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년!
글 / 김동석
그림 /
010-7334-4876
인물 /
사건 /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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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갔지!”
핸드폰을 품에 안고 잠이 든 소년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보이지 않는 핸드폰을 찾았다.
침대 끝자락 이불 속에 핸드폰이 있었다.
“어떻게 되었을까!”
지난밤에 하던 게임 순위가 궁금했던 소년은 핸드폰을 켰다.
게임 사이트가 열리기까지 소년의 손가락은 잠시도 가만있지 않았다.
“빨리! 빨리!”
소년은 침대에서 일어나려다말고 다시 뒹굴면서 게임 사이트에 접속했다.
“뭐야! 이렇게 떨어지다니!”
소년은 지난밤보다 더 많이 순위가 떨어진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넌!
가망 없어!”
게임순위가 소년에게 말했다.
“웃기지마!”
소년은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 순위 상단에 항상 소년의 이름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았다.
..
“밥 먹고 학교가야지!”
엄마가 아직 방에서 나오지 않은 소년을 불렀다.
하지만 소년은 대답도 없이 게임에 집중하고 있었다.
“꺼져! 꺼지라고!”
소년의 방에서는 이상한 낱말이 오고 갔다.
“넌!
순위에서 밀려났어!”
게임순위는 좀처럼 소년을 가만두지 않았다.
감정을 자극하는 낱말을 쏟아내며 소년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웃기지마! 한 시간 안으로 순위를 반드시 복구할 테니까!”
소년은 더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빨리 일어나!”
엄마는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며 소년을 불렀다.
“네!”
소년은 엄마 목소리가 화난 것을 알았다.
“넌!
가망 없으니까 빨리 꺼지라고!”
게임순위가 소년에게 말했다.
“두고 봐!
나중에 널 짓밟아버릴 테니까!”
소년은 게임을 끄지도 않은 채 밥 먹으러 방을 나갔다.
“늦겠다! 빨리 먹어!”
엄마는 시계를 보더니 소년을 재촉했다.
소년은 밥을 먹으면서도 핸드폰을 힐끗 쳐다봤다.
“뭘 보는 거야?”
엄마는 소년이 보는 핸드폰 내용이 궁금했다.
“아무것도 아냐!”
소년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밥을 먹었다.
“나를 놀리다니!”
소년은 밥을 먹으면서도 조금 전에 게임순위가 말하는 게 들렸다.
..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소년은 엄마에게 인사하고 집을 나섰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핸드폰을 꺼냈다.
전원을 켜고 아침에 일어나 했던 게임에 다시 접속했다.
“아니! 이럴 수가!”
소년의 게임 순위는 더 많이 떨어져 있었다.
“내가 말했지! 넌 가망이 없다고!”
게임순위가 또 소년을 자극했다.
“웃기지마!”
소년은 학교를 향해 걸으면서 게임을 시작했다.
가끔 앞을 힐끗 보면서 전봇대나 가로등을 피했다.
“멍청아!
집중해도 이길 수 없는 데 뭘 그렇게 힐끗 쳐다보는 거야?”
게임순위가 소년에게 물었다.
“넌 알 것 없어!”
하고 말한 소년은 게임에 또 집중했다.
“집중해도 소용없다니까!”
게임순위는 계속 소년을 가망 없는 존재로 자극했다.
“넌! 내가 그 안에 들어갔으면 벌써 죽었어!”
소년은 자신의 감정을 자극하는 게임순위를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
“여러분! 모두 핸드폰 꺼내서 전원을 끄고 바구니에 담으세요!”
담임선생님은 어린이들의 핸드폰을 모두 거둬 바구니에 담았다.
“휴대폰을 내면 게임을 할 수 없는데!”
소년은 핸드폰을 바구니에 담고 싶지 않았다.
“뭘! 망설여!
넌 가망 없으니까!
빨리 바구니에 담아!”
아직 전원이 켜진 소년의 핸드폰에서 게임순위가 말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테니 조그만 기다려!”
