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업은 산야초 비누 만들기로 살리 2층에서 10시에 모여 비누 만들기 전에 필요한 오일의 종류와 효능, 비누 만드는 방법 등 비누 이론에 대해 먼저 알아보았다. 그중 우리가 만든방식은 산야초 물을 이용한 CP비누(저온숙성)였다. 비누가 되기 위해서는 3가지인 물, 가성소다, 오일(기름)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물에 가성소다를 녹인 후 잘 계량된 오일과 비슷한 온도(50도)에서 둘을 섞고, 주걱과 블랜더를 이용해 트레이스 상태로 만든다. 마지막에 에센셜오일 추가, 몰드에 부어 그걸 보온 박스에 넣고, 36~48시간 보온 유지 후에 꺼내 원하는 사이즈로 자르고 4주 이상 건조하면 산야초 비누가 완성된다.
물은 불순물이 없는 증류수를 사용하는데 하늘 샘께서 미리 산야초 물을 준비해 오셨다. 산야초 물에는 지치, 당귀, 어성초, 도꼬마리, 감태나무, 감초, 황련, 연교(개나리 씨앗), 박하, 쑥, 지실(탱자 어린 열매 건조한 것), 오배자, 질경이, 귤피가 들어갔다. 효능은 혈액순환, 염증완화, 피부가려움 완화 등등 좋을 법한 것들로 모두 이뤄져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가성소다는 수산화나트륨이라고도 불리며, 주의가 필요하다. 물과 만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위험해지기 때문에 물에 가성소다를 섞을 때는 가성소다를 한 번에 다 붓지 않고 조금씩 물에 부어주면서 잘 녹여낸다. 또 물과 가성소다가 만나면 갑자기 온도가 높아져 뜨거울 수 있어 이것만 주의하면 사실 CP비누에서 어렵게 생각되는 부분은 거의 없다. 나머지는 쉽게 해낼 수 있다. 가성소다 물이 여름에는 70~100도까지 올라가기도 해 환기를 통해 40~50도로 낮춰준다. 또 가성소다 양은 내가 선택한 오일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것은 인터넷에 비누화값이라고 검색하면 각 오일에 따른 가성소다 값을 상세하게 알 수 있다.
오일은 종류별로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가 사용했던 오일은 코코넛오일, 팜유, 피마자유, 올리브유, 살구씨오일, 미강유, 시어버터로 항균, 염증 감소, 촉촉한 피부, 각질 제거 등등 엄청난 효능이 있으며 사용감 또한 좋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비누를 만들기 위한 오일 모두를 계량했다면, 온도도 50도로 맞추고 가성소다 물(50도)과 같이 섞어준다. 실리콘 주걱과 핸드블랜더로 트레이스 상태가 되도록 한다. 마지막에 자신이 원하는 에센셜오일을 추가하고 몰드에 부어준 후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바닥을 탕탕 쳐준다. 스티로품 박스에 넣고 보온하고, 하루 반이나 이틀 후 꺼내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4주 이상 건조하면 좋은 수제 비누가 된다.
우리가 비누 만들기를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리 주변 식물을 이용한 물과 가성소다, 오일만 갖춰지면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일반 비누는 동물성, 식물성 기름을 수소화시켜 단단하게 만들고 석유계 합성향료와 인공색소, 합성 계면활성제, 방부제 등이 첨가되어 사람뿐 아니라 자연에도 좋지 않은 방식으로 남게 된다. 조금 여유가 있다면 CP비누 만들기를 시도해 보면 좋겠다.
산야초 수업이 먹거리 자립을 위한 것처럼 생활재 역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을 내 몸에 줄 수 있다면 이것 또한 좋겠다 싶다. 수업이 있을 때마다 먹거리, 염색, 생활재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다가왔다. 자연에서 얻는 산야초로 화장품, 샴푸, 비누를 만들어 보고, 내 몸도 정리해 보기. 이번 산야초 비누 시간을 통해 내 먹거리가 내 정체성을 이루듯 내가 내 몸에 어떤 생활재를 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