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교회를 구하는 다섯 가지 길
(제임스 에머리 화이트)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육체적, 재정적 파괴를 남기는 팬데믹(대유행)으로 간주된다. 세계 대부분의 교회들이 매주 예배를 위해 모일 수 없거나, 신앙의 공동체로서 한 자리에 모여 소통할 수 없기 때문에 재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실상 이 코로나19가 교회를 구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대부분의 교회들이 강제적이고 급진적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계속 소외와 무관심과 쇠퇴의 길로 가지 않을까? 만약 팬데믹이 실제로 수많은 교회들이 변화하도록 강권하는 것이라면 어떨까? 그런 의미에서 팬데믹이 교회를 구하는 5가지 길을 생각해 보자.
1. 교회들은 주말, 군중 중심으로 운영되던 방식에서 일주일 내내 ‘성육신적 접근’(incarnational approach)으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모든 교회들이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를 장려하고 발전시켜야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교회들이 그것을 교회 생활의 전부로 만들어버렸다. 우리는 교회가 건물이 아니고 건물에 의해 도움 받을 수 있는 ‘신앙 공동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너무 많은 교회들이 건물의 개념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었다. 팬데믹은 복음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게토화(외부와 단절)하고 거룩하게 옹기종기 모여 있던 우리들을 우리가 사는 동네와 거리로 내몰았다.
2. 교회들은 온라인 세계로 내던져졌다.
여러분은 다양한 종류의 교회들이 이미 온라인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온라인’은 그저 홈페이지 같은 웹사이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그정도는 운영하고 있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온라인에서 존재감이 없었다는 것이다. 온라인 캠퍼스를 운영하거나 페이스북을 통해 예배 영상을 송출하는 등의 활동은 아주 적은 교회들에 의해 이뤄져 왔다.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상에서 존재감을 가지게 되었다. ‘온라인’ 다시 말해, ‘세계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교회가 마침내 발걸음을 돌리게 되었다.
3. 교회들은 소셜 미디어를 끌어안도록 강요받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가 팬데믹 이전에 온라인 상에서 존재감이 없었다면, SNS를 수용하거나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사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교회들 중 15%만이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제 교회가 SNS를 배워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SNS는 오늘날 세계에서 소통의 수단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뉴스를 접하게 되고 읽고 감동한다. 교회는 팬데믹 때문에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을 배우게 되었다.
4. 교회들은 혁신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다.
항상 해오던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멈출 수밖에 없을 때, 여러분은 새로운 사고와 행동방식에 눈을 뜨게 된다. 죽어가는 교회의 사전칠언(死前七言)은 "우리는/절대로/그런/방식으로/해본/적이/없다" 라는 말이 있다. 이제 많은 교회들이 "우리는/지금까지/해보지/않았던/방식으로/해봐야/한다"고 말하게 된다. 교회의 생명이 꺼져가기 직전 일곱 단어에서 생명을 향해 가는 일곱 단어로 발돋움하게 해 준다.
5. 교회는 다시 사명의 자리로 복귀하고 있다.
모든 방법과 관행들이 바닥났을 때, 거기에는 가공되거나 걸러지지 않은 무엇인가가 남는다. 그것은 바로 사명이다.
기드온 협회가 그 좋은 예이다. 성경을 인쇄하여 호텔에 배포하는 이 단체가 갑자기 호텔들이 성경 비치를 거부했을 때, 이 단체는 성경의 배포가 결코 그들의 주된 초점이 아님을 곧바로 깨닫게 됐다. 이들은 그리스도께 사람들을 인도하길 원했다. 호텔의 성경은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캐나다에 있는 국제 기드온 협회 회장 엘런 앤더슨은 "때로는 수단과 목적이 혼동되기도 한다. 우리는 한 발짝 물러서서 '우리가 이루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문해 보았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해왔던 많은 수단들이 사명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제 이들은 새롭고 자유로운 시각에서 참된 사명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이런 일이 성령의 역사로만 가능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팬데믹을 통해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미국 메클렌버그 커뮤니티 교회와 고든-콘웰 신학교 총장을 역임한 제임스 에머리 화이트(James Emery White) 목사가 최근 churchleaders.com에 쓴 '팬데믹이 교회를 구하는 5가지 길'(5 Ways the Pandemic Is Saving the Church)이라는 제목의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