하고 말하더니 전원을 끄고 핸드폰을 바구니에 넣었다.
“빨리! 빨리!”
쉬는 시간이 되자 소년은 바구니에서 핸드폰을 가져 와 전원을 켰다.
“빨리!
왜 이렇게 와이파이가 느린 거야!”
학교에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동시에 접속하니 인터넷이 느렸다.
“빨리! 좀! 좀! 좀!”
소년은 게임 사이트에 접속하면서 다리를 떨었다.
‘더덜더덜!’
책상까지 흔들릴 정도로 소년은 심하게 다리를 떨었다.
“됐다! 좋았어!”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소년은 기분이 좋았다.
“히히히!
봐! 보라고!
넌 가망 없다고 했잖아!”
게임순위가 또 소년을 날카롭게 자극했다.
“이런! 이렇게 많이 떨어지다니!”
소년의 게임 순위는 깊은 골짜기에 떨어진 것 같았다.
이제 게임 순위 상단에서 소년의 이름을 찾기도 힘들었다.
“이럴 수가!”
소년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기가 막힌 듯 한숨을 내쉬며 할 말을 잃었다.
..
소년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 뒤를 졸졸 따라갔다.
매일 학교에서 집에 올 때도 게임을 하며 갔었는데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꺼내지 않았다.
“빨리 꺼내!”
게임순위가 귓속말을 하는 것 같았다.
“빨리!
꺼내서 게임을 하라고!”
게임순위가 자꾸 자극해도 소년은 핸드폰을 꺼내지 않았다.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게임 순위는 더 떨어진다니까!”
게임순위는 소년이 게임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자 더 자극적인 말을 하면서 소년을 유혹했다.
“집에 가서 할 테니까 기다려!”
소년은 자꾸만 속삭이는 게임순위를 노려보며 말했다.
..
집에 돌아온 소년은 컴퓨터를 켰다.
“두고 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지!”
소년은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컴퓨터가 켜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접속! 접속!”
소년은 게임 사이트를 접속하면서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클릭하기 시작했다.
“연습!
또 연습!”
소년은 게임 순위를 올리기 위해서는 빨리 마우스를 클릭해야 하는 것도 알았다.
“마우스를 최신형으로 바꿔야겠어!”
소년은 새로운 마우스가 나오면 최신형 마우스로 바꿔달라고 엄마를 졸랐다.
소년의 책상 위에 있는 컴퓨터는 최신형 모델과 최고의 마우스를 자랑하고 있었다.
“달려볼까!”
소년은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뒤 게임을 시작했다.
“왜!
게임 순위는 확인하지 않는 거야?”
게임순위가 소년에게 물었다.
언제나 게임 사이트에 접속하면 게임 순위부터 확인하던 소년은 달라져 있었다.
“게임 순위를 확인하라고!”
게임순위는 소년을 또 자극하기 시작했다.
“기다려!”
하고 말한 소년은 게임에 집중하며 몰입했다.
“반드시!
게임 순위 상단에 내 이름이 있어야 해!”
소년은 게임을 하면서 생각했다.
소년의 손은 번개처럼 빨랐다.
“내 영혼을 불태워서라도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지!”
소년은 자신을 자극하는 게임순위를 가만두고 싶지 않았다.
..
“히히히! 더 떨어졌다!”
게임순위는 소년의 게임 순위를 확인하더니 또 소년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니! 아니야!”
소년은 클릭하던 마우스를 밀치며 크게 소리쳤다.
“히히히!
넌 가망 없다니까!”
게임순위는 모니터 화면 밖으로 얼굴을 내밀며 소년을 자극했다.
“이게 어디서 날 뛰는 거야!”
소년은 모니터 밖으로 얼굴을 내민 게임순위를 밀어 넣으며 말했다.
“히히히!
넌 안 된다니까!”
게임순위는 소년의 손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말했다.
“두고 보라고!”
