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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항 스크랩 황칠공예
조항열 추천 0 조회 96 08.03.14 23:2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전통 공예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우리의 문화 경쟁력을 키우는 비결입니다”

황칠 공예 연구가 구영국
200년 전 맥이 끊긴 전통 칠공예 기법 중 으뜸인 황칠 공예. 제대로 씌어진 황칠 관련 서적 하나도 없고, 요즘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만 들리는 황칠 공예를 되살리기 위해 애쓰는 이가 있다. 황칠 공예의 전통을 이어나가고, 전세계에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전하고 있는 욕심 많은 예술가 구영국 씨의 이야기를 담아 본다.

“무얼 찾고 있느냐?”

오랜 시간 동안 전통 공예 디자인과 옷칠 연구를 해 온 구영국 씨. 좋은 칠 재료가 없을까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중 지난 85년 전북 김제시의 금산사에 들렸다가, 이름도 모르는 노스님으로부터 이런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았다. 그것이 황칠 공예와 그의 첫 만남이었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스승도 없이 녹록치 않은 길을, 하지만 식지 않는 열정으로 걸어오고 있다.
“우리의 문화지만 황칠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대학교에서 전통 공예를 가르치는 교수들조차도 지식이 없으니 학생들은 그것을 배울 기회가 없는 것이구요. 혼자서 황칠 정제액을 희석시켜서 나무와 종이, 조약돌, 대나무 등 여기저기 칠해 볼 수밖에요. 때로는 붓을 이용하고 손가락에 묻혀 칠해 보기도 하면서 제 나름의 답을 찾아내야 했습니다. 소박하면서도 은근한 황칠의 빛깔 말이지요.”
옻칠을 제대로 알아야 황칠을 할 수 있지만 옻과는 성질이 전혀 다른 황칠이었기에 새로운 시도에 대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고, 필름통에 가득 담으면 2백여 만원을 넘는 황칠액의 가격도 만만치 않았지만 그의 손길은 멈출 수 없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내는 것이 예술하는 사람의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하기에 만족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전통을 이어간다는 것은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 그의 신념이 표현된 것이다.
“전통을 모르면 도무지 국적을 알 수 없는 것이 만들어질 뿐이죠. 전통 위에 현대적인 아름다움까지 입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삭막한 사회에 아름다움을 줄 수 있고, 실생활에 사용되어지면서 공예품의 궁극적인 목적까지 달성되게 되는 것이니까요.”
무엇보다 구영국 씨의 마음이 바빠지게 된 것은 황칠 공예가 우리 문화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을 때 일본의 금칠 공예는 상당히 연구가 진행되어 오는 것을 보고 난 후였다. 백제 시대에 중국으로 수출하고 주로 황제가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훌륭했던 우리의 것을 놓칠 수는 없었기에 그는 세상 사람들이 황칠 공예에 대한 아름다움과 가치에 눈뜨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전통 공예가로서는 처음으로 전국 순회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고, 일본과 유럽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황칠 공예에 관심 갖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노하우를 하나도 감추지 않고 고스란히 전해 줄 책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장인을 키워 주는 국가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황칠 공예를 사랑해 주면 좋겠어요. 그것이 문화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이 될 테니까요. 생활 속에 공예품을 받아들여서 사용하고 재창조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청와대와 육군 본부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고 있을 만큼 예술가로서의 위치에 오른 그이지만, 정체되지 않는 물처럼 살아가는 황칠 공예 연구가 구영국 씨의 모습이 황칠의 신비로운 빛깔만큼이나 훌륭해 보인다.

‘일부러 아름답게 만들지는 말자’
라고 다짐합니다.
보면 볼수록 편안하고
은은한 멋이 풍기는 작품,
그런 작품을 만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황칠 공예란?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황칠나무의 노란색 수액을 채취 정제하여 나무나 종이에 도장하는 전통 칠공예의 하나. 황칠은 투명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금빛 빛깔의 천연 도료인데, 워낙 채취량이 소량이고 존귀함과 화려함을 상징하는 빛깔이었기에 황제나 소수의 상류층만이 사용했을 것이라고 전해진다. 황칠은 목재에 칠했을 때 깊이 스며드는 첨착성으로 인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답다고 평가되는데, 황칠나무는 제주도와 전남 해남의 두륜산, 보길도 등에서만 서식하고 있고, 옻나무과에 속하는 옻나무와는 전혀 다르다.

1_ 노란 황칠과 표면의 검은색이 대조를 이루어 눈길을 끄는 사기 그릇. 은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 있어 무척 멋스럽다.
2_ 만든 이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지는 황칠 호접 차통. 여성스러운 아름다움과 아기자기함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3_ 황칠과 옻칠을 함께 사용하여 만든 과기. 농담이 뚜렷한 빛깔의 차이가 잘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서로 다른 무늬의 과기가 조화를 잘 이룬다.
4_ 푸른 파도를 연상시키는 그림과 가느다란 붓으로 정성을 들여 그린 게의 움직임이 하나하나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재미난 이야기가 담겨 있을 듯한 황칠 주칠 꽃게 원과반.
5_ 백제 시대의 전통적인 문양으로 만든 황칠 녹차 다기 세트. 문양 아래까지 차를 따르면 차의 수면 위로 문양이 비추어 그 여유로운 멋을 더한다고.
6_ 클래식한 감각이 살아 있는 작은 접시와 스푼. 오묘한 빛깔과 문양이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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