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인생길
창 47:7-10
우리는 이미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천국에 들어가지 못했으며, 이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것이 구원받은 성도의 현주소입니다.
이러한 성도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 “이미, 그러나 아직”(already, not yet)입니다.
우리는 이미 구원받은 하나님 백성인데, 아직은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 백성이면서 아직 세상에서 살고 있는 성도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세상에서 살지만 우리는 하나님 백성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사는 데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것만 추구하고, 천국과 관련된 것을 최대한 추구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의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느니라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골3:1-2)
이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는 것을 의미할까요? 오늘 본문에는 야곱과 그의 가족들이 애굽으로 내려가서 거기 정착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 백성이 이 세상에서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살지만 우리는 하나님 백성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사는 데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것만 추구하고, 천국과 관련된 것을 최대한 추구해야 합니다.
우리는 애굽에 들어가서 정착하는 야곱의 가족들을 보면서 이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바로는 요셉의 가족들이 애굽에 온 것을 기뻐하며 그들에게 애굽의 가장 좋은 것들을 주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요셉은 바로를 만나는 형들에게 자기들은 목축을 하는 자들이라고 말하게 했습니다.
애굽 사람들은 목축을 가증하게 여겼는데, 그들이 목축하는 자들이라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애굽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최소한의 것만 얻게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가나안이 가장 가까운 고센 땅에서 살게 했습니다. 애굽은 그들이 영원히 정착해서 살 곳이 아니었고, 그들은 다시 가나안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은 오늘 구원받은 성도가 아직 이 세상에서 살 때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줍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더 많이 얻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사는 것입니다.
첫째 : 하나님의 백성의 권위
“요셉이 자기 아버지 야곱을 인도하여 바로 앞에 서게 하니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매”(7절)
이제 바로가 요셉의 아버지 야곱을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바로가 요셉의 형들을 만난 후 이렇게 다시 야곱을 만난 것을 보면, 그가 요셉을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야곱은 바로 앞에 섰을 때 어떻게 했습니까?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애굽에 와서 신세를 지며 살게 된 이 촌티 나는 노인이 다짜고짜로 바로에게 축복을 했던 것입니다.
바로가 누구입니까? 세계 최강대국의 절대군주입니다. 그런데 야곱은 바로를 만나자마자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했습니다.
야곱이 늙어서 주제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얻어먹는 주제에 누구를 축복한단 말입니까?
그런데 성경을 보면, 하나님의 선지자들치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하나님의 선지자는 이렇게 얻어먹으면서 축복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 목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목사는 따로 직장에 나가서 돈을 벌 수 없습니다. 성도들이 주는 것으로 먹고 삽니다.
그러면서 성도들을 양육하고 축복합니다. 그래서야 무슨 권위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는 요셉이 얼마나 탁월한 선지자인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요셉의 예언의 능력은 이미 확실하게 검증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요셉의 아버지인 야곱이 축복할 때, 바로는 야곱의 권위를 인정하고 축복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야곱은 애굽인들이 보기에 비천한 목축업자였고, 신세지러 온 나그네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위대하고 존귀한 선지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당당하게 바로에게 축복했던 것입니다.
둘째 : 나그네 인생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하고”(9절)
야곱은 자기가 살아온 130년의 세월을 나그네 길이라고 했으며,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고 대답했습니다.
야곱이 바로에게 자신은 나그네라고 말한 사실을 주목하십시오. 나는 나그네인데, 이제 이곳 애굽에서도 나그네로 살 것이라는 뜻입니다.
야곱은 풍부하고 살기 좋은 애굽도 영원히 정착할 곳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돌아갈 고향이 있었던 것입니다.
야곱은 또 자신의 생애가 험악한 세월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잘 보여주는 말입니다.
야곱은 본래 자아와 고집이 남달리 강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야곱의 모습은 하나님 백성답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런 야곱을 다듬어가셨습니다.
그 모든 것이 떨어져나가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까지 야곱은 수많은 연단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인생은 험악한 세월이 되었습니다. 그가 고집을 부릴수록 그의 고난은 심해졌고, 연단의 기간도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야곱은 하나님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의 인생은 실로 험악한 세월이었습니다. 자아를 꺾지 못하여 하나님께 받은 연단이 컸습니다.
그의 인생은 고통과 슬픔과 난감한 일들로 점철되었습니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아버지를 속이고 형의 축복을 가로챈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복수를 벼르는 형을 피하여 외삼촌 라반의 집에 가서 20여 년 동안이나 머슴살이를 했습니다.
그 때 네 명의 아내들과 열두 명의 아들들을 얻었는데, 그 세월은 갈등과 고단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가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올 때, 복수를 벼르던 형 에서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그를 만나러 왔습니다.
이 두렵고 기가 막히는 일을 앞에 두고 야곱은 얍복강 가에서 목숨을 걸고 하나님과 씨름했습니다.
그의 딸 디나는 가나안 남자에게 강간을 당했고, 그의 아들들은 할례를 빙자하여 그 부족의 모든 남자들을 살육하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장자 르우벤은 자신의 첩과 통간을 했으며, 아들들은 그의 유일한 소망이었던 요셉을 죽이려다가 애굽에 팔아버렸습니다.
야곱은 실로 기가 막히고 고통스러운 수많은 일들을 겪으며 살아왔던 것입니다. 그것은 정말 험악한 세월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일들을 통하여 야곱을 다듬으셨고, 마침내 하나님의 선하시고 온전하신 계획을 이루셨습니다.
셋째 : 본향과 여행의 즐거움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고 그 앞에서 나오니라”(10절)
아브라함과 이삭처럼, 야곱도 가나안 땅에서 나그네로 살았습니다. 그들은 거부였지만 부동산은 거의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히브리서는 이 사람들이 하늘에 소망을 두고 살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이같이 말하는 자들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것을 나타냄이라 그들이 나온 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히11:13-16)
이 세상은 우리의 고향이 아니며, 우리가 영원히 살 집이 아닙니다. 우리는 영광스럽고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하늘나라를 간절히 사모하고 있습니까? 혹시 세상이 주는 재미와 즐거움 때문에 천국의 소망을 놓쳐버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세상에 너무 깊이 빠진 나머지 천국이 희미해지지는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큰일입니다. 세상에 너무 깊이 빠지지 마십시오.
여기가 우리의 집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이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모두 얻으려다가 비교할 수 없이 크고 귀한 것을 놓치지 않도록 하십시오.
우리는 이미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그러나 아직 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나그네로서 살아야 합니다. 천국 소망을 굳게 붙들고 간절히 사모하며 나그네의 삶을 즐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