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휴일을 맞아
나는 내 고향 화본역을 찾았다.
지난 추석때 친정 식구들과 산소에 들려보고
혼자 훌쩍 다녀오고 싶었다.
내 어릴적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곳..
내 감성을 키워주었던 나의 고향..
지금은 내 가족들이 없어 자주 갈수는 없지만.
고향이라는 뭉클함을 환갑이 다 되어 가는 나이에
달랑 카메라와 과일 그리고 떡한조각 담아서
혼자 여행을 했다.
철도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화본이 뽑혔다는 뉴스를
듣고 너무 가슴이 뭉클했었다...
금방 골목어귀에서 친구들이 뛰어 나올것만 같았는데..
둘러보니 아무도 없더라...
모심기 하느라 여기저기 바쁜 농총 풍경이 보이고..
어릴적 큰거랑 건너 산엘 올라가던일..
윗청소..아랫청소...멱감다 물에빠져 죽었다 살아난일..
큰거랑에서 동네 언니들 멱감는데 은자랑 고무신에 물담아서
언니들 벗어놓은 옷에다 물 뿌려 놓던일...
고구마 서리해서 삶아먹던일..
밥디리 해서 우리집 김치 훔쳐 먹던일...
추억이 너무 많은데...
난 그길을 혼자서 천천히 느껴보고 왔다...
내 살기 바빠 친구들 동창회 모임도 못가보고..
어쩌면 바쁘다기 보다 마음이 없었던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병제의 슬픈이야기도...
자녀들 혼사 이야기도 참 많구나.....
내 전번이 바뀌어 연락도 안되었을테구....
작년 추석땐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점심상 펼치고 먹으면서 오빠야랑 동생들과
추억 많이 들먹였단다...
훌쩍 내가 다녀온 고향 모습을
바빠서 미처 못가본 친구들아 사진으로라도 보렴...
저 물탱크가 참 많은 추억을 담고 있을거야...
가을에 다시 카메라 들고 가볼란다..
내 고향 화본역을 사계절 담아서 글을 남기고 싶다....
친구들아..
이렇게 안부라도 전한다.....
출처: 대한민국 산초45 사랑방 원문보기 글쓴이: 방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