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정 등 기존 독점상품 가격파괴가 전략
다른 제조업체 통해 대량 생산 절반으로 가격 낮추는 방식
영업규제. 모바일쇼핑 등 영향
매출9분기째 감소, 위기상황
"기본으로 돌아가야 극복 가능"
"과거 이마트의 기본 전략은 '누구나 사는 상품을 조금이라도 싸게 파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마트가 아니면 살 수 없는 상품을 아주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입니다"
전국에 148개 매장을 두고 있는 국내 대형마트 업계1위 기업인 이마트의 이갑수(57)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내수 침체를 돌파하는 우리의 핵심전략은 독점 기업이 파는 비싼 제품을 집중 겨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흔한 범용 상품을 싼값에 박리다매 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우위를 갖고 있는 독점 기업이 판매하는 고급 상품을 다른 협력업체에 주문해 대량 확보한 다음 반값에 판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의 성공 사례로 그는 지난해부터 이마트에서 반값으로 시판 중인 '홍삼정'과 'LED전구'를 꼽았다. 두 제품 모두 한국인삼공사 같은 독점 기업이 비싸게 팔고 있었지만 , 이마트가 뛰어들어 다른 제조업체와 별도 계약을 통해 대량 생산한 뒤 이마트 매장에서 반값에 판매하고 있다.
"이런 상품들은 생활을 바꾸고 트렌드의 흐름을 타는 상품이어야 합니다. 홍삼정은 건강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아떨어졌고, LED전구는 친환경 절전 분위기를 올라타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그의 성장 전략 변화는 매출 감소와 고객 이탈 같은 어려움 때문이다. 이마트 매출은 2012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9분기 연속 전년 동기에 비해 줄고 있다. 이런 하향세는 1993년 이마트 1호점 출범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정부규제와 유통 채널의 다변화다. 과거엔 한 달에 신규 점포 5개가 문을 열면서 매출 성장을 견인했지만 지난해에는 규제로 월2개 개점에 그쳤다. 매월 두 차례 매출이 가장 많은 일요일에 강제로 문을 닫는 것도 큰 부담이다. 이 대표는 "올 상반기에 기존 점포 기준으로 매출이 2%정도 감소했는데 그중 1.5%포인트는 이런 영업 규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인터넷쇼핑, 홈쇼핑,모바일쇼핑 같은 다양해지난 다른 유통 업태의 도전도 위협적이다. 실제로 자동차를 타고 가서 물건을 사야 하는 이마트보다 앉아서 주문하는 온라인 쇼핑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런 위기는 결국 싸고 좋은 상품을 판다는 기본으로 돌아갈 때 극복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소비의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경제 민주화와 유통 다변화를 수용하면서 생존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상품과 자체 브랜드 상품의 비중 확대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 대표는 "지금은 값싼 수입 상품이 전체의 3~4%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더 늘리겠다."고 했다
그는 또 이마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실속있는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돼지고기 업체인 도드람푸드의 경우, 이마트와 거래를 시작한 2002년 매출이 4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500억원으로 늘었다. 이마트와 거래 규모는 같은 기간 12억원에서 623억원으로 늘었다. 도드람푸드 같은 상생 성공 사례를 더 많이 만들겠다는 것이다.
부산고와 경희대를 졸업한 뒤 1999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해 올 2월 대표가 된 이대표는 "지금처럼 성장이 둔화된 시기에는 직원들에게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애플처럼 획기적인 상품을 만들어 시장을 제압할 수 있는 회사는 아닙니다. 1000원짜리 2000원짜리 모아서 13조원을 파는 회사입니다. 결국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힘을 합쳐 이마트에만 있는 상품을 얼마나 잘 준비하는 지 여부가 열쇠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