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기도 (헌신편 13)
환난 중에서도 이 몸을 지켜 주신 나의 아버지! 아버지! 당신을 위하여 살아야 할 이 땅의 만민을 복귀하고자 하시는 당신은 얼마나 비장한 사정이 많았사옵니까? 아버님! 뜻을 알고 난 뒤 당신을 위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고, 처량하고 애달픈 심정이 어리면서도 그 말씀대로 아버지 앞에 충성의 도리를 세우는 자가 이 땅 위에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옵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당신께 그런 사정이 있을 줄을 누가 알았겠사옵니까? 아버님이시여! 수많은 민족 가운데서 불쌍한 통일의 무리를 지켜 주신 것을 진실로 감사드리옵니다. 저희들이 따가가는 이 길, 남들이 배척을 하고 남들이 아니라 하는 이 길은 눈물 없이는 갈 수 없는 길이요, 죽음을 각오하고 가지 않으면 안 될 길임을 아옵니다.
뒤늦게나마 눈물과 더불어 아버지 앞에 호소하고 나오게 된 저희 자신들임을 생각할 때, 일면으로는 슬프고 억울하오나, 당신의 심정과 가까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진실로 감사하옵니다.
아버지! 이제 마지막 시기는 급변하고 있사옵니다. 이러한 때에 역사적인 인연으로 저희가 모여진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때문에 오늘은 이겨야 할 것이요, 내일은 개척해야 할 것이오니, 오늘의 승리와 내일의 개척을 맹세할 수 있는 하늘의 용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환난 중에서도 이 몸을 지켜 주신 나의 아버지시여! 어려운 가운데서 분부하시고, 절망 도상에서도 내가 있으니 또 가라고 명령하시던 아버지가 계신 것을 저는 확실히 아옵나이다.
이제 아버지 앞에 충성의 도리를 다하고, 아버지의 분부대로 따라 나와 모진 환경도 이미 거쳐 나왔사오나, 아버지의 경영하시는 뜻은 오묘하고 아버지의 섭리는 기묘하다고 할 수밖에 없사옵니다. 아버지시여! 어려움이 닥쳐올 때 그 배후에는 당신께서 늘 선물을 갖고 오신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아버님께서는 맞는 자를 사랑하시고 핍박을 참고 이기는 자를 축복해 주시는 것을 알았사오니, 오늘의 식구들이 마음을 다해 당신을 바라보는 그 지성을, 아버지, 기억하시옵고, 이들을 버려두지 마시옵소서.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눈물어린 이들의 행로가 아버지의 심정의 동산에 꽃을 피우게 하여 주시옵고, 아버지께서 남기신 십자가노정에서 승리의 방패가 될 수 있도록 역사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제 가야 할 복귀의 도상에 섰사오니 죽어도 가야 되겠고, 살아도 가야 되겠사옵니다. 여기에 아버님만이 같이하여 주시옵소서.
혹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당신을 증거할 수 있고, 당신으로부터 증거받을 수 있는 당신의 아들딸이 되게 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오며, 모든 말씀 주의 성호 받들어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1964. 10.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