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비예보가 있어 일정을 하루 미루기로 하고 등반 대상지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 위해 가이드 사무실에 들렸다.
지구온난화로 에귀 디 미디 북벽의 프렌도 스퍼 상단에 눈이 너무 많이 녹아 내려 등반이 불가능 해 보였는데,
역시나 가이드 사무실 들렸더니 낙석의 위험이 너무 많다며 등반을 하지 말란다. 시즌이 끝났다며..........
에귀 디 미디 북벽의 프렌도 스퍼로 올라야만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고 몽블랑 정상까지 연장등반하는 프로젝트를
완성 할 수 있는데......
다른 루트로 북벽을 오를 수 있을지 가이드북을 찾아 보았지만 대안이 없다.
셋째날, 목대장이 빵집에서 사온 바게트로 아침을 해결하고 4일간의 짐을 챙긴 배낭을 매고 숙소를 08시에 나섰다.
보통의 산악인들은 케이블카로 에귀 디 미디까지 20분만에 올라가지만 우리는 고소적응도 하고 경비도 아낄 겸
중간역까지 걸어 간다.
전날 내린 비로 등산로가 촉촉히 젖어 있다.
아름드리 전나무들 사이로 시원하고 상큼한 공기가 좋다. 3시간정도 걸려서 플랑 드 에귀 중간역에 도착 한다.
배낭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식량과 장비만을 챙겼다.
출발하기전 알펜로제 숙소 앞에서
들머리인 병원 옆 작은 골목길로 접어 들면 곧 가파른 등산로가 나온다.
전나무들 사이로 우리 가야 할 에귀 디 미디 침봉이 보인다.
알펜로제(철쭉)의 초록색이 싱그럽다.
2,000미터 이상의 알파인 지대에 접어 들면 큰 나무들은 줄어 들고 알펜로제 같은 나즈막한 꽃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저 케이블카를 타면 10분이면 되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
샤모니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대원들의 멀리 뒤로 왼쪽에는 에귀 디 미디, 오른쪽에는 돔 더 구떼 능선이 보인다.
배낭을 플랑 드 에귀 중간역 초원에 벗어두고 간단하게 장비만 챙겨 에귀 디 피젼을 등반한다.
개스가 많아 여기서 내려 가기로 한다.
플랑 드 에귀 초원은 평화롭고 한가하다.
알파인 지대의 시작점이라 나무들은 없고 이름 모를 꽃들만이......여기서 1박을 한다.
지난밤하늘의 별빛은 너무 곱고 아름다웠지만,
이슬이 내려 축축해진 침낭에서 새벽을 기다리느라 아름다운 별을 느낄 수 없었다.
라면과 알파미를 끓여 아침으로 해결하는데, 왜 이렇게 초라해 보일까... 아직 갈길이 먼데...........!
북벽 아래여서 해가 뜨긴 했지만 햇살이 들어 올려면 한참을 기다려야했다.
결국 햇살을 기다리지 못 해 짐을 챙겨 햇빛이 잘 들어오는 넓은 바위로 이동했다.
짐을 줄이기 위해 침낭 커버를 가져오지 않았더니 지난밤 내린 이슬로 모든 장비가 젖어 버렸다.
여기서 말려서 올라 가자.
에귀 디 미디 북벽을 한가로이 바라보며......
미디 북벽의 프렌도 스퍼는 몽블랑 50선 안에 들어가는 유명하고 재미난 루트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상단부의 얼음과 눈이 녹아 버려 낙석의 위험이 너무 높아 포기하고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한다. 미디 북벽으로 등반가는 클라이머도 없거니와 하단 빙하에 발자국 흔적 조차도 찾을 수 없었다.
코스믹 산장으로 가기 위해 설능을 안자일렌 후 내려서고 있다.
왼쪽으로 샤모니 시내와 하루 비박을 했던 플랑 드 에귀 초원이 멀리 보인다.
왼쪽에 아래애 보이는 코스믹 산장에 짐을 풀어 놓고...
등반을 하기에 좀 늦은 듯한 시간이었지만, 하루를 그냥 보낼 수 없어 간단한 장비만 챙겨서 코스믹 릿지를 출발했다.
안자일렌을 하고 연등으로 빠르게 움직였더니, 한참 먼저 출발한 팀을 만날 수 있었다.
에귀 디 미디 정상의 첨탐과 미디 남벽의 붉은 벽이 보인다.
왼쪽 뒤편으로 따꿜 삼각북벽이 보인다. 이벽 또한 온난화로 낙석이 많았다.
뒤로 보이는 봉우리에도 5.13급의 루트가 있다. 다음번에 암벽화를 챙겨와서 한번 붙어 봐.....
코스믹 릿지의 크럭스 사선 크랙...어렵지는 않지만 빙벽화를 착용해서 조심해야 한다.
샤모니 알파인 지대의 거의 대부분이 확보지점을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
암각에 긴 슬링을 걸어....
우리가 가야할 몽블랑 정상과 연봉들 그리고 3몽떼루트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미디 첨탑이 가까운걸 보니 다 온듯하다.
목영관 대장, 한동희 대원이 연등으로 오르고 있다.
마지막 피치, 계단을 오르면 관광객들을 위한 테라스가 나온다.
테라스에 올라 로프를 정리하고 얼음동굴을 빠져나와 설능을 내려가서 코스믹 산장으로 가야한다.
코스믹 릿지를 등반 후 산장으로 돌아 와 테라스에서 저녁을 준비 한다.
첫댓글 어휴 등반할랴 사진찍으실랴 오더내리실랴 정말 정말 고생많으셨어요ㅜㅜ
역시 대구경카메라가 사진이선명하네요
등반을리드하면서 짬짬이 사진찍는게
어려울텐데 사진고마워요
멋져요 ~ 저도 언제가 다시 코스믹 리지를 한번 다시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