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라는 직책을 맡고,
예년과 다를바 없는 행사들만을 고집하고 싶던 나는...
두번의 게릴라 행사가 있음에 움찔했다.
그중 하나의 활동이 태안 봉사활동이었음에 더욱 기가 죽었다.
소규모로 움직이는 거였다면 걱정이 덜했을터인데,
고은돌의 연중 활동으로 선택되었고, 10명이상의 인원이 움직여야 했다는 것에서 걱정이 앞섰다.
당초에 계획되었던 차량 섭외가 하나둘씩 무산되었다.
20인승이 포기가 되었고, 9인승도 포기가 되었다.
19명 출발예정인원도 15명으로 줄었다. (출근, 감기 등으로..)
그와 함께, 당초에 계획했던 대야미역에서 지역별로 분산되어 네팀으로 나뉘어 출발했다.
몇몇은 장소를 조금 옮기기도 했지만, 인원들의 이동에 무리가 없었다.
지역적인 분산으로 7시 혹은 7시 30분, 8시..정도의 기준으로 출발하여 파도리해수욕장에서 10시이전에 모두 도착할수 있었다.
당초에 우려했던, 지각(?)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흐읍. 이쯤에서 심호흡 한번.)
준비해온 방진복과 장갑 일부를 사용했고, 그곳에 비치되어 있는 재활용품 일부를 사용하기도 했다.
아~ 남은 건 후원자님께 반납해얄텐데...(혹시라도 태안에 가실 계획 있으신 분 말씀주세요.^^)
작업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중에 참으로 깨끗해진 해변가를 보고 놀랬다.
또한, 작업하는 곳에서도 외관상으로는 거의 깨끗해진 것 처럼 보였다.
그만큼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았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우리의 작업에는 힘써서 돌덩이들을 치워야 보이는 기름찌꺼기들을 찾아 헤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난 바위등에 뭍어있는 기름때는 추위때문에 얼어있어 잘 닦이지 않았고, 그나마 뒤집혀진 돌들 안에서는 여러규모의 기름찌꺼기를 찾아낼수 있었다.
오전의 작업은 물이 들어오면서 점차 중단되었다.
12시쯤이 되면서 우리팀만을 남기고 모두 철수하였고, 우리도 바다의 뜻에 따라 뭍으로 뭍으로 밀려들어왔다.
전날 이것저것 열심히 준비를 했다.
간단한 점심을 위해 사발면과 생수, 간식을 위한 쵸코파이, 그리고, 어느정도의 과일.
그런데, 풍성한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따뜻한 밥과 따끈한 국, 도시락에 사발면등...
우리의 일용할 양식의 사용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보급해주는 따뜻한 점심을 든든하고, 배터질 정도로 먹었다.
물이 빠지기를 기다릴때까지..
일부는 차에서 잠을자고, 일부는 수다삼매경에 매진하며...
2시가 넘은 시간부터 다시 오후 작업에 들어갔다.
오전에 함께했던 많은 이들은 어느틈에 제각기 흩어져, 그 넓은 파도리 해변에는 달랑 우리 15명이 전부였다.
어디로들 가버린건지....
오전에도 말없이 일했던 우리였지만...
오후에는 말할 새도 없었던 듯이.. 그저 기름을 닦는 일에만 전념했다.
매서운 바닷바람을 등지고, 혹은 맞대고..
바위틈새를 공격하고, 바닥을 파내어 검을 기름때를 찾는일에 정신을 집중한다.
곳곳에서 "심봤다." "대박났다.." 가 터져나온다.
좋다고 해야할지...슬프다고 해야할지...^^
어느틈에 모두들 들고있던 수건들이 걸레로 변해간다.
그리곤, 어느틈엔가 우리에게 철수를 요청하는 분이 생겼다. 우리가 모두 나와야 퇴근을 하실수 있단다.
시간이 벌써 5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이었다.
오후시간은 오전보다 더 바람처럼 지나갔다.
방진복과 장갑, 그리고 장화까지 모두 벗어서 정리를 하니, 어느새 일하시는 분들은 떠나셨다.
황망한 바다를 등지고 남은 15명...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인양...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본연의 바다색을 내뿜어댄다.
넘실거리는 파도는 어딘가 섞여있을 기름때를 가려내려는듯 뭍으로 밀어내는듯 보이고...
우리들의 얼굴은 그래도 뿌듯함이 가득하다.
이왕 온거 조금 더 하면 좋았겠지만, 이렇게라도 할수 있었음에 위안을 삼아본다.
근데, 난 별로 안추웠다.
너무 많이 껴입어서 그런것 같다.
앉는것도 너무 힘들더라..
뒷풀이는 소하리 어느 도로변에 있는 돼지고기두루치기집에서였는데....
못먹는 사람들도 간혹 있었다.
먹느라 정신없어 몰랐는데, 그들에게 5천원을 다 받은것이 살짝 캥긴다. 쩝..
어설픈 마무리를 하고, 또다시 지역별로 차량에 탑승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반성한다.
작업할때, 조금더 손을 놀리지 못했던걸..
바다에게 몇마디 안부를 전하지 못했던걸..
우리 회원들을 살뜰히 챙기지 못했던걸...
그래도, 오늘 하루 너무 기쁘게 보냈던걸 생각하며 맘이 뿌듯해한다.
회원여러분들도 모두 나와 같은 맘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생일선물로 전해지는 도서에 쓰여진 문구에..
"김선우를 생각하면 고은돌에 가고싶은 사람"이 되란다.
그런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문득 고민을 해보게 된다.
아~~
웃으면서 자꾸 나오라고 나오라고 그러면...
환영이 보이면서 마법처럼 고은돌에 나오게 되려나???
전화를 걸어 자꾸 자꾸 나오라고 그러면..
환청이 들리면서 어느새 고은돌 활동에 나오게 되려나??/
푸핫..^^우스개 소리다.쩝..
헉..
벌써 10시다.
아침 업무는 모두 접고,
고은돌 일에 매진했다.
나 미쳤어...
이제 본격적인 결재준비에 돌입한다.
See you soon!
휴~
안도의 사전적 의미인 어떤일이 잘 진행되어 마음을 놓음..이
지금의 내 마음과 딱 들어 맞는다.
이런 안도의 숨을 앞으로 10달만 쉬면 되는거지??
아자아자, 가자~~
첫댓글 왠 후기가 이렇게 길어....김작가 나오셔네.......고생 햇수다...역시나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그자리가 부담이라는거...다덜 아시는지라....담 활동땐 총무님 ...신경안스게 자발적으로 활동 할것이라 생각 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