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8일 당산동 대관원에 약속시간(6시) 보다 다소 일찍 도착했는데 정경석 오세문 김영구가 이미 좌정해 있다.
손을 잡으며 얼굴들을 보니 문득 요즘 우리 카톡방에 세문이 산에서 찍은 사진이 자주 올라오는 것이 생각나서,
“오 회장, 요새 산에 자주 다니시는 모양이더라.” 하고 인사를 건넸는데,
옆에 앉은 영구가 대뜸 영문 모를 핀잔을 준다.
“왜 그런 걸 감히 아는 채 하셔..”
머리가 한참 뒤에야 돌아갔다.
“아... 글쎄 그런 걸 모르고...ㅋㅋㅋ. 그 분 사진 잘 찍었더만...”
잠시 뒤 최홍규 배동한 내남정이 들어와 자리를 잡으니 모처럼 라운드테이블을 꽉 채우며 일곱이 모인 모양 좋은 자리가 되었다.
오늘의 호스트 김영구와 오 회장이 의논 뒤 메뉴를 정해 주문하고, 음식이 나올 그 새를 못 참고 들고 온 술병꼭지를 따 각자 앞으로 술잔을 돌린다.
올 한해 건강하자는 덕담과 함께 빈속에 짜릿한 건배를 올렸다.
“중국이 아무리 미워도 이거 하나는 미워할 수가 없다니까...”
향 좋은 술 예찬에서 시작된 야그가 중국과 연결되는 여러 다른 얘기들로 한동안 이어졌다.
그 중에 한국 성(姓)씨의 원조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과 태극기의 유래에 대한 얘기가 기억난다.
성씨에 대해서는 김영구가 전문가라 보충설명이 뒤따랐다.
특히 태극기에 대한 논의는 태극권을 공부해온 필자의 전문분야라 다소 상세한 설명을 보태게 되었다.
요약하면, 高麗人蔘이라는 상표권이 중국인에게 선점당해 한국인이 그 상표를 사용할 수 없듯이 태극기의 사용권은 한국에 선점되어 중국이 배가 아파도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말미에 간단한 자료 하나를 붙인다.)
태극 사상은 중국뿐만 아니라 동양철학의 뼈대와 같은 것이고, 태극문양은 이 사상을 한마디로 설명하는 키포인트인 것이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면서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하여 극비리에 작업하였듯이 박영효가 태극문양을 태극기로 만들어 사용할 때까지도 숨은 비화가 많았다고 전해진다.(그 자료 하나를 말미에 소개한다)
수정방(水井坊)이 점점 바닥으로 내려가며 결국 우리는 작금의 현실로 주제가 본격적으로 옮아갔다.
주사파는 무슨 이득이 있어 친북용공인가, 요지부동 바뀌지 않는 좌빨패거리들 중에 진짜 간첩들을 잡아낼 수 있을까, 공산주의국가에서는 선전선동업무를 하는 자들이 실세인데 문 정권하에서도 그러하지 않았던가, 부동산거래는 언제쯤 제자리를 찾을까 등등.
결론이 날 수 없는 야그들이었지만, 모든 포인트는 하나로 귀결되었다.
문제인이 싸놓은 똥을 윤석열이 임기 중에 치울 수 있을까.
우리는 내심 알고 있다.
결국 민도(民度)가 결정할 것이다.
우리는 추가 한 병을 더 했다.
그리고 오 회장이 이끄는 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미진한 야그를 더 즐겼다.
한 달에 한번이지만 이렇게 친구들과 어울려 맛난 곡차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 나이에 얼마나 큰 행운이며 행복인지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
설 명절을 맞아 모든 친구들의 가정에 화목과 건강이 같이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참고 붙임자료
[카카오스토리 : 태극기의 탄생과 변천사]
https://story.kakao.com/ch/kakaostory/8Oe0VaiOh39 )
[2009년 조선일보 논픽션 우수상 수상작 : 태극기의 탄생, 박충훈 지음]
※'조용한 침공' 간첩 활개치는데 막을 '방패'는 곳곳 구멍[중앙일보 23.01.17.]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4160
※자본주의의 끝없는 진화, 경제의 목표는 휴머니즘[김형석, 중앙일보 23.01.2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5048
첫댓글 오늘의 호스트 김영구가 마무리를 하는 과정에 다소 혼선이 있었습니다. 이미 계산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정경석이 자기 차례인 줄 알고 미리 계산을 하였답니다. 이 다음 경석이 순번에 영구가 떠맡기로 정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대단한 모임.
날이 갈수록 멋진 모임입니다.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