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만에 가장 덥다는 올 여름, 나는 한바탕 전쟁을 치른 것 같다. 밤에 잠을 잘수 있게 서늘해 진것은 말복날 밤부터였으니 이제 겨우 3일이 됐다. 그동안 나는 지하종족으로 살아갈 것처럼 지하철로 연결된곳만 외츨을 했다. 부천상동에 위치한 칙칙폭폭도서관, 강남교보문고를 다니면서 책을 보려고 했고 강의 가는 목요일이면 온수역에서 환승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 비장한 마음으로 지상으로 오르곤했다 그렇게 독이 올라있던 폭염도 기세가 조금 꺾였는지 밤이면 잠깐 에어컨을 틀뿐 선풍기까지 끄고 잠을 이룰 수 있다. 오늘은 주민센터 운동을 안 가는 날이라 피곤한 눈을 쉬게 하려고 개웅산에 올라갔다. 혼자 정자에 앉아 있는데 몇명의 남녀가 떠들어 사유를 할수 없어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내려오는데 정자에서 내 키가 크다며 말을 걸어오던 늙은 남자가 치근대며 자신은 키가 커서 키큰 여자가 좋다는둥 뻔한 수작을 늘어놨다. 난 키큰 사람이 싫다고 쏘아붙이고 내려오면서도 기분이 나빴다. 왜 늙어갈수록 점잖지 못하고 천박스러워지는지.
숲속에는 많은 식솔들이 살고 있었다 지렁이가 이침 산책을 나오고 모기가 날카로운 침으로 나를 아는 척하며 물어뜯었다. 그래도 상쾌한 산책을 모처럼 할수 있어서 좋았다. 그동안 운동을 꾸준히 한 덕에 정상까지 쉬지않고 갈수 있어서 더 없이 기분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