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곡 질투로 인하여 받는 벌들, 권유와 채찍
내 오른편에서 두 영혼이 나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둘 중 하나가 말을 걸었습니다.
아직도 몸에 담긴 채
하늘을 향해가는 영혼이여,
사랑으로 우리를 위로하고 우리에게 말해 주오.
당신은 어디서 왔으며 누구인가요? 당신이 받은 은총은 이전에 없었던 것이니 우리가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단테는 토스카나를 가로지르는 물줄기 주변에서 태어났다고 대답했습니다.
단테는 내가 태어난 곳은 ‘아름다운 아르노강 가에 있는 대도시였다’(지옥편 23곡)고 아주 자랑스럽게 자기 고향을 자랑했는데 여기서는 아르노강이라고 하지 않고 물줄기 주변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두 영혼이 아르노강 주변 지역의 이야기를 합니다. 참 재미있는 글의 구성입니다.
“왜 저 사람은 강 이름을
숨기려 했을까? 마치 너무 무서워
말할 수 없다는 듯이 말이야.“
“모르겠어! 하지만 그런 계곡의 이름은 없어져야 마땅할 곳이지.”하면서 아르노강 주변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두 영혼 중 구이도는 아르노강이 강 상류 지역인 카센티노와 아르노강 주변 지역의 아레초, 피사, 피렌체의 부패에 대해 유감을 섞어 비난의 말을 하였습니다.
토스카나 지역인 시에나, 피사, 피렌체의 모습입니다.
시에나 대성당 파사드 - 2012년 시에나 여행에서
중세 도시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아름다운 도시-시에나
피사의 기적의 광장 - 2012년 피사의 여행에서
피사의 대성당 파사드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과 조토의 탑 - 2012년 피렌체 여행에서
카센티노 숲은 서쪽 피렌체에서 동쪽의 라벤나로 가는 중간에 있습니다. 단테가 망명을 하던 시절 카센티노에 여러 번 들렸다고 합니다.
카센티노 숲은 단테에게 ‘잠에 빠져 헤매던 숲’(지옥편 1곡 2행)은 부정적인 의미의 숲, ‘카센티노의 초록 언덕’(지옥편 30곡 64행)은 은둔의 부드러운 숲을 뜻합니다.
단테에게 카센티노는 복합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망명 초의 단테에게 길은 하나뿐인 게 아니라는 이중성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숲이었습니다.
주의 깊게 듣고 있던 다른 영혼은
그 뜻을 다 마음속에 담기라도 한 듯
당혹스럽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
단테는 정중히 그들의 이름을 물었습니다.
나는 귀도 델 두카(기벨리니파에 속했던 라벤나 귀족)입니다.
나의 피는 언제나 질투로 부글부글 끓었소.
혹시나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악해지는 내 얼굴을 볼 수 있었을 거요.
내가 뿌린 씨앗에서 지금 이렇게 수확하고 있으니,
아, 인간들이여, 왜 공유할 수 없는 것에
자꾸 마음을 두는가?
그는 '왜, 한정된 속세의 재화에 마음을 두는가'하며 허무해 합니다. 지상의 재화는 함께할수록 줄어들고 하늘의 사랑은 함께할수록 늘어난다는 얘기는 15곡에서 합니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은 포를리의 귀족 리니에르 다 칼볼리(궬피파, 라벤나의 영주)입니다.
그는 칼볼리 가문의 자랑이며 명예였으나 그가 지닌 가치는 후손에게 이어질 수 없었다고 합니다.
포 강부터 산 레노 강을 거쳐 바다에 이르기까지(이탈리아 북부를 흐르는 강)
삶의 진실과 기쁨을 누리기 위한 선을
빼앗긴 것은 단지 그의 가문만이 아니었소.
리니에르는 로마냐 지역의 퇴폐상을 성토하고 부패로 훟손을 몰락시켰다고 비난합니다.
이 지역의 모든 고귀한 명문 가문들은 어디로 갔는지 모두 후손이 끊겨 토스카나 사람들에게 말하기 보다는 울고 싶다며 단테에게 그냥 가라고 합니다.
그들의 침묵으로 우리는 올라갈 길을 찾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만의 외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구든 나를 만나면 나를 죽이리라.”
카인의 말입니다. 야훼가 동생 아벨의 제물을 더 기쁘게 받자 동생을 살해했습니다. 그 후 도망 다니며 누군가에 의해 살해 될까봐 두려워했는데 이것이 바로 질투를 억제하는 재갈입니다.
또 다른 엄청나게 큰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는 돌이 된 아그라우로스다.”
아그라우로스는 아테네 왕 케크롭스의 딸로 질투가 심하여 언니와 헤르메스 사이를 갈라 놓으려하다가 벌을 받아 돌이 되었습니다. 이 또한 질투를 억제하는 재갈입니다.
선생님이 이것은 사람들이 자기 분수를 지키도록 만든 억센 재갈이라고 말했습니다. 질투라는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다른 사람 들이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질투의 죄를 꾸짖고 있습니다. 질투를 억제하려고 재갈을 물립니다.
사랑을 권유하는 채찍과 재갈은 연옥에서 죄를 정화하는 두 가지 방법입니다. 13곡에서는 사랑을 권유하는 채찍으로 배려, 우정과 관용 그리고 해를 끼친 사람을 사랑하라고 노래했습니다.
14곡에서는 재갈로 카인과 아크라우로스가 질투로 받는 벌을 질투를 억제하는 재갈로 벌을 내리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미끼에 걸려들어
낚싯바늘을 냉큼 삼키고 적대자의 꼬임에 넘어가니,
재갈도 권유도 다 소용없구나.
하늘은 사람들 주위를 돌며 그 영원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면서 사람들을 부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구나. 그래서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 벌을 내리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