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블에서 청년을 데리고 카자흐스탄 청년집회에 참석하러 올라온 최유라 목사님과 함께 7월 금요심야기도회를 가졌습니다. 강 목사님이 여기 선교사로 파송받아 와서 얻은 첫열매라고 합니다. 고려인인 최유라 목사님은 원래는 권투선수이자 마피아 조직에도 관계하여 껄렁껄렁 살아가던 건달이었답니다. 교회에 가면 친절하게 대해준다는 말은 어디서 듣고, 어느 날 알마티 감리교회에 찾아와 재워달라, 밥 달라, 용돈 달라, 이러면서 빈대붙었다지요. 교회에서는 친절하다는데 과연 언제까지 내 뜻을 받아들여 줄 것인가, 드러내놓고 빈정대며 그랬다지요. 하지만 아무 말 없이 반기며 친절하게 대해 주는 강 목사님 내외분과 교회 분들의 태도에 점차 감동받아 주님을 영접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교회 다니면서 교회 안에서, 어머니가 대학교 총장인 아주 참한 아가씨한테 반한 최유라 씨는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였고, 아가씨가 너무 어리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아가씨가 법정 결혼 연령인 18세 되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리다가, 그 아가씨가 18세가 되자마자 정확히 사흘 만에 웨딩 마치를 울렸다는군요. 잠블에서 올라오기만 하면 이것저것 호심탐탐 노리며 마구 챙겨가고 집어간다는 최유라 목사님, 이번에도 두리번거리면서 무엇 가져갈 것 없는가 열심히 탐색합니다. 신 집사님보고는 “집사님, 지금 타고 다니는 승용차, 흠 안 나게 잘 몰고 다니세요. 나중에 내가 타야 하니까요” 이러면서 노골적으로 눈독을 들이며 침을 발라 놓습니다. 강 목사님보고는 교회 청년들이 사용하는 전자 악기 하나를 가져가도 되느냐고 떼를 써놓았다면서, 강 목사님은 리자 권사님한테 “교회 재정 남은 것 얼마나 돼요?” 확인합니다. 아마도 어지간하면 그 소원 들어줄 눈치입니다. 올라오기만 하면 거덜내고 간다며 웃는 사모님의 표정을 보니 그래도 마냥 즐거운 빛이 역력합니다. 목사 안수를 받아, 알마티 감리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다, 잠블 교회로 파송받아 여러 해째 목회하고 있다는데, 지방 교회에서 목회하는 게 하도 힘들어(주로 고려인이며 어린이까지 포함해 100명 교인), 목회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이번 집회에서 은혜를 받아 다시금 기운을 차려 열심히 하겠다는 간증을 하는 듬직하게 생긴(마치 곰 한 마리가 버티고 선 듯한 인상의) 최유라 목사님을 보면서, 강 목사님은 최유라 목사님 하나만 봐도 이미 성공한 분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선교사로 파송받아 온 지 10년이 되는데, 이제 누가 몇 년 되었느냐고 물어오면, 러시아어도 잘 못하고, 이루어놓은 것도 없어 대답하기 싫다는 강 목사님이지만, 내가 보기에, 현지 사역자인 최유라 목사님 하나 키워낸 것만으로도 큰 보람이라 생각합니다. 문득 김 장로님 생각이 납니다. 은퇴 후 이곳에 와서 소리소문 없이 자비량 선교를 하면서, 성실하고도 재미있게(행복감을 느끼며) 대학생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면서, 6년만에 마침내 똘똘한 카작 학생 하나를 제자 삼아 성경공부를 하고 있으며서 내게 하시는 말씀, “이제 이 학생만 복음화하여 신학교 가게 만들면, 이곳에서의 내 사명은 다한 걸로 여기고 다른 곳으로 뜨겠다”는 그 말이 생각납니다. 정말 한 생명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는 주님의 말씀을 묵묵히 실천하는 김 장로님의 모습과, 거구를 흔들며 간증하는 최유라 목사님을 지켜보던 강 목사님의 미소가 겹쳐져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