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전에 법륜스님께서 이런 법문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부처님 어머니는 애기 갖기 전에 벌써 태몽 꾸기 전에
우리 같으면 어떤 명절 같은 때에 40만냥의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었습니다.
그리고 애기를 갖었을 때 세상이 이렇게 변했다고 경전에는 표현돼 있어요.
토끼와 사자가 함께 뛰놀았고, 뱀과 개구리가 함께 뛰놀았다..
사자가 토끼를 잡아먹고,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는 게 보통이지만..
그렇게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그런 살심을 불러 일으키지만..
그러나 애기 갖고나서는 그런 생각을 안 했다는 의미입니다.
토끼와 사자가 함께 뛰놀고, 뱀과 개구리가 함께 뛰논다는 말은
엄마 마음에 아무런 살심이 없었다..
누굴 미워하거나 해치거나, 그런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호명보살(석가모니 부처님)이 마야부인 태중에 들었을 때 세상은 어떠했나 하면
장님이 눈을 뜨고, 귀머거리가 소리를 듣게 되고, 벙어리가 서로 말을 하게 되고
앉은뱅이가 일어서게 되고, 꼽추가 등을 펴게 되고..
그리고 마지막에 지옥의 불이 꺼졌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그 말은 무슨 의미인가 하면
마야부인의 마음에 괴로움이 없어지고, 지혜의 눈이 열리고
지혜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리고, 입으로는 진실을 말하게 되고..
그런 걸 상징하는 것입니다."
▒ 그 내용이 저에게는 다소 생소한 것이었는데, 복지관에서 강의를 할 때 그 말씀을 소개했더니
교회 다니시는 분께서 '그런 표현이 성서에 나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혹시.. 법륜스님께서 성서 말씀을 잘못 인용하신 것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돼서
집에 와서 성서 내용을 알아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었습니다.
(사 11:6)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사 35:5) 그 때에 맹인의 눈이 밝을 것이며, 못 듣는 사람의 귀가 열릴 것이며
(사 35:6) 그 때에 말 못하는 자의 혀는 노래하리니, 이는 광야에서 물이 솟겠고 사막에서 시내가 흐를 것임이라..
이 말씀은 앞으로 장래에 올 천국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 불교 경전에는 그런 말씀이 없을까? 있더군요.
▒ 팔리어 경전 '자타카'와 기원 2세기에 기록된 붓다의 생애에 관한 산스크리트어 원문 '붓다-차리타(불소행찬)'
'네 수호 천사가 와서 침상째 왕비를 들어올린 다음, 히말라야 산으로 데리고 갔다. ··· 그리고 나서 이들 수호 천사의 아내들이 와서, 왕비를 아노타타 호수로 이끌고 가더니, 목욕을 시켜, 인간적 흠을 모두 제거하였다. ··· 멀지 않은 곳에 은산(銀山)이 있었고, 그 산속에 황금 저택이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머리를 동쪽으로 향하여 신성한 침상을 펴고, 왕비를 그 위에 뉘었다. 그때 장래의 붓다는 위엄있는 흰코끼리가 되어 있었다. ··· 흰코끼리는 은산으로 올라가서 ··· 어머니의 침상을 오른쪽으로 하여 침상 둘레를 세 번 돌고서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를 치더니, 어머니의 태 속으로 들어가는 듯하였다. 그런 식으로 중하절(仲夏節)에 수태를 하였다.' 왕비가 남편에게 꿈 이야기를 하자, 왕은 64명의 탁월한 힌두교 승려를 불러모아 먹이고 입힌 다음 해몽을 하게 하였습니다. 그들의 대답은 이러하였습니다. '대왕이시여, 염려하지 마십시오! ··· 왕께서는 아들을 얻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아들은 계속 집에 머물러 살면 전세계를 다스리는 전륜 성왕이 될 것이지만, 만약 출가하여 세상을 등지면 붓다가 되어 이 세상에 드리운 죄와 어리석음의 구름을 거둘 것입니다.'
그 후에, 32가지 기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갑자기 일만 세상이 모두 진동하고 요동하고 흔들렸다. ··· 모든 지옥의 불이 꺼졌다. ··· 사람들 사이에 병이 그쳤다. ··· 연주하는 사람도 없이 모든 악기가 음악 소리를 냈다. ··· 망망 대해의 물이 단맛으로 변했다. ··· 일만 세상 전체가 하나의 꽃다발처럼 더할 나위 없이 영광스럽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룸비니 동산이라고 불리는 사라수(沙羅樹) 정원에서 특이한 방법으로 붓다가 출생하였습니다. 왕비는 동산에서 가장 높은 사라수 가지 하나를 잡고 싶어했는데, 나무가 호의를 나타내어 가지를 구부려서 왕비의 손에 닿게 했습니다. 나뭇가지를 잡고 서 있던 중에, 아기를 낳았습니다.
'아기는 어머니 태에서 나올 때, 설교좌에서 내려오는 설교사처럼 혹은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처럼 어머니의 태에서 나왔는데, 양손과 양발을 뻗치고 아무 불결한 것도 묻히지 않은 채 나왔다. ··· 태어나자마자, (장래의 붓다는) 양발을 땅에 굳게 딛고 서더니 북쪽으로 일곱 걸음을 걸었다. 머리 위에는 보개(寶蓋) 일산이 들려 있었다. 아기는 사방을 둘러보고 비길 데 없이 큰 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우주 사이에 나보다 존귀한 것은 없다. 이번이 나의 마지막 출생이다. 다시 태어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 '방광대장엄경'이나 '불본행집경'에도 그런 표현이 나온다고 합니다.
'마야부인의 탁태와 함께 갖가지 상서로운 일들이 잇달아 생겼다. 대지가 진동하고 세계는 한없는 광명으로 가득 찼다. 이 영광을 보려고 애쓴 탓인지 맹인은 시력을 되찾았고, 귀머거리는 청력을 회복했으면, 벙어리는 서로 말을 주고 받고 등등 모든 생물의 병은 없어지고 그들은 서로 애정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었다..'
▒ 결론적으로, 아마도 그 '32가지 기적'의 내용 중에 법륜스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 32가지 기적이 어떤 것들인지는 제가 아직 확인하지 못 하였지만 '모든 지옥의 불이 꺼졌다'라는 표현이 일치하는 것으로 볼 때, 아마도 그 기적들 중에 스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들어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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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육왕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여러 비구들과 함께 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는데..
(중략) 그 때 세존께서 성문이 서있는 경계지점을 발로 밟으시자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으니..
(중략)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신통력을 나타내시자 여러 사람들은 큰 소리로 외쳤다.
"신기하구나, 저런 신통력이 나타남은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저 불세존께서는 성으로 들어오시면서
이러한 여러 가지 일찍이 없었던 법을 보여주시는구나." 다음 게송으로 읊은 것과 같다.
"낮은 땅은 곧 평평해지고 높은 땅은 도리어 낮아지는구나.
부처님의 위엄 있는 신통력으로 가시밭도 기와조각도 조약돌들도 모두 다 다시는 보이지 않았네.
귀머거리․장님과 또 벙어리들이 곧 보고 듣고 또 말을 하였으며
그 때 성곽들은 악기처럼 두드리지 않아도 오묘한 소리를 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