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작품은 언제 봐도 경이롭다
이번 전시회는 제목이 I never read 1984
조지오웰이 1984를 발표할 때만 해도 우리의 미래는 암울하고 인간 정체성이 많이 무너지는
시대가 올 것 만 같았다
하지만 백남준은
이를 부정하면서 오히려 기계문명이 인간에 가져다 줄 다소 밝고 유쾌한 상황을 그의 비디오 아트로 보여줬다
이 작품은 정우원 작가가 백남준을 오마주한 작품이다
스마트폰의 검은 바탕에 바다를 가득 담았다
무한한 바다를 넘어 우주를 넘나드는 작품을 선보였던 백남준의 작품을 오마주 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로제타석(고속도로로 가는 열쇠) '라는 작품인데
이집트와 그리스어 그리고 상형문자로 이루어진 이 로제타석으로
이집트 상영문자를 해독하는 열쇠가 되었다고 하는데
백남준은 이 로제타석으로 아마 미래로 가는 열쇠를 풀어보려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영박물관은 탈취해온 로제타석을 얼굴마담처럼 전시하고 홍보하며
다양한 기념품도 만들어 고가에 판매한다
제주 본태박물관에서 백남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는데
첼리스트 샬롯 무어만과의 작품들이 강렬하게 눈에 들어왔었다
이번 작품전에서 백남준 일대기 영상을 보니 첼리스트 샬롯무어만과는 꽤 긴 시간 작품을 함께 했다
그리고 너무나 선정적인 작품으로 인해 질타도 많이 받고 법정에 서기까지 했다고 한다
예술동지로써 서로 응원하고 함께한 사람들이다
이번에 만난 가장 특이하고 내가 처음 접하는 작품은 1963 년 독일에서 열린 첫 개인전에 선보인 무제(랜덤 액서스)이다
설명을 읽어보고
'이게 가능해?'
하는 강한 의문을 갖고 신기해했던 작품이다
마그네틱 테이프를 풀어내 여러 길이의 조각으로 잘라내 붙였다
관람객은 재생장치에서 분리된 금속헤드로 테이프 부분을 훑으면 녹음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 작품이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매카니즘이라서 그저 신기해 눈이 동그래졌다
테크놀로지에 약한 나로서는 고개만 갸웃!
그냥 막연히 이런 작품 신기한데? 흥미로운데?
작품의 뒷면, 옆면을 들여다보니 이렇게 복잡한 과학이 한 작품 속에 녹아들어 있다
작품구상을 백남준이 했다면 전기를 비롯한 각종 테크놀로지가 필요하다
백남준과 오랫동안 작품활동을 했던 기술자들의 인터뷰에서도
불가능할 것 같았던 작품을 끈질기게 시도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동안의 전시포스터를 모아놓은 전시방
개성 있는 포스터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색다르다
여러 미술관의 상설전시관에서 간간히 보았던 백남준의 작품을
이번 개인전에서 많이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의 예술관이나 인생관에 조금 가까이 다가가 이해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 미술관이 있는 건물이 궁금하다
1층 전시관에서 감상하는 내내 위층의 발자국 소리나 마룻바닥 삐걱이는 소리가 계속 들렸기에....
이 건물 앞에 섰을 때 이 건물 고풍스럽고 멋진데 했는데 역시
90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서울기념물 제20 호로 지정된 건물이다
관람 내내 삐걱거렸던 소리 충분히 이해하고 남습니다
이 정동길에 들어서면 두손갤러리 꼭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