 탐색이라는 팽팽한 두 축이 만드는 긴장감은 그들의 락큰롤을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달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들이기에 이 같은 작업을 들으면서도 아직 80% 밖에 안 쏟았다 라고 다음 작업에 대해 희망을 품을 수 있고 바로 이 점이 자체의 퀄리티 외에 코코어가 빼어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서희정)
== 10표 ==
- 데프콘(Defconn) [Lesson 4 The People](2003/MP)
== 8표 ==
- 푸른새벽(Bluedawn) [Bluedawn](2003/카바레사운드)
-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 [Songbags Of The Plastic People](2003/카바레사운드)
== 7표 =
- 더더(The The) [The The Band](2003/Ezim)
== 6표 ==
- 아소토 유니온(Asoto Union) [Sound Renovates A Structure](2003/Omnione)
- 윤상 [There Is A Man...](2003/Ode Music)
- 재주소년 [재주소년](2003/Moonrise)
- 카운터 리셋(Counter Reset) [Native Place](2003/Cujo)
- 킵루츠(Keeproots) [Keepin' The Roots](2003/가라사대)
== 2 표 ==
- 나윤선 [Down By Love](2003/Bis Music)
- 다운 인 어 홀(Down In A Hole) [Alone In Paradise](2003/주신 프로덕션)
- DJ Doc [Street Life - EP](2003/Buda Records)
- DJ Soulscape [Lovers](2003/MP)
- 말로(Malo) [벚꽃 지다](2003/JNH)
- 언루트(Unroot) [Truth](2003/GMC)
- 에픽 하이(Epik High) [Map Of The Human Soul](2003/Woollim Entertainment)
- 쥬비(Jubi) [The Phase](2002/서울음반)
- 캐스커(Casker) [철갑혹성](2003/Iomusic)
- 크래쉬(Crash) [The Massive Crush](2003/Sony Music Entertainment)
- 피아 [3rd Phase](2003/서태지컴패니)
- 피터팬 컴플렉스(Peterpan Complex) [Radiostar](2003/Ace Em)
- 해머(Hammer) [Passion Engine Machine](2003/IMAPS)
- 홀리마쉬(Holymarsh) [Infliction Ov The Morbid Intention](2003/Jusin Productions)
- V.A. [빵 컴필레이션 2 : Lawn Star](2003/B-Records)
(2) 올해의 노래 (총15곡)
== 4표 ==
1.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절룩거리네
"하나도 안 힘들어. 그저 가슴 아플 뿐일 걸. 아주 가금씩 절룩거리네." 구라를 쳐도 이런 생구라를 치나. 나는 가슴도 아프고 힘들기도 하다. 무규칙이종소설가 박민규의 표현을 빌리자면 "1할2푼5리의 승률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그래서, 친구들에게." (김학선)
"지루한 옛사랑도 구역질나는 세상도 나의 노래도 나의 영혼도 나의 모든 게 다 절룩거리네" 들으며 걸어가는 걸음을 절룩거리게 하는 바로 우리 자신들의 자화상 그리기 - 그 공명의 순간. 인디 씬이 존재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사람(들)이 없다면 우리들의 이야기는 누구도 노래해주지 않을 테니까. (서희정)
1. 아날로직 - Another Silly Love Song (f/Verbal Jint)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버벌진트의 주종목은 디스(diss)가 아니다. 그는 다양한 주제의 가사에 능통하며 특히 이 곡에서 들을 수 있는 그의 감수성 짙은 가사는 아날로직의 은은한 피아노 루핑과 디제이 소울스케잎의 적절한 스크래칭과 맞물려 최고의 감성을 뿜어낸다. (김봉현)
