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방송한 불멸의 이순신을 보면서, 장수이자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자질과 특징들을 발견하게 된다. 성공신화를 꿈꾸며 뛰어든 창업시장에서 개발한 기술과 제품을 제대로 판매도 못한 상태에서 가계도 파산하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는 수많은 실패한 창업자들을 보면서, 이순신을 통해 성공창업의 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계명1: 경쟁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한다.
이순신은 전쟁을 하기 전에 탐방선을 이용하여 반드시 일본군에 대한 동태 혹은 정보를 수집하고 철저하게 분석을 하였다. 즉,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도 있듯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많은 전쟁터에서도 위태롭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창업에서도 현재 혹은 잠재적 경쟁자에 대한 정보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생각하지도 않은 곳에서 경쟁자는 존재하고 또한 나타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계명2: 조직 구성원간의 역할분담 및 팀웍을 구축한다.
이순신은 부하들의 전문성을 살려서 역할을 분담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팀웍을 구축하였다. 즉, 적재적소의 인사배치를 통해서 개인의 생산성을 극대화시킴과 동시에 상호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서 거북선의 건조 책임자였던 나대용(羅大用) 등 신분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여 개인의 장점을 살리도록 하였으며, 부하의 아주 작은 장점이라도 잘 끌어내고 활용해 그것을 전력으로 만들 줄 아는 훌륭한 최고경영자였다는 것이다.
계명3: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이순신은 부하들의 목숨을 잃으면서도 결국 세계 최초의 돌격용 철갑전선(鐵甲戰船)인 거북선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건조함으로써 일본군과 차별화를 시켰고, 군선과 군사의 수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울돌목(명량해협) 등 몇 개의 전투에서 바닷 물길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즉, 거북선, 바다 물길의 전략적 활용,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전략수립 등을 통해 블루오션(blue ocean) 전쟁환경으로 조성함으로써 23전 23승의 신화를 만들어갔다.
계명4: 절대로 서두르지 않는다.
이순신은 어렵고 불리한 전쟁환경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도록 하였는데, 1592년 5월 7일에 임진왜란 중 처음으로 출전한 옥포해전을 앞두고 공포심과 전쟁경험 부족을 극복하고 전장에서의 여유와 냉철함을 가질 수 있도록 물령망동 정중여산(勿令妄動 靜重如山, 가벼이 움직이지 말라. 침착하게 태산같이 무거이 행동하라)이라는 말로 부하들을 격려하였다. 또한 선조의 명령을 어기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지휘자로서 침착하게 대처하였으며, 완벽하게 준비가 되지 않고서는 결코 전쟁에 나서지 않았다. 요즈음 창업자들이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무턱대고 창업시장에 뛰어 들어 몇 개월도 못 버티고 결국 쓰러지는 것을 보면,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계명5: 이론과 실무지식을 튼튼히 갖춘다.
군사들에 대한 기초훈련을 혹독하게 함으로써 실전을 대비하였는데, 오합지졸도 훈련을 통해서 강군으로 거듭날 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순신은 최초로 함대함전의 함포 전술을 고안해 냈는데, 일본군과의 함포전을 예상하고 그에 알맞는 전술과 함포 사격 훈련 및 진법을 구상하였다. 이를 통해서 군사의 수에 있어서는 절대 열세였지만, 전력에 있어서는 강군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창업이론과 실무지식을 튼튼히 갖추는 것이 창업실패를 줄이는 최소한의 요건이 될 것인데, 창업서적 1권도 제대로 읽지 않고 그저 직장에서의 경험이나 본인의 현재 여건에서 창업에 나서는 위험천만(危險千萬) 이라는 것이다.
계명6: 좌절하거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역모사건에 연루되어 과거시험을 비롯하여 삶의 여러 과정에서 실패를 겪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또한 칠천량해전 이후 다시 통제사로 돌아왔을 때에 남은 배가 12척 밖에 없었지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금신전선 상유십이, 今臣戰船 尙有十二)'라는 말로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라고 하였다. 즉, 희망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창업 후 일주일만 매출이 떨어지거나 경기가 어렵다는 언론보도만 보고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 혹은 알토란 같이 모은 창업자금을 잃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움추려 든다면 오히려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계명7: 자신을 믿으며, 끝까지 책임을 다한다.
이순신은 최고경영자로서 자신을 믿으면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구축하였다. 또한, 1598년 11월 19일 아침, 노량해전에서 전사하는 순간에도 전방급 신물언아사(前方急 愼勿言我死, 싸움이 한창 급하다.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라는 말로 지휘관으로서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 하려고 노력하였다.
계명8: 12번째 선수들을 통해서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조성한다.
이순신은 필생즉사 사필즉생(必生卽死 死必卽生, 싸움에 있어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라는 말로서 왜선 133척을 전선 12척으로 싸워야 하는 명량해전을 앞두고, 9월 15일 전투력의 절대 열세를 정신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장수들의 전투의지 분발과 '결사구국'의 각오를 통해서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즉, 축구에서도 12번째 선수(스포터즈)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듯이 백성들의 성원과 지원으로 부하들에게도 심리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창업에 있어서도 창업자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 친지, 지인 등의 심리적인 지원은 창업자에게 자신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계명9: 공과(功過)를 엄격히 구분한다.
아무리 승리한 장수라고 할지라도 과실이 있거나 명령을 어기는 경우에는 그 책임을 반드시 묻는다. 예를 들어, 이순신은 옥포, 합포, 적진포에서 큰 승리를 거뒀지만 진중으로 돌아온 직후, 승리를 자축하기에 앞서 녹도만호 정운(鄭運, 1543-1592)을 곤장부터 친다. 섣부르게 준동하다 아군을 위험에 빠뜨릴 뻔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즉, 최고경영자(CEO)는 부하 직원에게 친절하거나 편하게 해 주는 위치에 있기 보다는 엄격하게 평가하고 관리하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계명10: 부족한 것은 아웃소싱(outsourcing)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결한다.
이순신은 수군이 안심하고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권율이 이끄는 육군과 곽재우, 김시민 등이 이끄는 의병이 일본군을 맞이하여 싸우도록 상호 협력하였는데, 이것은 혼자서는 결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창업도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갖추고 할 수는 없는 것이며, 설사 경쟁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 비용은 절감하고 생산성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초창기 창업자들은 모든 것들을 갖춘 상태에서 창업을 하였으나, 요즈음은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아웃소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조달하는 것이 시간 및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