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5편. 바람이 불어오는 곳
일상에서 벗어나 흘러가는 바람결에 몸을 싣고 흘러가 봐요.
숲과 강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마를 씻어주고 팔다리를 주물러주고 여름 냄새 코끝에 전해주면 어느새 우리의 마음도 살랑이는 바람처럼 살랑이겠죠~
바람이 불어오는 그곳에서
이 여름과 썸타실래요?
1부. 마음을 붙잡고 발길이 머물고
7월 19일(월)밤9시30분
뜨거운 여름,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바람 따라 흘러가 보고 싶은 그들의 로망은... 드디어 실현됐다!
경남 통영의 항구에서 만난 오승용 씨와 다섯 명의 친구들은 돛을 펼쳤다. 그리고 바람에 배를 맡긴 채 흘러가다가 푸른 바다 한가운데에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한다.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도착한 대매물도에서 거센 바람이 만들어낸 절경을 만끽하며 여름 바다 향 물씬 풍기는 특별한 하룻밤을 보낸다. - 다시 바다를 건너, 등대와 기암절벽이 한눈에 보이는 소매물도 바람의 언덕에서 평생 섬과 살아온 김재권 씨 부부를 만났다.
언덕에서 야생 열매를 따서 나눠 먹으며 오랜 추억을 얘기하고 갯가에서 해산물을 채취해 부부만의 여름 밥상을 차려내면, 그들은 이 순간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옛 촌집에서 보낸 정겨운 하룻밤.
꿈같은 오늘은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될 것이다.
2부. 설악산에 삽니다
7월 20일(화)밤9시30분
강원도 속초, 앞마당에서 껑충 뛰면 해발 1,708m 설악산 꼭대기에 닿고 뒷마당에서 껑충 뛰면 동해가 펼쳐지는 곳.
길목마다 500년째 보존된 돌담이 자리 잡은 이 마을에는 김택규 씨 부부, 정연선 씨 부부, 허경심 씨 부부가 대문 없이 오가며 정겹게 어우러져 살아간다.
이들이 산책 삼아 오른 앞산에서는 극치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을 호강시켜 주고, 싸 온 참을 맛보기 위해 앉은 자리에서는 설악산의 3대 폭포 중 하나인 비룡 폭포가 땀을 씻어주고, 마을에 돌아오면 정감 넘치는 돌담길과 한옥이 품어주니, 남 부러울 것 하나 없단다.
이들은 여기에 살아서 오늘도 살맛 난다!
3부. 청산은 나를 보네
7월 21일(수)밤9시30분
해발 1,567m 경북 봉화의 태백산. 산속 유일한 운송 수단인 지게를 지고 울퉁불퉁 거친 산길을 단숨에 오르는 남자, 안동윤 씨를 만났다.
장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는 그는 처음 집을 지을 때도 지금처럼 철판 36개를 직접 지게에 지고 하루에 30번씩 날라 1년 반 만에 지금의 오두막을 지었단다.
그가 이 험한 산속에 사는 까닭은 무엇일까? -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태백산 자락에 한옥을 짓고 사는 이춘화 씨와 수십여 종의 여름 야생화가 만발한 마당을 가진 김시우 씨 부부를 만났다.
꽃을 벗 삼아 이야기를 나누고 계곡을 그림 삼아 차를 마시고, 정답게 둘러앉아 돌판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살랑이는 바람으로 여름을 느끼는 그들의 하루는 누구보다 행복하다.
도시 사람이던 이들이 태백산을 만나,
그곳에 푹 빠지게 된 이야기를 들어본다.
4부. 바람처럼 가볍게
7월 22일(목)밤9시30분
시도 때도 없이 뱀이 출몰하는 경남 울산의 해발 1,033m 오지 산속. 그곳에서 산악용 오토바이를 타고 어머니와 함께 곳곳을 누비는 한 남자를 만났다. 사실은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노는 중이라는데.
자연생활을 바라온 부모님을 위해 재활용 자재를 사용해 집을 손수 짓고 남다른 센스로 정원도 아름답게 꾸며가는 강중구 씨.
그는 산중 오두막에서 부모님과 함께 걱정도 근심도 잠시 잊고, 어린 시절처럼 그네도 타고 바람개비도 만들며 한바탕 놀아본다.
그러면, 세 사람의 얼굴에는 어느새 아이같이 순수한 미소가 번진다. - 노란 여름꽃이 만개한 호숫가 오지에 보금자리를 만든 충북 제천의 강대원 씨 부부를 만났다.
도시에 사는 내내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자연의 품에 안긴 부부는 이제야 여유를 맛보기 시작했는데.
서로에게 귀한 로열젤리로 마사지를 해주고, 호수에서 직접 잡은 메기로 튀김 요리를 해 먹으며 언제나 지금처럼 젊게 살자고 서로 약속하는 부부.
이들의 마음은 지금 호수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처럼 가볍다.
5부. 우리집 마당에는요
7월 23일(금)밤9시30분
도시의 좁고 답답한 집에서 늘 벗어나고 싶었다는 윤정현 씨 부부.
그들은 경남 고성의 편백 숲을 병풍으로 두르고 해안의 절경으로 이름나 있는 상족암 군립공원을 앞마당으로 삼은 곳에 자리 잡았다.
일명 ‘개 사돈’이라고 불리는 지인이 찾아오면 부부는 앞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해산물로 그럴듯한 밥상을 차려낸다.
모처럼 시끌벅적하고 맛있는 냄새가 가득한 부부의 마당에 찾아가 본다. - 강원 정선, 아름다운 동강 변에 그림 같은 오두막을 손수 짓고 자연의 곁에서 나날이 힐링하며 사는 부부가 있다.
아내가 원한다면 무엇이든 만들어주고, 아내가 하는 말이면 뭐든 들어주는 남편 덕에 잉꼬부부로 소문난 이수용 씨 부부다.
남편이 즉석에서 뚝딱 만들어준 도마 위에 부침개를 푸짐하게 구워내 올리고, 아름다운 동강 풍경 한 번 보고 부침개 한 입 먹다 보면, 지금 여기가 지상천국이란다.
달콤한 열매가 뜨거운 햇볕에 익어가듯
그들의 행복도 나날이 익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