버벌 진트가 MIC 대신 기타를 손에 잡았다면 그는 아마 지금쯤 조윤석, 이석원, 김민규, 정대욱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언니들'을 울려주는 송라이터의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감수성은 힙합 씬에서 보기 드문 것이었고, 이 노래는 그런 그의 감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아름다운 노래이다. 동시에 언니네 이발관에 대한 오마주까지 함께 담아내는 재치는 그가 얼마나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김학선)
솔직히 아날로직이 국내 힙합 씬의 "뛰어난 신인 프로듀서" 대열에 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데뷔 앨범 [편지함]에 수록된 "Another Silly Love Song"의 달콤 시큼한 브루스, 킥/스네어의 조합은 그를 "가능성 있는 신인 프로듀서" 서열 첫 번째로 등극시켜준다. 거기에 짙은 감수성의 소유자 버벌진트(Verbal Jint)까지 참여하여 곡은 더욱 빛을 발한다. (김현준)
1. 코코어 - 루시아
별로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다. 정말 '죽여주는' 러브 송. 그것뿐. (김학선)
[Love Song]이 그리던 구원에의 절규가 상대보다는 자신에 초점 맞춘 어린 나르시즘 사랑욕구였다면, [악몽의 앨리스]는 피학으로 절룩거리는 치명적이나 불완전한 사랑이었다. 세 번 째 앨범의 [루시아]는 [Love Song] - [악몽의 앨리스] 의 뒤를 이은 위어드 러브 송 세 번째 장면이며 그 절절함과 정서의 완성 면에서 절정에 이른 모습이다. (서희정)
== 3표 ==
데프콘 - 가족 (f/C-Luv)
바이러스 - Take Me There (f/MC Meta)
아소토 유니온 - Think About'chu
== 2표 ==
껌엑스 - Never Go Back
4WD - 선(線) (f/거미)
참피언스 - Gaga
키비 & 버벌진트 - 소년을 위로해줘 (from [People & Places Vol.1])
킵루츠 - 첫 번째 (feat. 뱀상 & 채영)
타푸카 부다 - Lovelorn Fiesta
푸른새벽 - 시념
푸른새벽 - April
피터팬 컴플렉스 - Pavlov의 법칙
3. 제작 분야
(1) 올해의 프로듀서
== 5표 ==
1. 김영준 : 더더(The The) [The The Band](2003/Ezim), 푸른새벽(Bluedawn) [Bluedawn](2003/카바레사운드)
푸른새벽의 [Bluedawn]을 작업해준 것은 동료와의 친분이 작용했겠지만, 데모 때의 푸른새벽의 느낌을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살 만한' 앨범으로 만들어준 것이나, 더더에서는 또 그에 걸맞는 [The The Band]를 완성한 것은 그가 재능 있고 사려 깊은 음악인이자 프로듀서임을 보여줬다. 2003년 한국의 인디와 주류음악계에서 각각 주목할 만한, 그것도 질감 다른 두 장의 앨범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을진대 이보다 더한 물증이 어디 있겠는가. (나도원)
== 4표 ==
- 데프콘 : 데프콘(Defconn) [Lesson 4 The People](2003/MP)
== 3표 ==
- 킵루츠(Keeproots) : [Keepin' The Roots]
== 2표 ==
- 길 (from 리쌍) : [재, 계발]
-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 aka 최자와 개코) : 씨비매스(CB Mass), 티비엔와이(TBNY), 에픽하이(Epik High), 은지원
== 1표 ==
- 김도현 : 이수영, 이효리, M
- 박병주(껌엑스)
- 우용욱 & 박형국 : 로치73(Roach73) [Gone With The Smoke](2003/독립문화연대 비행선레이블)
- 윤상 : 윤상 [There Is A Man...](2003/Ode Music)
- 쥬비 & WTSE : 쥬비(Jubi) [The Phase](2002/서울음반)
- 크리티컬 피(Critikal P) : 바이러스(virus), [People & Places] 등
