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4일차(2월19일)
<울릉공>
울릉공이면 울릉도인가? 옆에 독도도 있나? 일본 놈들 이곳에도 죽도라고 부르는 곳이 있나? 등대도 있고, 돈대도 있는 데, 그저 보기에 평범한 해수욕장이다. 무슨 의미일까? 어디서 본 듯 하다. 아중리 시드니 모텔에서 본 것도 아니고..... 맞다 강화도다. 그럼 의미는? 우리 강화도와 똑 같겠지. 혼자 정리해 버린다. 등대 그늘에 누워 뭉게구름만 바라보다, 이 곳까지 와서도 국산 담배만 고집하는 (예전에 2년간의 해외 근무 때도 그랬다. 무슨 애국자라고..) 나 자신을 핀잔하며, 한 대 태워 물다.
울릉공 등대
이나라엔 전쟁이 없었다. 유일하게 해적과 한번 대치한 이곳에 돈대를 만들었다.
울릉공 돈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오페라하우스. 사진으로, 또는 영상으로 자주 보아서 인지 낯설지 않고 정겹다. 용돈 털어 커플티셔츠를 사 가지고 와서, “엄마 아빠! 오페라하우스 배경으로 두 분 사진 꼭 찍어다주세요.” 혼자 두고 와서 여행 내내 마음에 걸리던, 공주님과의 이 약속마저도 디카 밧데리 방전으로 지키지 못했다.
시드니의 자랑 -오페라 하우스
시드니의 자랑 -오페라 하우스
<시드니 수족관>
우리네 63빌딩 수족관이 이 곳을 모방했나? 무서운 상어 밑에서 두리번거리다가, 움직이는 산호들 사이를 헤집고 나왔더니, 비가 내린다. “우산” 가방에 넣어 늘 들쳐 메고 다녔는데, “제길헐” 차에 두고 내렸더니, 비가 온다. 어쩌면 내 인생은 꼭 이 모양이다. 준비해 둘 때에는 쓸모가 없고, 없애고 나면 꼭 필요하게 된다.
수족관아래 터널
수족관 -머리위로 지나가는 상어떼
출장 5일차(2월20일)
<본다이 비치>
가는데 마다, 전에 가본 곳(?)이다. 여긴 격포 채석강 이잖아? 시드니 온 후로 3번째 바닷가 방문인 데, 준비해 온 수영복은 제구실을 못한다. “젠장” 일정 더럽게 짜였다. 되돌아가서 00관광 사장님께 손해배상 청구나 할까?
본다이비치 격포 채석강을 닮았다
바닷물에 들어가고 싶은데 일정상 포기
<겜팍>
영화 빠삐욘에서 주인공이 절벽에서 바다를 향해 뛰어 내리기 전, 바닷물의 흐름을 알기 위해 인형을 던졌다는 곳이라는 데, 그러고 보니, 영화장면 배경과 똑 같이 생겼다.
영화 빠삐용의 촬영지 겜팍-이곳에서 주인공이 탈출을 시도하는 장면 촬영
영화 빠삐용의 촬영지 겜팍-이곳에서 주인공이 탈출을 시도하는 장면 촬영
마눌 웃는 모습 본지가 언제였든가? 기억이 가물거린다.
한데 여기서 웃었다.고맙게도 내게 웃어주었다.
<시드니 아리랑>
가장 아름다운 항구도시 시드니, 그 중의 꽃 시드니 항. 모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시드니 하버크루즈 선상에서 점심을 먹는다. 옆을 본다. 동양인 특유의 코가 납작한 초라한 여인이 있다. 내 마누라다. 다 보아도 내게 두고는 제일 예쁘다. 팔불출인가?
하버크루즈 선상에서 본 시드니항
하버크루즈 선상에서 본 시드니항
하버크루즈 선상에서 본 시드니항
갑자기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겁다. 어울리지 않는 양코가, 어울리지 않는 플룻으로, 어설프게 연주하는 아리랑이 순간 가슴을 때린다. 나도 모르게 씁쓸한 박수를 쳐주었다. 4만 여명의 교민들이, 이역에 와서, 변질된 저 아리랑 가락처럼, 어설프게 살아가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린다. 누가 4만 여명의 교민들을 이 땅에 내 몰았는가? 정말 가슴이 아리고 쓰리다. 조국에 남아 있는 우리들 죄 같아 고개가 숙여진다.
첫댓글 호주에는 우리나라 자가용처럼 왠만한 부자는 그렇게 요트하나씩은 가지고 있다고 하던 가이드말에 참 놀랐었는데...그 선박에서 먹던 요리가 무엇이더라? ㅎㅎㅎ 아무튼 달리는 배안에서 식사도 인상적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