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박재학 시인의 시집 『저녁은 누구에게 공평하게 온다』(푸른사상)를 소개합니다.
박재학 시인은 2013년 시집 『길 때문에 사라지는 길처럼』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시집으로 『지난 세월이 한나절 햇살보다 짧았다』 『끼니 거르지 마라』가 있습니다.
출판사에 제공한, 고영직 평론가의 시집 해설을 옮겨봅니다.
[(전략) 박재학 시인은 시집 『저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온다』에서 “흔들리는 것들을 감싸는 것이 내 일”(「억새」)이라고 자임했던 본래의 삶의 태도를 회복하고자 한다. 이것은 소위 ‘K-장남의식’(「장남」)의 발로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타락한 순결과 너덜너덜한 양심과/때로는 지려놓은 생활”(「수건」)마저 ‘닦는’ “수건의 삶”을 살고자 했던 본래의 심성을 회복하겠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더 이상 누군가에게 예속되어 사는 삶을 거부하고, 누군가를 어루만지고 품어주려고 한 본래의 삶을 회복하려는 삶의 태도가 강하게 느껴진다. 더 이상 “불현듯/한 사람에게 길들여져/나를 놓치고 살던 때”(「길들여지다」)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를 놓치고 살던 때”란 결국 내 고유의 야생성을 잃어버린 삶이 아니던가.
그래서일까. 시집 『저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온다』는 본래의 야생성을 되찾고자 하는 박재학 시인의 시적 여정을 잘 보여주는 시집으로 읽힌다. (중략)
시인은 지금 세상은 여전히 “불덩이 같은 세상”(「발길질」)이지만, “나는 노을의 끝자락을 잡고 조금 천천히 하자고 했다”(「시월 초하루」)처럼 더 이상 평가시스템에 짓눌린 시간이 아니라 ‘다른 시간’을 사유하고 그런 삶을 살고자 실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나는 “계절로 가는 녹색 신호가 바뀌지 않았는데 가을이 게릴라처럼 습격해 가을 타는 것들을 안아줄 새도 없이 작별 인사를 하게 되었다”(「신호위반」) 같은 표현들에서 시인 본래의 감싸고 품어주려는 성정(性情)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후략)
― 고영직(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박재학 시집 『저녁은 누구에게 공평하게 온다』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출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