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오줌 누고 싶다
이규리
여섯 살 때 내 남자친구, 소꿉놀이 하다가
쭈르르 달려가 함석판 위로
기세 좋게 갈기던 오줌발에서
예쁜 타악기 소리가 났다
셈여림이 있고 박자가 있고 늘임표까지 있던,
그 소리가 좋아, 그 소릴 내고 싶어
그 아이 것 빤히 들여다보며 흉내 냈지만
어떤 방법, 어떤 자세로도 불가능했던 나의
서서 오줌 누기는
목내의를 다섯 번 적시고 난 뒤
축축하고 허망하게 끝났다
도구나 장애를 한번 거쳐야 가능한
앉아서 오줌 누기는 몸에 난 길이
서로 다른 때문이라 해도
젖은 사타구니처럼 녹녹한 열등 스며있었을까
그 아득한 날의 타악기 소리는 지금도 간혹
함석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로 듣지만
비는 오줌보다 따습지 않다
서서 오줌 누는 사람들 뒷모습 구부정하고 텅 비어있지만,
서서 오줌 누고 싶다
선득한 한 방울까지 탈탈 털고 싶다
ㅡ시집『뒷모습』(랜덤하우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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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오줌 누고 싶다
이규리
여섯 살 때 남자친구 소꿉놀이 하다가
쭈르르 달려가 함석판 위로
기세 좋게 갈기던 오줌발에서
예쁜 타악기 소리가 났다
(셈여림이 있고 박자가 있고 늘임표까지 있었다)
그 소리가 좋아, 그 소릴 내고 싶어
그 아이 것 빤히 들여다보며 흉내 냈지만
어떤 방법, 어떤 자세로도 불가능했던 나의
서서 오줌 누기는
목내의를 다섯 번 적시고, 축축하고
허망하게 끝났다
도구나 장애를 한 번 거쳐야 가능한
앉아서 오줌 누기는 몸의 길이
서로 다른 때문이라 해도
젖은 사타구니처럼 녹녹한 열등 스며있었을까
그 아득한 날의 타악기 소리는 지금도 간혹
함석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로 듣지만
비는 오줌보다 따습지 않아 소리가 슬프다
서서 오줌 누는 사람의 모습이 결코 아름다운 것 아님에도
서서 오줌 누고 싶다
선득한 한 방울의 우울까지 탈탈 털고 싶다
ㅡ『작가세계』(2003.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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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국민학교를 들어 가기전 다섯살즈음 집안 어른들은 나만 보면 함숨을 쉬었다 ...저게 고추를 달고 나왔으면 을매나 좋것노....
그래서 사내아이들 처럼 서서 오줌을 누었던 기억이 있다.사타구니의 그 축축함,내 열등감의 시작은 그때였다 고추가 없는 것에 대한 ㅋㅋ
이런시는 내가 써 조야 하는뎅~~
경남쌤 ㅡㅡ고추달고 나왔음 여성문학회 사절이여요 지금이대로가 좋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