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찍 집을 나섰다.
수안보가는 첫차는 동서울에서 6시 40분이므로 이걸 맞추기 위해 집을 다섯시에 나섰다. 6시 동서울 도착. 너무 일찍 왔다. 김밥을 사고 버스 탑승 9시 수안보 도착.
한 젊은 애가 미니 벨로를 끌고 버스 탑승장으로 온다.
어젯밤 찜질방에서 잤는데 옆사람 코고는 소리에 한숨도 못잤다고 투덜대면서 연풍까지 버스타고 간단다. 여기서 연풍은 10km도 안 되는데...헉 요놈보게
수안보 막지나 만나는 돌고개와 소조령이 지금 상태론 힘들단다. 그럼 이화령은 어찌 오르려고?
네맘대로 하세요 나는 오늘 갈 길이 바쁘답니다.
수안보를 출발해 처음 만나는 돌고개. 이 길을 세번 가보았지만 이 고개가 힘들었던건 두번째만 그랬다. 고개는 그날 컨디션에 따라 뒤에 실은 짐의 양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오늘은 너무 쉽게 올라왔다. 60m쯤 상승.
다음 소조령까지는 금방이다. 소조령입구의 하늘빛 꽃자리에서부터 상승 시작 몇구비 돌면 소조령 0m이정표를 보게 된다.
왼쪽으로 이대수련장 표시가 있고 3번 국도 옛길을 따라 연풍까지는 내리막이다. 도중에 달리다보면 놓치기 쉬운 마애불좌상. 연풍면에 있는 오천길 행촌교차로 인증소까지는 금방. 한국타이어 연풍점에서 물 좀 보충하고 이화령을 향한다.
이길로 오르는 건 네번째. 처음 2km는 너무 쉽다. 그럼 문경에 12시쯤 도착을 알리고 점심 약속을 한다. 다음 3km를 쉬지 않고 이화령 정상에 도착한다. 이화령을 이렇게 쉽게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시까지는 시간도 넉넉하고 생태통로 지나 있는 이화정에도 올라보고 놀다가 문경을 향해 출발. 내리막이란 쉽지만 항상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길 위에 과속방지 선들 때문에 중앙선도 넘어보고 하면서 금방 문경새재 도립공원 도착. 고개인듯 고개같지 않은 것을 넘어가면 문경읍 조금 더 내려가면 하나로마트 정자에 앉아 충주에서 오는 친구를 기다린다. 12시에 만나서 대왕갈비탕 한그릇씩 먹고 운치있는 카페 올드에서 아메리카노 한잔하고 1시 출발. 오후에 70km이상을 가야하니 오늘은 야간이 불가피하다. 50km지점에 있는 밤티재를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면 오늘 일정은 무난할 듯 하다.
문경을 지나 가은 가는 길은 마성면까지는 국토종주 새재길을 따라간다. 이 산골에 벼농사 할 수 있는 얼마안되는 논들도 지나고 약한 고개 넘으면 가은읍이 된다. 보통은 점심 먹으면서 해야했지만 이번엔 농협에 들러 물보충한다. 우리나라 어느 정도 시골에는 농협이 있고 그 농협엔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어 커피도 먹을 수 있다. 잔차를 끌고 가는데 부동산 아저씨가 쉬어 가랜다. 잠시 들렀더니 자전거는 어디서 산거냐? 점촌 중앙 MTB에서 산거냐? 헉 저는 점촌 살지 않는데요. 세상 모든 자전거는 점촌에서 사야하는 걸로 생각하는 듯.
부동산을 나와서 조금 더 가니 가은역. 문경이 석탄으로 잘 나갈 땐 이 역도 잘 나갔을텐데...쩝
자 이제 버리미기재를 향해 출발. 가은읍에서 10km쯤엔 선유동 계곡이 있고 4km를 더 가면 버리미기재이다. 근데 선유동계곡보다는 대야산 표기가 더 많은 것 같다. 근데 이 고개 이화령보다 쎄다. 헉
마지막 1km정도를 앞두고는 숨이 차다. 그래도 한방에 올라가야해하지만 안된다. 잠시 정차후 다시 출발 500m쯤 후에 트랭글은 버리미기재임을 알린다. 땀 쪽 뺏는데 버리미기재 지킴터 하나 뿐이다. 이런
버리미기재라는 이름은 먹을게 보리밖에 없어서 이 고개 넘어 양식 구하러 가던고개라는 설도 있고 빌어먹기 위해 넘던 고개라는 설도 있고 어쨌든 살기 팍팍하던 시절 이야기겠다. 내려가면 또 선유동계곡이 나온다. 고개 양쪽에 서로 다른 선유동계곡. 이 근처에 선녀가 엄청 많이 놀러 내려왔는가보다.
괴산군 청천면을 지나 상주시 화북면에 들어선다. 오늘의 네번째 고개는 늘재 또는 늘고개이다. 청화산을 왼쪽에 두고 길은 거의 평지로 가다가 잠깐 올라간다. 늘고개는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다.
잠깐이지만 신나게 내려가 장암리 마을회관 앞에서 우회전하여 오늘의 마지막고개 밤티재를 셋팅하고 밤티재를 향해 출발. 이 고개 초반전에 한번 죽이더니 잠시 휴전 그리고 다시 끔찍. 여기가 맞나 할 수 있는 멋쩍은 고개. 지킴터 말고 여기가 밤티재임을 알리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리고 내리막 10% 이건 반대쪽에서 올라올 땐 죽음이겠다. 그래도 짧으니 다행이다. 마지막 밤티재에서 속리산까지는 25km쯤. 7시 반쯤엔 무난하겠네. 쩝.
