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쓰는 편지-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칠십 살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데 벌써 칠십이라니 참 오래 살았다.
나이 칠십을 기념해서 자식들이 생일기념 가족모임을 한다.
@@ 한정식! 메뉴는 은혜상? 차림,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가족끼리는 큰 의미가 있던, 그렇지 않던지 작은 이벤트라도 자주 만들어 함께 모이는 것이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인생은 결혼 전과 결혼 후로 나눌 수 있다.
결혼 전은 독자기(獨自期), 결혼 후는 공동체기(共同體期)라고 할 수 있다.
독자기(獨自期)란 혼자서 자기 삶을 책임지고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독자기(獨自期)라는 말을 사용한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오로지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삶을 설계하며 지낼 수 있다. 자유 분망한 삶이며 오로지 자기 혼자만을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가면 된다.
결혼 후에는 공동체기(共同體期)라고 할 수 있다.
몇 살에 결혼하든지 혼자 생활했던 독자기(獨自期)의 생활 모습을 버리고 새로운 형태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결혼하는 순간부터 결혼 전, 독자기(獨自期)의 나이와는 상관없이 부부는 같이 나이를 먹는다.
올 $$월이면 결혼 ##주년이 되니 우리 부부의 나이는 ##살이 되는 셈이다.
독자기(獨自期), 각자 다른 환경과 다른 습관, 다른 생활철학을 갖고 생활했다면 결혼 후 공동체기 부터는 각자의 다름을 조금씩 깎아 다듬어 가면서 닮아 가는 과정이다.
오랜 세월 다를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 조금씩 부딪치고 다듬어지면서 산고의 고통과도 같은 아픔을 겪는다. 세월이 간만큼 그 만큼 많은 아픔을 겪는다. 겪는 것은 아픔만이 아니다.
전쟁을 함께 겪은 전우는 동료애, 전우애가 강해지듯이 부부애 또한 아픈 만큼 더욱 강해지고 서로를 품을 수 있는 은근한 정, 서로의 단점까지 안을 수 있는 포용력 또한 넓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함께한 부부는 서로 닮아간다. 오누이 같다는 말을 들으면 잘 살아온 부부일게다.
어려운 가정, 힘들게 곤궁하게 살아 온 내 삶에 변화를 갖게 한 것은 최영심 여사와의 결혼이다. 초기 어려움과 부딪침도 많았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품으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준 여사님이다. 아마도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가 여사와의 결혼 일 것이다.
우리 집의 가장, 여사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집의 가장 여사로 나와 함께 건강하고 축복받는 생활을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도 작은 일에 부딪치고 싸우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일들이 서로를 닮아가게 하고 가정의 행복을 반석같이 굳게 다지는 일 일 것이다.
오랜 세월 파도와 풍파에 깎인 바닷가 조약돌이 오색영롱하게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이다. 부부의 정은 수십 년을 살아 봐야 한다. 살아 본 만큼 서로를 알 수가 있다.
00, ** 가 태어 난 것은 또 다른 축복이었다.
인간으로서 하나님과 같이 창조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2세 아기를 탄생시키는 일이다. 아무리 과학적인 설명을 한다고 해도 결혼해서 아이를 출산한다는 것만큼 가슴 뛰고 벅찬 감동은 없을 것이다. 황홀한 경험이고 가장 큰 축복이다.
그렇게 작은 아이로 태어난 00, ** 벌써 출가 독립해 한 가정을 이루었으니 늙지 않았다는 자위가 무색해 진다.
나는 이미 늙은 중년이다.
자식들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이미 부모에게 효도를 다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만큼 너희들이 자라면서 많은 기쁨과 행복을 주었다.
00, **야 내 딸과 아들로 태어 나 줘서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그 누구보다도 부모에게 자랑스러운 딸이고 아들이다.
다른 친구들 중에는 자녀가 있어도 자녀가 결혼을 하지 않아서 혼자 사는 자녀와 함께 늙어가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런 친구들을 볼 때마다 부모가 걱정하기 전에 알아서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한 너희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야, 아
우리 집 식구로 와 줘서 고맙다.
다른 집안에서 태어 나 또 다른 집안사람들과 식구가 된다는 것은 서로에게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하늘이 준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다. 우리 집 식구의 일원이 된 사위 며느리에게 큰 감사와 사랑을 보낸다.
처갓집과 시댁은 아무리 노력해도 가깝고도 먼 벽이 항상 존재한다.
그 벽을 넘기가 쉽지는 않지만 내 아들, 내 딸과 다름없이 귀하게 생각하고 항상 고맙게 여기고 있다. 내 가족이 되어 주어서 고맙다.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손주들의 아버지이고 어머니가 아니더냐! 고맙다. 사랑한다.
더할 나위 없이 착하고 반듯한 사위, 심성 곱고 예쁜 우리 며느리!
아마도 세상에 너희 같이 순박하고 착한 이들은 없을게다. 고맙다. 사랑한다.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공동체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힘든 여정이다.
지금까지 살아가는 너희들 모습을 가까이서 보면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다. 고맙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를 아끼고 지켜주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건강하게 복된 삶을 살아가기를 빈다.
결혼해서 어떤 이는 자녀출산이 안되어 어려워하는데 너희들은 모두 둘씩이나 손주를 보게 했으니 그것 또한 큰일을 한 것이다. 아주 장하다.
부모에게 크게 효도를 한 것이고 앞서 얘기 했듯이 2세를 탄생시킴으로써 너희 자신이 창조자가 될 수 있는 기적을 행한 것이다.
, , , 모두 자랑스러운 내 손주들이다.
혼자가 둘이 되고 둘이 넷이 되고 넷이 또 열이 되었으니 이것이야말로 왕국의 건설이다. 내 자랑스러운 백성들아 고맙다.
이 왕국의 왕의 자리는 이제 명실공히 000 여사이십니다.
두루두루 잘 살피면서 안정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애써주신 우리 000 여사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칠십을 맞으며 수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 어려움은 아마도 오늘 이런 행복한 자리가 될 수 있는 기본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후회스러운 것도 있고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굳건한 왕국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을 얼마나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믿고 의지하는 반석 같은 그 마음의 크기 일 것이다.
부모가 죽으면 남는 것은 너희 두 남매이다.
서로 아껴주고 보듬어 주고 살뜰히 보살피며 우애 있게 잘 지내기를 소망한다. 많지 않은 자녀 , , , , 이 넷 또한 너희들 부부가 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며 클 것이다. 그 아이들에게도 너희들의 사랑과 남매로서의 우애가 전해져 나중에까지 좋은 관계로 잘 살아나갈 길잡이가 되어주길 바란다.
이제는 각자 자기의 왕국을 만들 차례다. 어떠한 왕국일지는 너희들의 몫이다.
앞으로 서로를 사랑하며 밝은 내일이 있도록 함께 노력하며 살자.
오늘 이 자리를 귀하게 만들어주어서 정말 고맙다. 모두 다 사랑한다.
2021년 10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