올해 나온 국내힙합 앨범 중에서 제대로 된, 그리고 들을만한 앨범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탄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초 스튜디오의 주인장으로서 여러 힙합 뮤지션의 음악을 다듬어 주는 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김봉현)
마초라는 이름이 더욱 친숙한 박재범은 올해의 엔지니어로 꼽을 만한 인물임에는 분명하다. 그의 엔지니어링 기술도 기술이겠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력 있는 뮤지션들과 함께 고민하며 대화하고 손수 앨범을 어루만져 주었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한다. 그의 손이 거쳐간 앨범들 가운데 데프콘(Defconn)과 씨비매스(CB Mass)의 2003년 발매 작들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더랬다. (김현준)
== 2표 ==
- 우정주 : 홀리마쉬(Holymarsh) [Infliction Ov The Morbid Intention](2003/Jusin Productions)
== 1표 ==
- 김승호 : 힙포켓(Hip Pocket) [Identity](2003/Platinum Media/Go Go Republic)
- 김영준 : 더더, 푸른새벽
- 전훈('Big Boom') : 현재 한국의 힙합, 인디록 음반 대부분을 마스터링 하고 있음
- 히로노리 사토, Dr.Ko, 금대현 : 넬(Nell) [Let It Rain](2003/서태지컴패니)
(3) 올해의 세션(앨범 단위로 선정)
== 5표 ==
1. 아소토 유니온(Asoto Union) [Sound Renovates A Structure](2003/Omnione)
제대로, 멋들어지게 악기를 연주하며 흑인들만의 전유물이라 불리는 훵크(Funk) 음악을 한국의 음반으로 들려줄 수 있는 이들이 어디 없을까? 여기! 아소토 유니온(Asoto Union)이 있다. 정식 데뷔 작 [Sound Renovates A Structure]는 오랜 시간동안 매니아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만큼이나 큰 만족을 주는 앨범이다. 드럼, 베이스, 기타, 키보드 거기에 드러머 김반장이 들려주는 보컬은 최상의 상태를 자랑한다. 어지간해서는 헐뜯기 작업에만 집중하는 본인 마저 동요되었으니... 말 다했다! (김현준)
Rare soul/funk를 믹스한 해외의 음반들이 몇 년새 많은 환영을 받았음에도 아직 국내에서 가장 열악하고 아쉬운 장르 중 하나였던 이쪽 계열의 팀이 나와주었다는 것만으로 반갑다. 그것도 Vinyl 시절보다 세련된 한 층 제대로 된 음악으로. (da20ill)
== 3표 ==
- 씨비 매스(CB Mass) [Massappeal](2003/크림)
== 1표 ==
- 더 준(The Jun) [Jun Project](2003/Woongjin)
- 리쌍 [재,계발(再啓發)](2003/서울음반)
- 말로(Malo) [벚꽃 지다](2003/JNH)
- 브라운아이드소울(Brown Eyed Soul) [1st](2003/갑/EMI)
- 서태지 [Seo Taiji 6th Album Re-recording And ETPFEST Live](2003/예당음향)
- 엄인호 [신촌 Blues 엄인호 Anthology](2002/Pony Canyon)
- Ftone Sound [Rendezvous](2003/음악창고)
- 이상은(Lee Tzsche) [신비체험](2003/Music Well/T Entertainment)
- 정원영 [Are You Happy?](2003/M&F)
- JS Culture [Missing](2003/O2Records)
- 쥬비(Jubi) [The Phase](2002/서울음반)
- 홀리마쉬(Holymarsh) [Infliction Ov The Morbid Intention](2003/Jusin Productions)
(4) 올해의 아트웍(앨범 재킷+부클릿)
== 2표 ==
1. Jin Tiger(박진) : 홀리마쉬(Holymarsh) [Infliction Ov The Morbid Intention](2003/Jusin Productions)