소년은 다시 멀리 밀친 마우스를 가져오더니 게임 사이트를 닫아 버렸다.
“빨리!
빨리 들어 와!
몇 분도 참지 못하면서 닫기는 바보 멍청이!”
마우스 위에 올려놓은 손가락으로 게임순위가 하는 말이 전해졌다.
“히히히!
너에 영혼을 훔쳤지!
아무리 날뛰어봤자
넌
내 안에 갇힌 영혼이라는 걸 잊지마!”
게임순위는 마우스를 클릭하는 손가락을 통해 소년의 영혼을 훔치고 있었다.
..
“아들! 뭐하는 거야?”
멍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소년을 보고 엄마가 물었다.
소년은 엄마 말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들! 아들! 정신 차려!”
엄마는 소년을 흔들며 말했다.
“네! 네!”
하고 대답했지만 소년은 엄마 아들 같지 않았다.
“아들!
어디 아픈 거야?”
엄마가 다시 물었다.
“네! 네!”
하고 대답은 했지만 소년은 손가락으로 전달되는 무엇인가에 갇힌 것 같았다.
“아들! 왜 그래?”
엄마는 소년을 더 세게 흔들면서 물었다.
“네!”
하고 대답한 소년이 푹 쓰러졌다.
“게임만 하더니 정신이 나갔군!
한 숨 자고 나면 좋아지겠지!”
하고 말한 엄마는 아들 컴퓨터를 끄고 방에서 나갔다.
..
“안 돼! 안 돼!”
소년은 자면서도 게임순위가 하는 말이 희미하게 들렸다.
“포기하면!
넌 영원히 가망 없다니까!”
소년의 영혼으로 들어온 게임순위는 무서운 좀비가 되어 소년을 자극했다.
“이렇게 맛있다니!”
소년의 영혼을 갉아먹으면서 게임순위는 기분이 좋았다.
“나의 존재를 알려야겠어!”
게임순위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좀비가 된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
“히히히!
돈도 훔쳐 먹고 사람들의 영혼도 훔쳐먹을 수 있다니!”
게임순위는 손가락을 통해 인간의 영혼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인간의 영혼에 들어온 뒤에는 사람들의 돈을 훔치고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가 되었다.
"히히히!
자꾸만 돈이 줄어들어 죽겠지!"
게임순위는 통장에 돈이 많은 인간을 가만두지 않았다.
어린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게임순위는 영혼을 훔치려고 유혹했다.
어른들에게는 이곳저곳에 투자를 하게한 뒤 돈을 잃거나 망하게 했다.
돈을 잃은 어른을 유혹해 영혼을 훔치는 게 게임순위는 더 편하고 즐거웠다.
"컴퓨터는 클릭! 핸드폰은 터치!"
게임순위는 클릭과 터치를 많이 하는 사람들을 좋아했다.
"내 영혼!"
소년은 자신의 영혼이 사라진 것을 알았다.
"게임순위가 좀비가 되다니!"
소년이 클릭하면 할수록 게임순위는 더 강한 좀비가 될 수 있었다.
“클릭하고 터치하라고! 더! 많이!”
게임순위는 전기를 먹는 것보다 인간의 영혼과 돈을 갉아먹는 게 훨씬 맛있었다.
소년의 영혼 속으로 들어온 좀비는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좀비였다.
“히히히!
클릭! 터치!
빨리 클릭하고 터치하라고!”
게임순위는 더 많은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기 위해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게임순위가 영혼을 갉아먹자 소년은 공황장애에 빠졌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가슴이 아리고 통증이 심하게 요동치며 심장이 아팠다.
불안한 생각이 하루 종일 이어졌고 조금한 마음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넌!
가망 없다고 했잖아!"
하고 말한 게임순위가 한 말이 소년의 뼛속까지 파고 들었다.
손가락을 통해 인간의 영혼으로 파고든 게임순위는 강했다.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으면서 변이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강한 좀비가 되어 갔다.
-계속해서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
이야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