화북면사무소 서부출장소를 지나고 문장대모텔쯤에서 야간 돌입이다. 쉽게 올라가지는 활목고개. 여길 넘어가면 보은군 산외면이 된다.
잠깐 있던 새끼 초승달은 벌써 없어지고 하늘엔 별들이 난리가 났다. 별이름이라도 많이 알면 세어볼텐데 선명한 북두칠성을 지나가면 북극성 그리고 카시오페아 자리 밖에 더 이야기한들 어릴 때 배워야 안 잊어 먹지...ㅋ
버스 정류장에 앉아 김밥 한 줄 먹고 다시 출발. 물내려오는 길인 듯 약간은 오르막이지 하면서 속리산면 도착. 여기서 속리산까진 3km. 천천히 가도 날은 새지 않겠네 했을 때쯤 속리산 도착해서 오늘 일정 끝.
수안보의 시작은 돌고개 서낭당이다.
《사랑을 위해 옷을 갈아입었지만
혜화동의 가을은 정기적으로 흘러가고
생각은 플라스틱처럼 휘어졌다.》
이장욱 가을에 만나요 중에서
혜화동아닌 돌고개에도 가을은 흘러가고 있다.
백두대간은 이화령 조령으로 연결 되지 않을까?
지나는 길에 있다고 껴 넣은 듯...
그렇다면 표지석이라도 세워두든지
소조령 0m로 소조령임을 표시하고 있다.
이 길을 네번째 가고 있지만 여기가 내리막이기 때문에 신나게 달리다 보면 지나치고 되돌아오긴 싫다.
이번엔 차분히 찍어보기로 하고 천천히 내려갔다.
소조령에서 내려가면서 보게되는 마애불좌상.
연풍삼거리 또는 행촌교차로
이화령은 여기서 시작된다.
5km에 고도차 300m.
이사진은 찍고 싶었다. 멀리 보이는 이화령 정상
2km를 남기고 전망대에서 사진만 찍고 다시 출발.
백두대간 이화령. 괴산군 연풍면과 문경시 문경읍의 경계
여기 올라온 게 다섯번째.
처음엔 무척 신기했는데
트랭글 기준으로 연풍교차로에서 5km 202m에서 534m까지 이다.
이화령의 공식 높이는 548m.
이화령만 보시고 이화정을 안보신다면 아니되옵니다.
문경 사람들은 좋겠다.
이런 멋진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으니
가은역.
옛날엔 석탄 실은 기차가 줄지었다는데...
이젠 흔적만 남기고...
보통 기차역 옆엔 장터가 있게 마련 가은 아자개장터
버리미기재. 문경시 가은읍과 괴산군 청천면의 경계이다.
빌어먹을. 여기가 버리미기재인 줄은 트랭글이 알려줘서 알았다.
트랭글 기준으로 선유동계곡에서 부터 3km를 288m에서 486m까지 올렸다.
늘고개를 앞두고 어머니 사랑동산이 있다.
Mother land가 이 산속에 있는 것은 무슨 사연이 있을까?
늘재 또는 늘고개란다. 상주시 화북면에 있다.
여긴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
아랫마을 백악산쉼터부터 1.5km 326m에서 382까지 올린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좋다.
밤티재입구 부터는 속리산국립공원지역이다.
이 산골에서도 벼는 익어가고 가을도 익어가고 있다.
밤티재. 상주시 화북면에 있다.
이런 지킴이 쉼터마저 없다면 여기가 밤티재인지 모르는 건 당연
나중에 보니 밤치재네.
장암리 마을회관에서 2.5km 정도.
320m에서 490까지 올린다.
오늘은 이런거 안 봤는데 내리막에선 10%경사 표시가 있다.
보통 속리산하면 법주사 있는 남쪽 속리산만 생각하게 마련이다.
동쪽엔? 상주 화북면
북쪽엔? 상주 화북면
서쪽엔? 보은군 산외면
북쪽에서 바라보는 속리산 능선은 노을에 잠겨가고
곧 별잔치가 시작된다.
오늘은 초사흗날 조금 있으면 달도 없는 날이다.
활목고개. 이건 꼽사리다.
어두워진 다음에 조명 넣어서 이름만 찍어 봤다.
이 길엔 작년에도 코스모스가 이쁘게 피었었는데
누가 뭐라해도 감은 익어가야 하는 가을길에서
《그걸 알려고
사계절을 살아봤는데
다시 오는 계절은
또 다른 대답을 가져다 주는구나
해마다 같은 꽃이 피고
해마다 같은 바람이 불고
해마다 같은 비가 오는데
나이가 들수록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니
내가 정답을 말해줄 수가 없구나🍒》
◇ 행복엔 나중이 없다! 중에서
출발 : 수안보
1. 소조령
2. 이화령
3. 가은읍
도착 : 버리미기재
출발 : 버리미기재
1. 늘고개
2. 밤티재
도착 : 속리산
오늘거리 : 103km(속리산면까지)
누적거리 : 876km
오늘 넘은 고개
소조령
이화령
버리미기재
늘재(늘고개)
밤티재
첫댓글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