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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모든 것이 자신의 마지막을 터트린다. 마치 대단원의 피날레를 위해 일년 내내 아껴왔다는 듯이"
미국 작가 로렌 스테파노의 말입니다.
수확과 결실의 시기인 가을은 자연이 황홀한 유화(油畵)처럼 보이는 계절입니다. 무엇보다 단풍을 빼놓을 수 없겠죠.
푸르렀던 숲이 가을이 깊어지면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풍경은 늘 익숙하면서도 신비롭습니다.
단풍은 기온이 떨어지면 나뭇잎이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 녹색 잎이 붉거나 노랗게 물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를테면 나무들이 겨울나기를 위한 몸부림이 아이러니하게도 파스텔톤의 황홀한 색채를 뿜어내는 겁니다.
그래서 한승수 시인은 "붉게 타오르며 / 하루의 대미를 장식하는 노을처럼/ 진정한 아름다움은 / 소멸의 순간 빛을 발하는가"라고 노래했습니다.
그 단풍을 감상할겸 사전답사를 위해 주말 '붉은 치마를 두른 둣 아름답다'는 전북 무주 적상산(赤裳山/해발 1031m))을 다녀왔습니다.
명불허전입니다. 산정호수(해발 860m)로 올라가는 15km의 구불길은 적상산 웅장한 절벽의 붉은색 바위지대를 배경으로 '단풍의 정석'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는 변덕스런 날씨탓으로 단풍 때깔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은 이 길에선 통하지 않습니다. 마치 적상산을 다 태워버릴 것처럼 붉게 타올랐습니다.
단풍철 드라이브 코스(트레킹 코스로는 너무 오르막길 입니다)로는 단연 손꼽을만 합니다.
해발 800m 분지에 조성된 상부호수 전망대에 오르면 동서남북의 풍광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막 해가 산너머 숨어버린 서쪽 풍경.
멀리 지리산이 보이는 북쪽 풍경.
울긋불긋 채색된 적상산 비탈면과 먼 산의 능선.
상부호수로 올라오는 구불길에는 절정에 이른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뤘다.
노란 단풍과 불은 단풍이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다.
해발 950m에 위치한 천년고찰 안국사로 올라가는 고갯길에도 어김없이 단풍이 반긴다.
안국사 아래쪽에 있는 적성산성
고려 충렬왕때 창건했다가 1989년 상부호수가 조성되면서 고지대로 이전한 안국사는 전망이 빼어나다.
절정에 이른 단풍나무가 안국사 경내를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적상산 서창코스 입구
"내 가슴, 내 영혼 또한
아름다운 빛으로 물들어 가리"
정연복의 시 '단풍과 나'가 떠오르는 풍경이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