좋은 앨범아트웍은 음악과 조화됨은 물론 자체의 인상으로 여운까지 남긴다. 보통 커버아트가 음악에 종속되어 판정된다면, 훌륭한 커버아트는 스스로 근사할 수 있어서 감탄을 유발하고 나아가 작자에 대한 관심까지 불러올 수 있는 '독립 가능한 미술작품'이라 생각한다. 특이하고 재미있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지만, 기술적인 완성도를 전제로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홀리마쉬의 2집 아트웍이 '작품'은 아니지만 음악을 이해하는 박 진(바셀린의 기타)이, 여러 앨범을 작업했던 전문성으로, 내용물과 조화된 아트웍을 만든 경우에는 해당한다. 인디 씬에 모던/펑크/인디팝 앨범이 많았고 그에 어울리는 소박하고 예쁜 아트웍들이 많았기에, 스타일의 희소성에서도 부각되었다. (나도원)
음악도 음악이지만 자켓 또한 올해 가장 인상적이었다. 앨범 타이틀과 잘 맞아떨어질 뿐더러 데프콘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 창의적인 컨셉은 내용물을 훌륭하게 포장해내는데 성공했다. 이 참에 힙합 경시대회나 다시 한번 풀어봐야겠다. (김봉현)
짤막한 단편 만화와 힙합 경시 대회 시험지. 얼추 보기엔 우스꽝스럽고 유치해 보이지만 솔직히 말해 뭔가 있는 것처럼 구는 얄팍함보다는 차라리 낫다. 컨셉에 관련된 아이디어는 데프콘을 비롯한 마스터플랜 스탭들이 함께 고민을 하고 탄생시켰겠지만 이것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낸 아트웍 처리 역시 주목할 만 하지 않은가. (김현준)
중요한 순간, 그는 거기에 있었다. 노이즈가든의 [nOiZeGaEdEn](`96), 언니네이발관의 [후일담](`98)에 베이스주자로 참여했고, 노브레인의 상징적 앨범 [청년폭도맹진가](`00)의 믹싱 엔지니어도 맡았던 그는, 좋은 베이스주자와 엔지니어가 귀한 씬에서 자기 몫을 했으며, 언니네이발관의 [들국화 헌정앨범](`01)이나 또 다른 프로젝트들에서 연주자와 엔지니어로 손을 빌려주다 2003년 세상을 등진다. 고인의 이름을 감히 올리는 것은 비단 그 한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그와 함께, 소리 없이 등 떠밀려 꿈을 접고, 또는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 생업에 종사하다 몸을 다치고,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했던 뮤지션 모두에게 표하는 진심 어린 목례를 대신하고자 함이다. (나도원)
== 기타 ==
- 가슴, 웨이브, 이즘과 같은 온라인 음악비평 매체의 필자들
- 이종현 (Master Plan 대표)
- 카바레사운드
(2) 2004년의 기대주
== 4표 ==
1. 버벌진트
제대로 된 자신의 정규앨범 한 장 낸 적 없지만 EP와 각종 피춰링 작업을 통해 이미 독보적이고도 검증된 실력을 보여준 그가 제대한 지금, 앞으로 어떠한 가사와 음악을 선보일지 사뭇 기대가 된다. 들리는 소문엔 데프콘과 합작 앨범을 낸다고 하던데? (김봉현)
흔히 랩 음악을 얘기하면서 스킬(Skill)과 플로우를 혼돈하곤 하는데, 스킬은 분명하게 말해 플로우와 가사, 그리고 가사의 라임을 배열하고 조합하는 능력 모두를 일컫는다. 국내 힙합 씬엔 이런 스킬을 멋지게 선보이고 있는 인물들이 몇 안 되는데 이 가운데 버벌진트(Verbal Jint)는 2004년 결과물들이 기대되는 뮤지션이다. 개인적으로 얼어붙은 플로우가 불만이지만, 그래도 양질의 가사를 들려준다는 점은 그를 지나칠 수 없게 한다. 초등학생 일기쓰듯 가사 갈겨대는 럭셔리 아마추어들, 버벌진트를 교과서 삼아야 할 것이다. 반성 좀 하지 그래? (김현준)
1. 이기용(스왈로) & 허클베리 핀
밴드 활동과 함께 솔로(프로젝트 스왈로) 활동을 병행하게 될 2004년은 그에게 새로운 도약을 예고합니다. 현재 이장혁과 함께 가장 불운한 송라이터인 그가 이번에 '불운'이라는 꼬리표를 뗄지 주목합니다. (박준흠)
* '외로운 라디오'(2003-12-28)에서 스왈로와 허클베리 핀의 신곡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 3표 ==
- 가리온
- 언니네 이발관
- 이장혁
== 2표 ==
-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 aka 최자와 개코)
- DJ DOC
- 롤러 코스터
- 씨럽(C-Luv)
- 어어부 프로젝트
- 이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