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 제5주일 강론 : 죽음을 예고하신 예수님(요한 12,20-33) >(3.17.일)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죽음을 예고하십니다. 우리도 늘 우리의 죽음을 생각하며 겸손하게 살아가기로 결심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고령 진행자였던 송해 씨에게 건강 비결 8가지가 있었습니다. 1) 소주를 즐기고, 2) 담배를 안 피우며, 3) 새벽 냉, 온탕 목욕을 하고, 4) 치아관리를 철저히 하며 5) 사람을 좋아하고 대화하며, 6) 늘 BMW(버스, 전철, 걷기)를 애용하며, 7) 우거지 된장국을 즐겨 먹고, 8) 매일 귀를 30번 잡아당긴다.
1927년 4월 27일, 북한 재령에서 태어난 송해는 코로나19 때문에 2022년 6월 8일 95세로 서거하셨습니다. 162cm, 58kg밖에 안 되면서도 “작은 거인”이라 불렸던 그의 무덤이 대구 달성군 옥포에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옥포가 그분 부인의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송해 씨가 살아계실 때 거금을 희사해서 그곳에 송해공원과 송해 박물관을 세웠는데, 저도 많이 가보았습니다. 아무튼 아무리 건강관리를 잘하며 살아도,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2. 어떤 형제님이 1982년에 일본에 갔는데, 재일교포 어르신이 돌아가신 지 2주 만에 발견되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습니다. 재일교포 1세들은 어쩔 수 없이 일본에 갔던 사람들인데, 그 기사를 읽고 나서, 고독사하게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분 어머니가 일본인이지만 평생 한국인처럼 사셨는데, 돌아가시기 직전에 김치 대신 우메보시를 정말 먹고 싶어 하셨답니다. 재일교포들도 늙을수록 김치를 먹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향의 집”을 세워 재일교포들이 온돌방에서 한국어로 말하고, 김칫독이 놓여 있는 정원에서 한국민요도 신나게 부르고, 김치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노인의 집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답니다.
해방되어 고향에 갔더니 “반(半)쪽발이”라며 무시해서 한국에서 살 수 없어 일본으로 돌아갔고, 일본에서 한국인 양로원의 필요성을 느꼈답니다. 그래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서 일본 후생성을 찾아갔더니, “한국인 전용 양로원을 허락하면 미국인도, 중국인도 다 요구할 것”이라면서 곤란해하길래 “일본 사회복지법과 노인복지법 기준에 따라 신청하겠다.”라고 하니까 이의가 없었답니다.
1989년 10월 31일 오사카에 첫 재일교포 양로원 “고향의 집”이 세워졌고, 그 소문은 일본 전역으로 퍼졌는데, 그 양로원에 들어가려면 10,00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습니다. 마침내 2000년 고베, 2009년 교토, 2016년 도쿄에 고향의 집이 세워져, 재일교포들은 고국의 사람들과 마음 편하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엄청난 기적이었습니다.
3. 24년 전인 2000년 지산 보좌신부 때, 매일 새벽미사 담당이었기 때문에, 저녁 10시 전에 씻고, 10시 반에 잠을 청했습니다. 10월의 어느 밤, 10시에 갑자기 전화가 울려 받았더니 출신본당 교리교사였습니다. 무슨 일로 전화했는지 물으니까, 후배 교사의 외삼촌이 갑자기 쓰러져 대세를 청한다고 했습니다. 얼른 옷을 입고 경대병원으로 갔더니, 환자의 심장박동수가 50 정도일 정도로 온몸의 기능이 정지되었고, 혼자 누워있는 침대 시트가 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그날 아침에 화장실에서 미끄러지다가 변기에 머리를 부딪혀,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고 했고, 곧 돌아가실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대세 드릴 신부님 오셨다고 하니까, 환자의 심장박동수가 갑자기 올라갔습니다. 서둘러 대세와 전대사를 드린 후, 환자에게 큰 소리로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천국에 가셔도 된다고 말하고 가방을 챙기는데, 뚜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0”이 되고, 입에서 피가 펑펑 터져 나왔습니다. 서둘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온몸의 기능이 멈춰도, 마지막까지 청각이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대세 받기를 기다린 환자와 가족들, 안내해준 후배와 하느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 게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24년이 흘렀습니다.
4. 2015년 3월 14일(토) 해외토픽입니다.
호주 퀸즐랜드에 사는 케이트 오그/ 데이비드 오그 부부는 몇 년 노력 끝에 쌍둥이를 얻었습니다. 예정보다 14주 일찍 아기가 태어나던 날, 병원의료진은 쌍둥이 중 1명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곧 심장이 멈출 거라고 했습니다.
부인은 차가운 아기를 받아 안고 모두 나가달라고 말했고, 남편에게는 침대로 올라와 셔츠를 벗게 하고, 2명이 아기를 함께 안았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아기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기는 ‘제이미’란 이름의 건강한 5살 꼬마가 되어서야 부모가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아기 엄마는 “아기 몸이 차가웠고, 따뜻하게 해주고 안아주고 싶었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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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아기가 죽었지만, 부모의 지극정성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삶과 죽음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죄 많은 인간을 구하기 위해 하느님이 보내주신 예수님은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괴로워하며 하느님께 기도하셨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아버지 뜻에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지 않았다면 우리가 하느님 사랑을 느낄 수 없었을 거라는 점에서 < 사랑은 오늘 필요합니다. >라는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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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슬픈 일 중의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 없을 때입니다. 오늘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고, 오늘이 사랑받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사랑 표현을 내일로 미루지 마십시오. 사랑도 오늘뿐이지 내일 할 수 있는 사랑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오늘 다 주십시오. 내일은 줄 것이 또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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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삶과 죽음에 초연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