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된 이후 수원에 오래 살면서 수원이 제 2의 고향이라고 얘기하고 다녔지만, 정작 수원의 전통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할 때마다 느끼고 있습니다.
문화재 지킴이 조끼가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가지도 않은 날라리 지킴이지만 문틈이나 여기저기 켜켜이 쌓인 먼지들을 닦아내는 것만은 땀이 흐를 정도로 열심히 했답니다. 사실 수원에 향교가 있을 것잉라고는 한번도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고, 고향(구례)에 있는 향교랑 구조가 비슷해서 '예(禮)'를 중시하는 유교의 특성이 건물의 배치와 구조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나중에 구례에 가면 향교에 가서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정말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군요!!
그 다음 팔달산 지석묘군에 갔을 때는 올라가는 입구는 그냥 동네 뒷동산 등산로 같았고, 설명을 듣기 전에는 도저히 고인돌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해외 여행을 다녀보면 늘 아쉬웠던 부분이 우리나라가 선조들이 남긴 부분에 대해서 너무 소홀하다는 점이었는데, 수원시는 수원화성, 화성행궁, 융건릉 등 많은 전통 문화의 중심 도시라고 강조를 하면서도 다른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존하는데 예산을 많이 투자하지 않는 사실이 슬프네요. 한참 서서 팔달산 바람소리를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으로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수원화성과 같은 대표 문화재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모든 문화유산들이 시민들의 일상적인 휴식과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를 해서 많은 사람들이 더 즐길 수 있도록 시민으로써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그나저나 큰 돌을 성벽을 쌓기 위해서 비슷한 크기로 잘라내고 운반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지 짐작조차 어렵습니다.
이후에는 근대거리로 이동하면서 인쇄소가 왜 많은지, 신작로라는 이름이 어떻게 붙었는지, 부국원이 뭐했던 곳인지,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안으로 들어가진 못했지만) 근처를 둘러보았습니다. 애들은 별 관심이 없는데, 저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방문해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