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돌고래 쇼장에서는 어미 돌고래가 새끼를 낳으면 '육아휴가' 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쇼장에서는 출산 후 며칠이 지나면 바로 다시 어미를 돌고래 쇼에 투입합니다.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한 돌고래들에게 필요한 것은 절대 안정과 휴식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돌고래 쇼장과 체험시설은 돌고래를 생명으로 보지 않고, 그저 이윤을 뽑아내는 물건으로 보기 때문에 돌고래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보장해주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돌고래 불법포획 사실이 인정되어 처벌을 받은 바 있는 악명 높은 제주의 돌고래 쇼장 '퍼시픽랜드'에서는 지난 7월 초에 어미 돌고래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출산 후 3, 4일 정도가 지나자 이 업체는 출산한 어미 돌고래를 바로 다시 쇼에 투입시켰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 사실을 확인하고 경악했습니다. 어미 돌고래가 새끼를 낳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런데 쉬지도 못하고 다시 바로 돌고래 쇼장에 투입되다니, 정말 끔찍한 노릇입니다.
퍼시픽랜드의 전직 직원의 증언에 의하면 퍼시픽랜드의 돌고래 학대는 이뿐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지난 2004년에 어미 돌고래가 출산 후 새끼와 함께 다시 돌고래 쇼에 투입되었는데, 어미가 점프를 하고 내려오다가 도약 지점을 잘못 잡는 바람에 새끼를 피해 떨어지다가 수조가 아닌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서 사망한 사건도 일어났었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http://ecotopia.hani.co.kr/45297
그렇다면 이웃 일본의 상황은 어떨까요? 일본동물원수족관협회의 회원인 돌고래 쇼장에서는 어미 돌고래가 임신을 하면 돌고래 쇼를 하지 않고 쉴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즉 어미 돌고래의 임신 사실이 확인되면 돌고래 쇼를 하지 않고 휴식에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출산을 하면 새끼에게 젖을 먹일 수 있도록 3년간 돌고래 쇼에 투입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러니까 일본의 돌고래 쇼장에서 임신과 출산을 겪는 돌고래들은 최소한 3년 이상 육아휴직이 보장되는 것이죠. 한국 돌고래 쇼장과 체험업체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일본 돌고래 쇼장은 임신과 출산을 겪는 어미 돌고래들을 최소한이나마 배려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 http://cafe.daum.net/hotpinkdolphins/Qbnb/818
이웃 나라의 상황과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한국의 돌고래 쇼장과 체험시설이 정말 끔찍하고, 비윤리적으로 돌고래들을 학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제주의 퍼시픽랜드 같은 시설에서는 최소한의 동물복지에 대한 개념이나 동물에 대한 배려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도 없고요. 물론 일본이 낫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돌고래 쇼장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비윤리적이고, 나쁜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운영하는 돌고래 쇼장에서도 최소한 동물에 대한 배려는 있어야 할 것입니다. 동물을 윤리적으로 다뤄야 하는 것은 같은 생명체로서 인간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오로지 자본주의가 전하는 이윤추구에만 목이 메여 살아 있는 생명들을 마구 착취하고 학대하는 일은 당장 멈춰야 할 것입니다.
핫핑크돌핀스는 현재 한국의 돌고래 수족관과 체험시설에서 더이상의 고래류를 포획하거나, 반입하거나, 해외로부터 들여오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동시에 현재 시설에 갇혀 있는 45마리 가량의 고래/돌고래들에게 임신, 출산 돌고래의 육아휴직을 보장할 것을 비롯해 최소한 윤리적으로 이 생명들을 대우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를 위해 국회는 하루속히 동물원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부산아쿠아리움이 구조, 치료를 명목으로 1년 넘게 수조에 가둬놓고 있는 상괭이 '오월이' 등 한국의 수족관과 체험시설에서 자연으로 방류해야 하는 개체들은 하루속히 적절한 절차를 밟아 방류할 것을 촉구합니다.
2015년 8월 27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