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 바로 위에 있는 고조부 산소에 자주 가게 된다. 야트막한 언덕에 동네를 내려다 보는 산소 자리다. 산 속에서 키우고 있는 표고버섯 원목도 돌보고, 낙엽을 긁어 와서 닭장의 깔개로 넣어 주고, 다른 조상님들 산소도 둘러 보자면 꼭 고조부모 산소를 거쳐야만 갈 수 있다.
산소 앞에는 큰 배롱나무 두 그루가 양쪽으로 산소를 호위하듯 늠름하게 서서 꽃을 피우고 있다. 고조부가 돌아가신 해는 1947년이고, 증조부는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하셨다. 거제도에서의 마지막 시묘살이였다고 전해진다. 아마도 배롱나무는 그 때 즈음에 심어졌지 않나 싶다. 그러니 수령이 최소 80년 쯤은 될 것이다.
어릴 때 산소 주변 풀밭에서 종종 소를 먹였다. 소가 송아지를 데리고 풀을 뜯을 때면, 어른 베개 크기 만한 소 꼴을 베어 놓고는 배롱나무에서 쉬었다. 지면과 수평을 이룬 가지에 드러 누워서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 보기도 했고, 옆구리에 끼고 간 책을 읽기도 했다. 60년의 세월이 흘러 배롱나무는 많이 자랐다. 그런데 어렸을 때의 나무가 지금의 나무보다 컸다고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태장군이 폭염을 뚫고 잠실철교, 성수대교 돌아서 장안성으로 귀환한다. 길가에 핀 메꽃과 나팔꽃을 찍어 올린다. 생김새는 비슷하나 완전히 다른 꽃이다. 황장군은 벼가 익어가는 화성평야를 쇠말 굴려 정남을 정복한다.
동특 샘장군은 자출하면서 조그만 과수원에서 먹잇감 찾는 닭들을 사진에 담았다. 오늘은 집으로 온단다. 봉장군은 야습으로 동네 한바퀴 돌고, 하장군은 야간 순찰에 나선다.
일본 시코쿠 여행 후 어제 귀국해서 오늘 거제 내려 왔다. 심어 놓은 무는 싹이 잘 났더니 벌레들이 먹어 치워서 다시 심어야겠다. 1주일 비운 사이 말벌이 벌들을 많이 물어 갔나 보네. 농약 묻혀 날리기를 안 했더니 그야 말로 말벌이 벌떼같이 날이오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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