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닛산 GT-R 트랙데이'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향하는 도중, 다소 험난한 길 탓에 브레이크를 과도하게 밟았었다. 그로인해, 브레이크액이 끓으면서 기포가 발생하는 베이퍼록(Vapor lock) 현상이 발생했고, 하는 수 없이 자주 가던 카 센터로 방향을 돌렸다. 그런데, 이게 왠걸! 거기서 뜻 밖의 수확(?)을 얻었다. 그것은, 우리나라에는 정식발매를 하지않아 쉽게 볼 수 없는 차량인 허머(Hummer) H1 이었다. 참고로, 밀리터리 차량과 버스 생산으로 유명한 AM(American Motors) General 에서 제작하여, 1992년부터 2006년까지 14년간 판매되었다.
허머 H1 은 다들 아시다시피 1991년 걸프전의 발발과 함께 주목 받게 된 미군의 군용차 험비(Humvee)를 1992년 민수용으로 개량한 것이다. 사실 험비는 처음에는 'High Mobility Multi purpose Wheeled Vehicle' 또는 약자로 'HMMWV' 라 표기하였는데, 이를 군에서 '험비(Humvee)'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공식적인 이름으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허머(Hummer)'라는 이름은 민수용 버전이 나오면서 붙여진 이름인데, 허머는 험비와 디자인 자체구성이 같고, 많은 개발품들을 공유해 민수용임에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4X4 라 불린다. 또한 지프(Jeep)와 달리 험비의 제작단가는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민수용 모델의 디자인은 비싼 값에 어울리도록 인테리어를 고급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어서 오늘날 허머와 험비는 군용이든 민수용이든 사실상 구분 없이 불려지고 있다.
허머는 H2 에 이어 H3 까지 출시했으나 '진짜'라 불리우는 녀석은 이 녀석 한종! 하지만 2007년 실시 예정인 새로운 환경법규 때문에 2006년 단종되었다. 2003년 H2 출시 이후에도 높은 인기로 계속 판매되었던 H1 이지만 환경오염이 너무 심각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2009년에는 1998년 허머를 인수했던 GM(General Motros)은 경영난으로 인하여 2009년 중국 텅중(騰中)중공업에 매각하기로 한다.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려왔으나, 끝내 중국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2010년 2월 24일 허머 브랜드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로인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된 허머!
지금까지 출시했던 허머 H1 은 모두 GM 에서 설계, 생산한 V8 엔진을 장착했지만 배기량은 6.2L 부터 6.6L 까지 다양하다. 사진상의 차량은 6.5L 디젤 터보 엔진을 장착, 205마력의 최대출력과 62.1kg.m 의 최대토크 밖에 발휘한다. 그렇다. 80년대에 개발된 엔진어어서 그런지 수치만 두고봤을때는 생각보다 낮은 수치이다. 트랜스미션 또한 GM 에서 설계, 개발하였으며 단수는 4단이고 오토밖에 생산하지 않았다. 차량 무게도 2.7톤에 육박해서인지 이 차량의 공식연비는 4.9km/L이다.
엔진을 보기위해 엔진룸을 열어볼까 했지만 혹시나 흠집이나 날까 하는 마음에 일단 포기.. 사진을 보시다시피 쉬워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허머 H1은 엔진룸을 고정하는 클립뿐만 아니라 보시다시피 볼트들 대부분이 외부에 돌출되어 있었다. 일반 차에서 이렇게 되어있으면 쉽게 까일만한 일이지만 허머 H1 은 다르다! 와이퍼도 또한, 상남자의 포스가 느껴진다. 하단에는, 오프로드에서 함께하던 차량이 빠졌을때 차량을 쉽게 빼낼 수 있도록 'Tow Strap' 도 장착되어 있었다.
모든 허머 H1 이 이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에어클리너통과 스노클이라고 한다. 수심이 깊은 곳을 지나갈때 흡기구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기위하여 이렇게 제작했다고 한다.
