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을 걷다 보면
음력으로 설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새해가 되었으니 또 한 살 더 먹은 것이지요. 지난 성탄절 전에 손주를 얻어서 할아버지가 되고 보니 나이 먹은 것이 더 느껴집니다. 느껴지는 것이 아니고 사실이겠지요. “나는 손주 본 적이 언제적인지도 모르겠고 나이 세는 것도 이제 잊고 산다”, “그 나이에 왜 그러느냐?”고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요. 그래도 나이가 느껴지는 요즈음입니다. 새해 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요.
산다는 것이 앞을 내다보며 살아야 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뒤도 돌아보아야 한다라고 합니다만,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 부끄러운 기억들이 많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나쁜 기억도 사는 것에 대한 스승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사람의 생각이나 기억들이 논리적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것도 새해 초라서 그러는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것은 걷는 것입니다. 오래 걷고 멀리 걷고 낯선 길을 걷다보면 몸도 생각도 영적으로도 회복되고 건강해질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걷는 동안에 생각을 멈추고 침묵의 시간을 가지다보면 새롭게 보이고 들리고 깨닫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면 ‘그분’도 ‘나’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요즈음 조금 더 걷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늘 동네 한 바퀴 도는 정도입니다. 몸을 움직이지 못했더니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그리고 걷는 것에 대한 계획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260km가 그렇게 좋다는데 걸어보고 싶고, 제주도는 왔다갔다만 했지 제대로 한 번 걸어보지 못했습니다. 올레길 437km는 아니더라도 걸어보려고 합니다. 꼭 누구랑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 아들이랑 어디든 한 번 걸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누가 그랬다지요. 걷는 것은 도착지가 목적지에 있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걷는다니 참 설레고 기분 좋은 말이지요.
새해 첫 편지 이렇게 마칩니다.
첫댓글 손주 보신것 축하드립니다~~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걷는다...넘 좋아요
축하드려요^^
할부지 되신것 축하드립니다🎁
저도 새해에는 자주 걷고 싶은데
아들과 걷는 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두 아들과 한번은 걸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