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손때가 묻지않은 태고적 그대로의 하늘을 가리는 거목들이 여전히 푸르고 싱싱한 이파리들을 드리운 채 고즈녁한 평화를 누리는 곳, 도심 녹지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싱싱한 공기와 편안한 휴식처가 되는 대자연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우리 동네의 자랑 헤글리 공원이다. 광대한 대지 위에 푸르름이 숨 쉬는 고품격 명품공원이라 감히 말 할 수 있는 그곳에는 그동안 꽃 축제를 비롯한 정원 도시의 많은 행사들이 연이어 이어졌으나 아쉽게도 찾지 못하다가 실로 오랜만에 가을정취도 느낄겸 오리들이 활개치는 강을 따라 걸어 보았다. 2월 중순부터 시작된 꽃 축제가 이번 주말로 막을 내리게 되는데 시의 중심을 흐르는 에이본 강을 따라 시내 중심 대성당 광장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성당 안에 거대한 꽃 양탄자를 꾸며 매 년 시민들을 즐겁게 하던 행사가 지진으로 이곳에서 열리게 되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꽃 축제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이전 대성당 광장에서의 포스팅이 이 카테고리에 있음을 알려 드리고~ 남극 해양생물인 펭귄과 고래, 갈매기 토피어리가 물가에 장식되어 주말 산책나온 이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사방이 초록으로 이루어진 이곳 배경에 눈에 띄는 원색적인 화려함으로 가꾸어진 공원 입구 화단을 지나고..... 가을 입구에 있음에도 계절을 무색하게 하는 사철 꽃들의 향연, 지진으로 시정을 살피는 고마운 일꾼들을 등장시켜 우리 정원도시가 나아가야 하는 미래 방향을 제시한 듯한 설치물~ 한가로이 쉬던 한 무리 오리떼들이 다시 강으로 신나게 달려가는 순간~ 살며시 단풍으로 옷을 갈아 입기 시작한 무성한 초록 귀퉁이..... 며칠 동안의 강한 비바람에 시달린 뿌연 연못 물 속 단풍이 예쁘다. 여긴 불이 났었나??? 뉴지 고유 나무인 캐비지 트리 밑둥에 시커멓게 탄 흔적들이....... 하늘을 올려 보다가 탐스러운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를 쳐다보는데 블랙버드로 불리우는 지빠귓과의 검은새들이 여기저기에서 달콤한 열매를 탐하고 있었다. 그 중 나무 아래 통통한 저 아이를 주시하고 있는데 갑자기 현기증을 일으켰는지 땅바닥으로 뚝 떨어지는게 아닌가~!! 추락하는 새에게도 날개는 있었다~~ 떨어지는 장면 사진을 찍었는데 심하게 흔들려 포기하고..... 머리가 띵~ 한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비실비실하던 저 아이를 보고 있자니 우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여라~~ 옷이 검어 볼품 없지만 노래는 일품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블랙 버드, 정신이 몽롱한 듯 가까이 다가가도 움직일 줄 모르고..... 아이 아퍼~~ 아파죽겠는데 왜 사진 찍으셔욧~!! 원망이 담긴 듯한 눈초리에는 눈물 한 방울이 담겼다. 그런데 욕심 부리다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원숭이 이야긴 들었지만 새가 떨어지는 건 난생 첨이라 내 시선에 찌리릿 감전이라도 된 건지...... 다시 정신차려 열매를 향해 움직이는 검은 새를 보니 마음이 놓여 발걸음 옮기며 이 새의 아름다운 노래를 찬양한 어느 시인의 시를 생각했다. W.E.Henley 시인의 The nightingale 소개 해 본다면, The nightingale has a lyre of gold The lark's is a clarion call And the black bird plays but a box wood flute But I love him best of all For his song is all of the joy of life And we in the mad spring weather. 나이팅게일은 황금 수금을 연주하고 종달새는 낭랑한 클라리온 검은 새는 비록 목제 피리만을 불지만 나는 그를 제일 사랑 한다네 그의 노래는 인생의 즐거움이며 우리네의 격정적인 봄날이어라. 서서히 빨간 물 들어가는 늘씬한 나무들을 지나고...... 무슨 열매인지 가까이 가 보니 복숭아이다. 복숭아가 달콤한 계절이니 자연 속 모두 함께 즐겨야지~ 크라이스트처치의 상징인 성공회 대성당 모양의 설치물~ 지진으로 허물어진 대성당의 존폐를 두고 찬반양론이 팽팽한데 여러 상황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곳이 현재 빅 이슈가 되고 있다. 저렇게 양철로 만든 대성당을 보니 지진이 나도 찌그러지기만 할 뿐 끄떡 없을 것 같기도 한데 세계 속 우리 시의 랜드 마크인 대성당 철거를 두고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담은 조형물이라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지난 며칠 동안 비바람에 사납고 변덕스러웠던 날씨를 대변해 주는 풍경~ 자신들의 바램을 적어 걸어두는 소원나무~ 가을 코스모스를 연상 시키는 다알리아 화단을 지나 영국 국화인 장미를 상징하여 만들어진 장미원으로 들어갔다. 둥근 아치형으로 디자인된 장미원으로 들어가는 문은 사방으로 나 있는데 장미 계절이 끝났음에도 여전히 장미들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보라색 장미~ 많은 종류의 장미들이 향기를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중 이색적인 몇 점만 찍어 보았다. 향기로운 장미원을 나와 식물원 쪽으로 나오니 수북히 쌓인 낙엽들이 가을이 와 있음을 알리고 있었고...... 신선한 공기 가슴 깊이 들이마시며 발길 닿는대로 보이는 대로 사진도 찍다보니 따끈한 차 한잔이 생각나서 카페 앞으로 직행~ 모처럼 따사로운 햇살을 놓치기 싫은 사람들은 찻집 노상 테이블에서 가벼운 대화 나누며 향기로운 차 내음 폴폴 날리고 있었고 한 부분 밖에 되지 않은 한 시간여 공원 산책길에서 만났던 소소한 즐거움들 중 인상 깊었던 검은 새의 눈물 한방울을 떠올리며 찻집 문을 들어섰다. |
출처: 평화로운 키위촌 원문보기 글쓴이: Veronica
첫댓글 항상 느껴지는 여유로운 마음이 아름답고 또 부럽습니다. 고맙습니다. ^^
예쁜나무 ,꽃 ,오리 ,장미화원 ,귀여운아기 ,나무 등걸에 기대어보고싶어집니다
장미가아닌가요 , 울나라에는 없는 색상이네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