오프로드에 특화된 타이어 안에는 또 하나의 타이어가 들어있어 펑크가 발생해도 안에있는 타이어를 사용,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나저나 신기했던 것은 연료주입구가 두군데라는 것! 정확한 사이즈가 궁금하여 미국 허머 포럼을 검색해보니 연료통이 2개일경우 42갤런, 약 160L 정도라고 한다.
뒷모습도 앞모습과 마찬가지로 매우 남성적인 이미지를 표출했다. 리어 범에 장착된 견인고리는 캠핑 트레일러와 같은 것들을 아주 쉽게 끌 수 있을 것 같이 견고해 보였다.
허머 H1의 전원코드
제보에 의하면 케리어 등 토잉바에 연결, 케리어의 방향지시등 및 브레이크등의 전원을 공급해주기 위한 소켓이라고 한다. 토잉바가 장착되어있는 해외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장치이지만 한국에서는 토잉옵션이 거의 없다고 한다.
실내를 보기위해 차키를 건내받았는데 허머 H1 의 키는 사진과 같이 볼품없었다.
우선 트렁크 부터 열어봤다. 흡사 미니버스를 연상케하는 트렁크! 엄청 넓어 보였다. 다닥 다닥 붙어서 앉으면 6명은 충분히 앉을 수 있을듯 하다.
남성미가 넘쳐 흐르는 인테리어는 투박하면서도 꽤나 현대적이었다. 오래된 클래식카 느낌이 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의 H1 의 인테리어는 외형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시트는 앉아보니 편했지만 특별함은 없었다. 하지만 인상 깊었던 것은 운전석과 조수석간의 거리!
센터페시아에는 각종 버튼을 비롯하여 게이지가 이것저것 많았다. 그 중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공기압 게이지이다. 이런차에 공기압 게이지는 필수가 아닐까 싶다. 파란색 바늘이 앞 타이어 공기압이고 빨간색에 뒤쪽 타이어 공기압이며 단위는 PSI 로 표기되어 있었다. 그런데 제보에 의하면 CTIS 라고 주행중에도 공기압을 수시 변경할 수 있는 장지라고 한다. 온로드 주행중 갑자기 하드한 오프로드 코스에 들어간다 하면 공기압을 달리 해줘야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 하지만 사진상의 차량은 스위치치만 장착되어있을 뿐 CTIS 옵션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이목을 끄는 장치는, 카세트 테이프를 지원하는 오디오도 오디오이지만 타이어 공기압 게이지와 함께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RPM 게이지이다. 달리기에 특화되어있는 차량 같은경우 RPM 게이지가 속도 게이지보다 더 중요한 편이어서 RPM 게이지를 속도게이지보다 크게 표기하지만 허머 H1 은 스포츠카가 아니어서 그런지 한켠에 작게 배치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속도 게이지는 어떻게 생겼을까?
RPM 게이지보다는 크지만 투박하면서도 귀여운 속도 게이지는 여기에 위치하고 있으며 사이즈는 사진과 같다. 속도 게이지는 굉장히 작았고 마일이 더 크게 표기되어 있었다.
기어봉은 4단 오토미션과 4륜 구동을 조작할 수 있다. 투박하지만 '허머' 이미지와 잘 어울리며 사이드 브레이크는 이태리제 슈퍼카의 그 것과 비슷했다. 센터페시아에는 CD 체인저를 비롯하여 두개의 컵홀더와 두개의 시거잭 그리고 열쇠로 잠글 수 있는 수납함이 있었다.
스피커 조차도 남성미를 뿜어내는 듯한 느낌!
다행히 윈도우는 전동식!
뒷자리도 앞좌석과 비슷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5명이 편히 앉기 보다는 4명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구조인듯?
솔직한 마음으로 나는 SUV 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레인지로버와 랜드로버로 오프로드를 경험해본적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경험일 뿐이기 때문에 잘 모르고 내가 추구하는 영역과는 완전히 다른세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에 상관없이 SUV 선택하라 한다면 나는 주저하지않고 Hummer H1 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구? 이렇게 보고도 왜냐고 묻는다면 나는 머라고 대답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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