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
人肯當下休면 便當下了하라
인긍당하휴 변당하료.
若要尋個歇處면 則婚嫁雖完이라도 事亦不少니라
약요심개혈처 즉혼가수완 사역불소
僧道雖好나 心亦不了라
승도수호 심역불료
前人云호대 如今休去면 便休去하라
전인운 여금휴거 변휴거
若覓了時면 無了時라 하니 見之卓矣로다
약멱료시 무료시 견지탁의
사람이 세속에 미련을 버리고
번뇌를 쉬게 하려는 마음 닦는 공부할 생각을 가졌다면
바로 실천에 옮겨 번뇌를 쉬게 해야 하리니
만일 따로 마음 닦을 곳을 찾으려 한다면
아들딸을 결혼시킨 후에도 아직 할 일이 많으리라.
마음 공부를 하기 바라면서도 여전히 세속에 미련을 둔다면
그 마음으로는 역시 깨닫지 못할지니라.
옛사람이 이르기를
"이제 쉬어버리면 곧 쉴 수 있으려니와
만약 끝날 때를 찾다보면 깨달을 때가 없으리라." 하셨으니
참으로 옳은 이야기이다.
제240(15)장
人肯當下休 인긍당하휴 : 사람이 기꺼이 일이 있는 자리를 그만두면
便當下了 변당하료 : 바로 그 자리에서 깨닫게 되나
若要尋個歇處 약요심개헐처 : 만약 반드시 별개의 쉴 곳을 찾으려고 하면
則婚嫁雖完 즉혼가수완 : 곧 (자식의) 혼사가 비록 끝났다 하더라도
事亦不少 사역불소 : 일은 또한 줄어들지 않을 것이요
僧道雖好 승도수호 : 승려와 도사가 되면 비록 좋아지겠지만
心亦不了 심역불료 : 마음은 역시 깨닫지 못하리라.
前人云 전인운 : 옛 사람이 말하되
如今休去 여금휴거 : 만일 지금 (일을) 쉬고 덜면
便休去 변휴거 : 곧 쉬고 덜 수 있지만
若覓了時 약멱료시 : 만약 깨달을 때를 찾으면
無了時 무료시 : 깨달을 때가 없다 하였으니
見之卓矣 견지탁의 : 뛰어난 생각으로 보이는 도다.
肯 옳게 여기다 긍, 즐거이 긍, 기꺼이 긍, 수긍하다 긍
當下 즉각, 바로, 바로 그때, 일이 있는 그 자리
下 내려놓다 하
休 그치다 휴, 그만두다 휴, 쉬다 휴
歇 쉬다 헐, 그치다 헐
婚嫁 혼사, 시집장가
嫁 시집가다 가, 가다 가, 떠넘기다 가
完 끝내다 완, 완결하다 완
僧道 승려와 도사
僧 중 승, 마음이 편안한 사람 승
去 가다 거, 덜다 거
覓 찾다 멱, 구하여 찾음 면
卓見 뛰어난 의견이나 견해
<빙혼>
如今休去 便休去 若覓了時 無了時
만일 <지금 당장> 그 무엇인가를 쉬고 덜어낼 수 있다면
쉽게 쉬고 덜어낼 수도 있겠지만
만일 <나중에> 깨달을 때를 찾으려고 한다면
깨달을 때는 절대로 없을 것이다.
<나중> 선생이나 <나중>여사님들은 평생 나중에 찾다가 말 것이다.
보는 즉시, 듣는 즉시, 깨닫는 즉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데 결코 쉽지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처한 환경, 처한 상황이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알면서도 못하는 경우가 있고 모르기 때문에 못하는 경우도 있다.
빙혼 마음은 한시라도 지금 당장 속세를 떠나 장백산 자락 깊은 산 골 마을로 들어가
다시는 이 속세에 내려오지 않고 화전을 일구고 약초를 캐어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내 아이 학비는 누가 대 줄 것이요, 내 마무라 생리대는 누가 사 줄 것인가?
싯달타가 처자식을 버리고 출가를 하여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지만
싯달타는 원래 왕자님으로서 평생 먹고 살 걱정이 없는 팔자에 그런 가출을 할 수가 있지
하루 세끼 먹는 것이 깝깝한 백성들이 자기 혼자 깨달음을 얻겠다고 가출을 하게 되면
가족들은 거지로 만드는 일인데 그러고 보면 싯달타도 배부른 자의 고민이었을 뿐이다.
그래도 그런 부귀영화를 떨치고 스스로 거지처럼 동가숙서가식하면서 살았다는 것이 대단하다.
만일 싯달타가 부처가 되지 않고 위대한 왕이 되어 그 당시 나라를 더욱 더 키워
세계 제일의 강국으로 만들었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