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충기의 세계배낭여행기 201>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7>
◆ 닌자(忍者) 유령의 집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암살조직 닌자(忍者)는 이야기로만 들었는데 이곳에서는 닌자(忍者)들의 쇼(칼쓰기, 표창던지기 등)도 볼 수 있고 인자들의 비밀의 집도 들어가 체험할 수 있다. 그다지 크지도 않은, 평범한 시골집처럼 보이는 닌자의 집은 들어가면 엄청나게 복잡한 미로와 함정 투성이 집이다. 꼬불꼬불한 좁고 어두컴컴한 복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계단, 곳곳에 감쪽같이 숨겨져 있는 비밀 문과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숨겨진 비밀 무기들, 비스듬한 복도 가운데에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원형 판이 두 개 연이어 있어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닌자 마을에는 모두 이런 집들만 있었다니 아무리 훈련이 잘 된 사무라이들도 닌자(忍者) 마을에서는 힘을 못 썼다고... 결국 돈을 주고 이들을 이용(청부살인 등) 하였다고 한다.
◐ 닌자(忍者/にんじゃ) 이야기
가마쿠라(鎌倉/12세기)시대부터 에도(江戶/19세기)시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쇼군(將軍/大名)이나 영주에 소속되거나 독립하여 첩보활동, 파괴활동, 침투전술, 음모, 암살 등을 일삼았던 사람들을 닌자(忍者)라고 하는데 그 악명은 일본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변장과 은신, 암살, 교란, 침투 등의 달인들로, 자신들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얼굴에 가면, 복면, 인피면구(人皮面具) 등을 쓰거나 검은 옷으로 변장했다. <人皮面具/다른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겨 자신의 얼굴에 뒤집어쓰는 것>
이들이 사용한 무기들에는 수리검(手裏劍: 십자 또는 봉 형태의 표창), 쇄겸(鎖鎌: 사슬낫), 만력쇄(萬力鎖: 추가 달린 사슬무기), 바람총(독침을 입으로 부는 총) 등을 다룰 뿐 아니라 독, 미혼향(迷混香: 마취제)을 사용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닌자들의 가장 큰 덕목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므로, 복면을 쓰고 다니고 만약 들키면 비밀을 적에게 발설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혀를 깨물고 자결을 하거나 스스로 물에 빠져죽어 비밀을 지켰다고 한다. 이들은 대체로 원래는 쇼군(將軍) 수하의 검술의 고수 사무라이(侍) 들로, 주군이 죽으면 떠돌이 낭인(浪人)이 되었는데 이들은 절대로 다른 쇼군은 모시지 않고 산속에 숨어들어가 살며 청부 살인을 일삼는 닌자(忍者)가 되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쇼군(將軍)들이 이들을 없애버리려고 사무라이들을 파견했으나 실패하자 오히려 이들을 이용하여 돈을 주고 적장들을 암살하거나 비밀정보를 입수하는 수단으로 이용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많은 부(富)를 쌓게 된 이들은 전국 곳곳의 은밀한 산속에 마을들을 형성하게 되었다.
닌자(忍者)사회도 철저한 계급사회였다고 하는데 마을의 우두머리는 죠닌(上忍), 그 아래로 쥬닌(中忍), 게닌(下忍)... 이들의 마을은 일본 열도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는데 나뭇잎마을, 바람마을, 모래마을, 안개마을, 바위마을, 구름마을, 폭포마을, 아지랑이마을, 자물쇠마을... 등등
닌자는 이제 일본의 공상 만화영화에서나 주로 등장하는 캐릭터일 뿐만 아니라, 일본의 역사적 실체로서, 일본열도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 닌자들의 비밀 무기들
닌자들의 활동모습 / 구수갑 / 수리검(표창)
사슬낫(萬力鎖) / 쿠나이(다용도 검) / 닌자들의 무기모음
◆ 후라노(富良野) 허브(Hub)농장
후라노 허브농장 / 라벤더 농장
삿포로 동쪽으로, 홋카이도 중심부에 있는 후라노는 나지막한 구릉지대로 광활한 허브농장을 자랑하는데 멜론의 산지로도 유명한 모양으로 멜론 판매장도 있다. 물론 허브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도 판매하지만 물품 구매보다는 아름다운 경관을 보러오는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나지막한 구릉은 허브를 색깔별로, 종류별로 심어 경관이 너무나 아름답다. 근체에는 와인공방도 있어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종류별로 시음할 수도 있고 지하 와인 숙성시설도 둘러볼 수 있다. 엄청나게 큰 농장에서는 방문객들에게 라벤더 향을 첨가한 아이스크림을 무상으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